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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수 Mar 08. 2017

재미있는 우화로 읽는 변화관리 이야기  

<하던대로나 잘 하라고?>

직장 생활뿐만 아니라 사람들과 함께 하는 모든 관계에는 확고한 규칙이 있다. 아마 인간이 생겨났을 때부터 차곡차곡 쌓여온 규칙이고 집단이 생겨나면서 만들어진 것들이다. 왜 이렇게 진행되는지, 왜 우리가 지켜야 하는지 의문조차 가지지 않은 원래부터 그런 것들. 그런 것들이 사회를 지켜주고 우리의 삶과 함께 끊임없이 굴러가고 있다. 하지만 과연 원래부터 그래왔던 것들이 정답일까? 사회가 변하고 사람들의 생각이 달라지면 그와 함께 변화하는 것이 맞지만 변화가 쉬운 것은 아니다. 처음 회사 생활을 시작할 때 사람들은 내가 이 회사를 발전시킬 것이라 활활 불타는 의욕과 열정을 가지고 출근한다. 새로운 기획도 많이 만들고 상사에게 여러 가지 신선한 의견도 제시한다. 하지만 결국 많은 열정 넘치는 사회 초년생들은 그 회사의 다른 사람들처럼 기존의 규칙에 따라가게 된다. 그들을 그렇게 만든 것은 아마 상사의 이런 말일 것이다. '하던대로나 잘 해.'

<하던대로나 잘 하라고?>라는 제목은 이 책이 어떤 것을 말하려는지 정확하게 알려준다. 사회든 조직이든 시작할 때부터 변함없이 성공하고 유지되는 곳은 없다. 언제까지나 승승장구할 것 같은 집단이 -여전히 모든 사람들은 최선을 다해 일하지만- 어려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데는 분명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하지만 기존의 방식에 이미 익숙해진 사람들은 변화해야 한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고 설사 알더라도 변화를 원하지 않는다. <하던대로나 잘 하라고?>는 조직의 변화와 리더십에 대해 이야기한다. 저자도 말했듯이 이런 주제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다뤄왔다. 하지만 이 책이 다른 변화나 리더십 책과 다른 이유는 기존의 책이 이론적으로 변화의 이유와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다면 <하던대로나 잘 하라고?>는 마치 동화나 우화같이 미어캣 집단과 그곳의 진정한 리더로 성장해 가는 주인공을 통해서 변화에 대해 쉽게 읽고 이해할 수 있도록 해준다.


변화나 혁신에 대한 조언보다 한 권의 재미있는 우화집을 읽는 것 같았다. 각 미어캣들의 특징을 자세하게 알려주는데 등장하는 미어캣들은 마치 조직에서 함께 일하고 있는 사람들 같았다. 몇몇은 마치 우리 회사의 누군가와 오버랩되어 책을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미어캣들의 이야기는 단순하다. 철저한 관리 속에서 집단을 유지해 온 나디아의 무리에게 큰 문제가 닥쳤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노력하지만 기존의 원칙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점점 더 큰 어려움에 빠지게 된다. 모험심이 강한 나디아는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길을 나섰고 전혀 새로운 방식으로 무리를 이끌어가는 레나의 집단을 만나게 된다. 그곳에서 깨달은 변화와 혁신, 리더십으로 나디아는 과연 그들의 미어캣 무리에게 닥친 어려움을 해결해 나갈 수 있을까?

일단 자기들이 최선이고 유일한 방법이라 생각하면 그걸 뛰어 넘어 상황을 개선시킬 수 있는 아이디어는 들으려 하지 않는 것도 정말 싫어. 도움을 주려는 이들이 오히려 자리에서 밀려나고, 입 다물고 하던 대로나 하라는 말을 듣는 것도 진절머리가 나. 


나디아의 여정 한 단락마다 변화관리 노트라는 페이지가 있다. 이 페이지에는 각 장의 요약과 동시에 독자들에게 숙제를 내어준다. 미어캣들이 변화하는 과정을 읽으면서 이런 변화를 내가 몸담고 있는 조직, 더 나아가 나 자신을 변화시키는데 적용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변화와 리더십에 관한 조언을 읽어보고 싶지만 책 읽기가 익숙하지 않아 이해하기 어려웠던 사람들도 순식간에 읽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던대로나 잘 하라고?>는 조직의 문제점, 소통의 부재, 혁신적인 의견을 제시하는 새로운 집단과의 마찰, 대화와 다툼을 통해 서로의 의견 차이를 좁히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 그리고 변화를 이끈 새로운 리더십에 대해 이야기한다. 문제의 시작과 해결, 새로운 리더의 등장까지 변화관리에 대한 모든 것이 담겨 있는 책이다. 

번거로운 것을 싫어하고 간편하게 일하기를 좋아해서 기존의 업무처리와 부딪힌 적이 많았다. 그때의 내가 나디아처럼 변화를 위한 의욕이 넘쳤다면 분명 나는 지금보다 더 발전된 직장인이 되었을 수도 있겠지. 새로운 것을 제시했을 때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바로 '그냥 하던대로나 하지, 잘 하고 있는 걸 왜 바꾸려고 하냐?'라는 말이었다. 그리고 결국 나는 변화보다 기존 관리의 틀안으로 들어갔다. 미어캣의 여정을 통해서도 알 수 있지만 변화란 쉽지 않은 것이다. 나디아는 무리를 떠나면 목숨이 위태로울 수도 있다는 것을 알지만 변화를 위해 사막으로 나섰다. 조직의 변화보다 스스로의 변화를 원하는 내게도 <하던대로나 잘 하라고?>는 많은 조언을 해 주었다. 

시대는 점점 빨리, 자주 변화를 원하고 있다. 변화에 떠밀려 척박한 사막으로 밀려나지 않기 위해 우리는 눈과 귀를 열고 변화를 미리 감지하고 흐름에 잡아야 할 것이다. 독수리 등의 천적으로부터 스스로와 무리를 지켜내기 위해 고개를 빳빳이 쳐들고 먼 사막까지 살피는 미어캣처럼 이미 빠르게 변하고 있는 조직과 사회의 모습을 지켜보길 바란다. 위기는 기회라는 말이 있다. 지금이 바로 그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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