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은수 May 20. 2017

여름의 시작을 샘터와 함께 <샘터 6월호>

일 년을 상, 하반기로 나누면 6월은 상반기의 마지막 달이다. 하지만 나에게 6월은 왠지 다시 한번 새롭게 시작하는 달이라는 느낌이 더 강하다. 봄의 따뜻함이 사라지고 여름이 시작될 때라고 그런 생각을 한 것 같은데 요즘처럼 5월부터 폭염주의보가 뜨는 대구에 살고 있으니 꼭 그런 것만도 아니다. <샘터 6월호>를 읽으면서 곰곰이 생각해 봤다. 나는 왜 6월이 다시 한번 새롭게 시작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아마 6월부터 새 직장을 다닌 적이 있는데 하나를 마무리하고 또 다른 곳에서 시작하는 그때의 기억이 강하게 남아있어서 그런 것 같다. 이유가 뭐든 간에 6월은 5개월 동안 실패했던 계획이나 후회를 탁 털어버리고 다시 시작하는 달이다. 그래서 <샘터 6월호>를 마치 2017년의 1월호를 만나듯 설렘을 가득 안고 읽었다.


문화체육관광부 선정 우수콘텐트잡지인 샘터는 얇은 두께와 달리 매달 다양한 정보와 가슴 따뜻해지는 우리 주변 사람들의 소중한 이야기들이 가득 담겨있다. '온 누리에 생명의 소리가 가득 차 넘치는 달'이라는 뜻을 가진 누리달인 6월에는 그 이름만큼 신명 나고 기운찬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었다. <샘터 6월호>의 특집은 겉 다르고 속 다른 '복면 가족'들의 이야기이다. 정도의 차이가 있겠지만 누구나 집안에서와 사회에서의 모습이 다르다. 이번 특집에서는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었는데 내 주변 몇몇 지인들의 모습이 떠올라서 무척 재미있게 읽었다. 이뿐만 아니라 아직은 모르는 사람이 더 많은 직업인 체소소믈리에 홍성란 씨의 이야기, 모르면 놓치기 쉬운 길모퉁이 근대건축은에서는 부산 장란각에 대해 알려준다. 그리고 지난달에 이어 2017 샘터상 생활수기를 만날 수 있었다. 사람들의 소소한 이야기부터 과학, 미술, 시, 음악까지 폭넓은 지식을 알려주는 <샘터 6월호>는 언제나 그렇듯 읽기 쉽고 유익했다. 


다양한 이야기 중 특히 인상 깊었던 몇 편이 있는데 샘터 에세이 코너의 '우리는 모두 제대로 철들고 싶다'라는 글이 그중의 하나이다. 손미나 씨의 이야기로 스페인 친구들과의 추억을 통해서 '철든다'라는 것에 대해 다른 시각을 말하는데 철없이 산다는 이야기를 곧잘 듣고 살았지만 이제 나이에 맞는 철이 들어야 하나 고민하고 있는 지금의 나에게 '철든다'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브랜드 다이어리'에서는 요즘 가장 궁금했던 케이뱅크에 대해 알려줘 집중해서 꼼꼼하게 읽었다. 대한민국 최초 인터넷 전문은행이라는 케이뱅크는 그 편리함은 기존의 은행들이 절대 따라올 수 없을 것이다. 요즘 은행 통폐합이 많이 되어 은행 업무를 보러 가도 오래 기다려야 하고 특히 나처럼 직장을 다니는 사람은 일부러 시간을 내고 은행을 찾지 않는 이상 은행 업무를 원하는 시간에 보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런 의미에서 케이뱅크는 굉장한 은행이었다. 하지만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듯이 아직 케이뱅크를 둘러보기만 할 뿐 이용하지는 못하고 있었는데 <샘터 6월호>에서 알려주는 케이뱅크에 대한 이야기를 읽고 나니 케이뱅크를 한 번 이용해 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매달 샘터에서는 공유에 대해 다양한 소식을 전해주는데 <샘터 6월호>는 홈셰어링에 대한 소식과 실제로 홈셰어링을 하고 있는 대학생과 할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 예전 TV프로그램에서 유럽의 노인들과 지역 대학생들이 함께 살면서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시스템을 본 적이 있는데 한국에서도 이미 이런 멋진 시스템이 실행되고 있다는 것을 <샘터 6월호>를 통해 알게 되었다. 앞으로 더 꼼꼼한 관리로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 사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홈셰어링을 이용하게 되었으면 좋겠다. 

<샘터 6월호>의 표지는 타자기와 나비, 그리고 Dear.이라고 써 놓은 하얀 종이이다. 시원하지만 여름이 조금 섞인 이맘때쯤의 바람을 맞으며 시골집 대청마루에 앉아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고요하게 앉아있으니 문득 누군가가 생각이 났다. 그래서 그 사람에게 편지나 한 번 써볼까 하고 몇 자 쳐봤는데 바람이 좋아 그냥 이대로 있고 싶어 Dear만 적어놓고 마루에 벌러덩 누워버린 사람이 <샘터 6월호>의 표지에서 보이는 것 같았다. 여름이 시작되는 6월이지만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지 않아 아직은 여유롭다. 표지를 보면서 느낀 그 순간처럼 <샘터 6월호>를 펴는 순간, 이곳은 시원한 바람이 부는 시골집 대청마루가 된다.

작가의 이전글 사피엔스라면, 읽어라 <호모 데우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