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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수 Mar 18. 2017

영상번역가로 먹고 살아볼까? <영상번역가로 먹고살기>

아마 나는 죽을 때까지 뭘로 먹고 살아야 할지 고민할 것이다. 좋아하는 것과 돈을 벌어야 하는 일과의 접점을 찾지 못한 평범한 직장인에게 가장 큰 고민은 '나는 뭘 하면서 먹고 살아야 할까?' 이다. 물론 일을 하면 먹고는 살 수 있다. 문제는 그 일이라는 것에 대한 만족감이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가 아닐까. 하루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일이라는 것이, 이왕이면 내가 좋아하는 일이고 하고 싶은 일이라면 그것이야 말로 최고의 인생일 것이다. 누구나 부러워 하는 직장에 다녀도 매일 출근길이 지옥같은 사람이 있고 그 나이에 돈을 그것밖에 벌지 못하느냐는 잔소리를 듣는 불안정한 회사원이라도 일을 하는 그 순간이 행복하다면 과연 누가 제대로 먹고 살고 있는 사람일까? 


왓북의 먹고살기 시리즈에서 새로운 분야의 먹고사는 법에 대한 책이 나왔다. 영상시대에 없어서는 안될 영상번역가에 대한 모든 것을 알려주는 <영상번역가로 먹고살기>가 그것이다. 왓북의 먹고살기 시리즈는 내가 진짜 원하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이다. 한때 영어가 너무 재미있어서 영어 출판번역가가 되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번역가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을때 왓북의 '출판번역가로 먹고살기'를 통해 번역가의 세계를 알 수 있었다. 구름을 걷는듯한 막연한 희망이 아니라 현실에서 마주하게 되는 번역가에 대한 A to Z를 여실하게 보여주는 '출판번역가로 먹고살기'를 시작으로 왓북의 '여행작가로 먹고살기', '칼럼니스트로 먹고살기'등이 차례대로 내 서재로 들어왔다. 

<영상번역가로 먹고살기> 역시 먹고살기 시리즈의 장점이 가득한 책이었다. 외국 드라마나 영화 보는 것을 전혀 힘들어하지 않고 외국어를 좋아한다면 학력이나 스펙에 상관없이 누구나 도전할 수 있고 자신의 열정만큼의 결과를 얻을 수 있는 영상번역가의 세계는 도전해 볼만한 멋진 직업이었다. 


<영상번역가로 먹고살기>의 저자는 현재 영상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뿐만 아니라 책에 등장해 알토란 같은 조언을 해주는 다른 영상번역가들 역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사람들이라서 영상번역가를 꿈꾸는 예비번역가와 영상번역이 어떤 일인지 궁금한 일반 사람들에게 제대로 현실적인 조언을 들려주고 있다. 

저자는 말한다. 영상번역가들의 '관념적인 삶'이 아니라, '현실의 생활'을 말하고 싶었다. 그의 말처럼 <영상번역가로 먹고살기>는 시간이 자유로운 번역가들의 소소한 일상부터 어떻게 영상번역가로 준비하고 데뷔해야 하는지를 알려준다. 특히 먹고 살기 위해서 꼭 필요한 '돈'에 대한 부분도 빼놓지 않고 조언해 준다. 영상번역가로 일하고 있는 저자는 예비 번역가들에게 많은 것을 알려주고 싶어하는 것 같았다. 책에는 많은 정보가 들어있고 힘내라는 조언도 함께한다. 영상번역을 업으로 삼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광고만 넘쳐나는 인터넷 검색은 그만두고 <영상번역가로 먹고살기>를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영상번역가로 먹고살기>를 읽으면서 영상번역가의 일과 삶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매일 아침 같은 시간에 출근하는 직장인에게 아침이 여유로운 영상번역가의 일상은 너무나도 부러웠다. 물론 자신의 일정과 체력뿐만 아니라 일감도 스스로 찾아야 하는 책임감이 따르지만 분명 그들의 자유로운 일과는 매력적임에 틀림없다. 

한국어 실력이 도지히 안 늘어서 번역을 관두는 경우는 종종 보이지만 외국어 실력이 늘지 않아서 관두는 경우는 의외로 보기 힘들다. 아무래도 일정 수준 이상의 외국어 실력을 갖춘 사람들이 많이 도전해서일 거라고 추론은 해 보지만, 그런 점을 고려하더라도 외국어 실력 때문에 힘들어하는 경우는 많지만 업을 관둘 정도로 곤란을 겪는 경우는 드물다는 말이다. 

번역가를 꿈꾸는 많은 사람들이 가장 먼저 고민하는 것이 바로 외국어 실력일 것이다. 물론 번역으로 먹고 살려면 외국어 실력이 중요하긴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번역에 대한 열정과 애정이라고 말한다. 


<영상번역가로 먹고살기>는 민감한 돈 얘기부터 일감을 따는 노하우, 장르별 번역시 유의할 점까지 중요한 여러가지 팁도 알려준다. 각 언어별 현직 영상번역가들의 조언은 마치 선배들에게 일대일로 상담받는 것처럼 궁금했던 점을 콕콕 집어 이야기 해준다. 그리고 일적인 부분 뿐만 아니라 영상번역가 동료들과의 관계와 공동번역에 대해서도 조언한다. 

인공지능이 사회적인 이슈로 대두되면서 통역과 번역도 곧 인공지능이 하게 될거라는 말을 한다. <영상번역가로 먹고살기>에서도 기계번역이 어디까지 발전되었는지 그리고 번역가들의 미래에 대한 고민도 다루고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업으로 삼고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무척 매력적이다. 더군다나 그 일이 좋아하는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서 돈을 버는 거라면 매일이 반짝 반짝 빛날 것만 같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내가 접해보지 못했기 때문에 우리는 그 직업의 세계가 어떤 것인지 제대로 알지 못한다. <영상번역가로 먹고살기>는 여유롭게 브런치를 즐기며 카페에서 영화를 보며 노트북으로 유유자적하게 작업할 것만 같은 영상번역가에 대한 환상 속에서 빠져나오도록 도와준다. 어떤 일로 먹고 살고 싶다면 그것이 어떤 것인지, 어떻게 해야 돈을 벌 수 있는지, 먹고 살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등 밑바닥부터 제대로 알아야 한다. 

실력만으로 자신을 판단하는 곳, 일에 대한 열정이 절대적인 영상번역가의 세계는 아직 많은 사람들에게 낯선 곳이다. 그리고 그만큼 무한한 가능성이 많은 분야라고 생각한다. 영상번역에 대해 관심은 있었지만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몰랐거나, 지금 시작해도 될까 고민하고 있었다면 먼저 그들의 세계를 들여다 보길 바란다. <영상번역가로 먹고살기>의 문을 먼저 열어보면 내가 진짜 그 세계로 들어가고 싶은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시작해 보자. 나는 이 일로 즐겁게 먹고 살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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