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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수 Jan 08. 2017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요 <위시>

동물이 등장하는 소설에 대한 고정관념이 있다. 슬프거나 혹은 재미있다가 슬프거나. 
어린이와 동물에 대한 이야기는 슬픈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위시>를 처음 받았을 때 표지 그림만 보고 상상했던 소설의 내용은 어린 소녀와 우정을 나눈 개가 마지막에 그녀를 떠나지 않을까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책을 읽어나가면서 '이제 슬플 때가 되었는데...'라는 나의 생각은 보기 좋게 어설픈 추측에 불과한 것이 되어 버렸다. 만약에 동물이 등장하는 소설은 슬퍼서 읽기 싫다는 사람이 있다면 그런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고 미리 알려주고 싶다. 

바바라 오코너는 영화로도 제작된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으로 우리에게 알려진 작가이다. 나는 아직 이 책을 읽지 않았기 때문에 <위시>가 전작과 비교해 어떻다는 말을 못하겠지만 <위시>를 읽어보니 앞서 나온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도 한번 읽어보고 싶었다. <위시>는 얇은 소설이다. 부담 없는 두께에 내용 역시 편안하게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특별히 숨겨놓은 반전이나 머리를 굴려가면서 읽는 소설이 아니다.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따뜻한 봄 햇살과 같은 이야기였다. 

찰리에게도 가족은 있다. 하지만 쌈닭이라고 불리는 아빠는 교도소에 있고 엄마는 하루 종일 침대에 누워만 있다. 찰리는 언니와 헤어져 이모네 집으로 오게 되었다. 그녀는 새로 살게 된 곳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곧 다시 엄마가 계신 곳으로 돌아갈 곳이라 믿었다.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된다. 
<위시>라는 제목은 찰리의 소원을 말하는 것이다. 이야기 내내 찰리는 계속 소원을 빈다. 1센트 짜리 주운 동전을 던지며 소원을 빌고 전선 위에 앉아있는 세 마리 새를 발견하며 소원을 빈다. 수많은 상황에서 늘 찰리는 소원을 빈다. 미국에서는 진짜로 이런 상황들마다 소원을 비는 것인지에 대한 진지한 의문이 생길 정도로 찰리는 항상 소원을 빈다. 

"찰리"
그녀가 말했다.
"저지른 잘못을 기준으로 사람들을 판단하면 안 돼. 어떤 식으로 잘못을 바로잡으려고 하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해야지."
그녀는 식탁 너머로 손을 뻗어서 내 손을 토닥였다.  

<위시>에 나오는 장소는 몇 군데 되지 않고 등장하는 인물도 많지 않다. 하지만 꼼꼼하게 짜여진 이야기는 재미있는 이야기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잘 알려주는 것 같았다. 하지만 <위시>의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뭔가 무척 아쉽다고 느꼈다. 
'그래서 이 다음은 어떻게 되었어요?' 나는 다음 이야기가 궁금했다. 작가가 찰리의 이야기를 조금 더 해줬으면 좋겠다. 이야기가 조금 더 길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따뜻한 소설 <위시>는 부담 없이 읽기에 좋은 편안한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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