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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yros Jun 10. 2021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시켜줘

한계에 도전하지 않으면 실력이 될 수 없다

혹시 주변에 괜찮은 사람 있어요?


요즘 주변에서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해 달라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이성적으로 좋은 사람이 아니라 그들이 말하는 좋은 사람이란 '일 잘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일을 잘한다는 게 기준이 명확치 않은지라 기준을 어디에 맞추는지에 따라 추천하고 싶은 사람의 범위가 달라진다. 결혼을 하고 코로나까지 겹치면서 외부 활동은 거의 하지 못했던지라 그런 부탁을 종종 받으면 내 인맥을 둘러보게 되는데, 내가 가진 인재풀은 그리 넓지 않은 것 같다. 그리 활동적인 성격이 아닌지라 사교 모임도 웬만하면 나가지 않는 편이고, 아빠가 된 이후로는 주말을 포함해 오로지 집과 회사를 오가는 중이다. 재택근무를 하는 경우에는 하루 종일 집에 있는 경우도 허다하다. 



좋은 사람을 찾는 건 생각보다 어려웠다


지인들이 원하는 인재의 조건은 대략 이러했다. 동종업계에서 일을 2~3년 정도 한 경험이 있고, 여러 분야에 발을 걸친 사람보다는 한 분야만 깊게 판 사람. 에너지가 넘치고(?) 셀프 동기부여를 할 수 있는 사람. 나이는 자기보다 어린 분들을 선호함. 사실 그런 사람이 만약 내 주변에 있다면 나부터 우리 회사에 지원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물어볼 것 같다. 회사에서는 추천한 사람이 직원으로 채용될 경우 약간의 보너스를 줄 뿐더러 그렇게 채용된 사람이 적응도 훨씬 잘하기 때문이다. 여하튼, 지인들이 소개를 부탁한 일 잘하는 사람은 내 주변에 없었던지라 혹시 레이더에 들어오면 얘기해보겠다고 답변했다. 설령 그런 분이 있더라도 같이 일해보지 않으면 실제로 어떤 분인지 알기 어렵다. 괜히 추천했다가 내가 욕먹는 일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사람은 추천하는 건 항상 조심스럽다. 마치 주선자가 소개팅이 끝나고 가끔 상대방에게 기분 나쁜 소릴 듣는 것처럼 말이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주선자가 되길 꺼리게 된다.



일을 잘하려면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야 가능


곰곰이 생각해보면 분명 일 잘하는 방법이나 일잘러들의 노하우를 배우려는 사람은 많다.  요즘 오프라인 서점에 가보면 일 잘하는 방법에 관한 섹션이 따로 있을 정도다. 일을 잘하는 게 요령만으로 되는 건가 라는 생각도 해본다. 속성 학원에 다니면서 취업을 준비하더라도 결국 교육 시간 외적인 시간에 배운 걸 자신의 결과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학원을 다니면 취업이 되는 건가’ 라고 생각하고 있다면 학원의 마케팅 상술에 넘어가고 있는거다. 자기 주도 하에 공부하고 탐색해보지 않으면 배운 것도 금방 잊어버리게 된다. 사실 정보는 이제 검색만 하면 나오는 세상이기 때문에 문제를 해결하는 경험을 많이 쌓는 게 중요하다. 대체로 현직자들은 이런 속성 학원을 좋게 생각하기보다는 하나의 유행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짙다. 물론 그 중에 실력이 뛰어나신 분들도 있겠지만 말이다.


네카라쿠배당토…어떻게 보면 마법의 주문처럼 들린다


결국 일을 잘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전문 분야가 있고 그 분야를 깊게 파야 가능한 일이다. 책이나 강의를 들어서 일을 잘하게 된다는 건 마치 얼마 전 페북 광고로 엄청나게 자주 보였던 '1달 안에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되기'와 크게 다를 게 없다고 생각한다. 바꿔 말하면 요령은 배울 수 있겠지만 진짜가 되는 건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일을 잘하기 위해서는 한계에 도전해야 한다. 마라톤을 도전할 때 처음부터 풀코스에 도전하는 사람은 없다. 5km에 도전해보고 괜찮다 싶으면 10km에 도전하고 그렇게 달리는 거리를 늘려야 완주를 할 수 있다. 완주하기 위한 방법은 배울 수 있지만 결국 완주는 자신의 한계에 도전해야 가능하다.



누구나 치트키를 찾지만 결국 답은 정주행


한계에 도전한다는 건 굉장히 힘든 일이고 새로운 일이다. 그래도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는 사람들은 한 단계 성장한다. 10년 전 대학생 시절, 복학을 하고 컴퓨터학부 알고리즘 수업을 들으면서 처음 접해보는 새로운 지식과 눈 앞에 놓인 방대한 공부량에 덜컥 겁을 먹고 중간에 휴학계를 신청했다. 만약 내가 그때 정면 돌파를 했다면 나는 지금 어떤 일을 하고 있을까. 아마 판교 어딘가에서 개발자로 일하고 있지 않을까. 물론 지금의 모습도 후회하는 건 아니지만..그 때 한계에 도전하지 않은 건 조금 후회가 된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많은 사람들이 지름길을 찾는다. 나 역시 뭔가를 배울 땐 지름길부터 보인다. 그치만 결국 실력이란 건 지름길이나 치트키를 쓰지 않고 정면돌파 했을 때 생기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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