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스트데이트 #1

서울시립미술관 관람 + 정동길 걷기

by 타밍



2025.4.11(금) 15:00~17:30

서울시립미술관 + 정동길




시청 근처에 볼 일이 있어 들렸다 오후에 시간이 생겼다.

평소 같으면 그저 지나칠 일을 이번주부터 아티스트데이트를 해야지 마음을 먹으니, 지도에서 미술관이 먼저 보인다.

이번 주 첫 번째 아티스트데이트는 서울시립미술관이다!



핵심은 집중과 그 후의 이완이다. 이완 없이 집중만으로 돌파구를 찾아내려는 이들이 퍽 많다. 아티스트데이트는 그 나쁜 습관을 해결해 준다. 아티스트데이트는 우리가 아이디어 놀이를 시작하게 해 준다.


-아티스트웨이, 마음의 소리를 듣는 시간-





과중한 업무로 피로가 쌓여 있었고, 이모님이 이번 주에 오실 수 없는 상황이라 집안도 엉망이 되었다. 이럴 때일수록 다시 할 수 있는 힘을 위해 나를 이완시키는 시간을 의도적으로 내야 한다. 그렇게 카페에 앉아 커피를 한 잔 마시며 다이어리를 정리하고, 서울시립미술관으로 향했다.




처음 가 보는 그곳은 벚꽃이 만개했다. 흰 벚꽃과 분홍벚꽃이 어우러지고, 따뜻한 햇살아래 각자의 방식으로 기념을 남기는 사람들이 있었다. 아름다운 서울시립미술관 건물과 함께 잘 어우러짐이 들어가기 전부터 설렌다. 그림에 워낙 문외한이라 이런 접근 방식이 좋을까?라는 걱정 따위는 하지 않는다. 그냥 한 번 해보는 것이다. 내가 잘 모르더라도 그냥 느끼면 된다.




강명희의 작품관으로 들어갔다. 붓터치만이 느껴지는 그림을 보고 있자니 시작한 지 오래지 않은 도슨트 소리가 들려온다. 도슨트를 따라 강명희작가님의 추상화를 감상해 본다. 혼자서는 전혀 몰랐을 것 같은 그림의 해설을 들으며, 이런 방식으로 그림을 볼 수 있구나를 느껴본다. 대작이 많은 그녀는 60년대부터 프랑스를 오고 가며 많은 작품을 남겼다. 옛날로 돌아갈수록 그림은 좀 더 구체적이었다. 넓고 높은 공간에 그림과 나만이 존재하고, 작가의 마음을 느껴보기 위해 머무는 느낌이 좋다. 조용하고 넓은 공간에 아름다운 그림은 마음의 안정감을 가져다준다.




한 바퀴를 돌아본 후 2층으로 올라갔다. 그곳에는 윤동주의 시와 함께 그 당시의 그림과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소리예술도 함께 했다. 두 명의 피아니스트가 두대의 그랜드 피아노에서 아름다운 음악을 연주한다. 깜깜한 그 장소의 가운데 있는 의자에 앉아 음악에만 오롯이 집중할 수 있는 시간도 좋다.



마지막 전시관은 천경자의 그림이었다. 강한 색채감과 화려한 그림에는 각 국의 사람들이 있었다. 그 나라 여인들을 자기만의 해석을 더한 그림인 것 같았다. 그림을 보고 있자니 작가의 삶이 궁금해진다. 작품을 통해 조금씩 엿보는 삶도 재미가 있다.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이 그려져 있는 <뉴올리앙즈>(1987) 작품을 보고 있자니, 연애를 시작할 무렵 남편이 나에게 건네준 목걸이가 생각난다. 성당이름은 기억이 안 나지만,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에 가서 목걸이를 보는 순간 내가 생각나서 언젠가 만나게 되면 주고 싶어서 산 선물이라 했다. 그 말이 아직도 감동적인 사랑으로 기억에 남는다.



서울시립미술관을 나와 서대문역으로 걸었다. 정동길은 너무 유명하지만 덕수궁옆길까지만 걸었지, 서울시립미술관에서 경향신문사까지 길목은 처음 걸어보는 것 같다. 이화여고도 보이고, 국립정동극장도 보인다. 천주고성프란치스코회의 건물도 어여쁘다. 줄야외에 차려진 테이블이 너무 예뻐 쳐다본 식당은, 줄줄이 담장에 앉아 식당 문이 열리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었다.




따뜻한 햇볕과 아름다운 꽃들, 나 자신과의 데이트를 한다고 생각하니 모든 게 아름답고 편안하게 느껴진다. 이제야 마음의 여유가 생기는 것 같다. 바쁜 것만이 잘 사는 것이 아니다. 나 자신을 위해 의도적으로 편안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지속적인 삶의 필수 영양소인 것 같다. 이번 주 아티스트데이트에서도 나 자신을 위한 선물 같은 시간을 보내야겠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