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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yros Jun 08. 2021

책은 반드시 끝까지 보지 않아도 된다

남들이 산다고 따라 구매하면 대체로 안 읽게 된다


끝까지 읽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자


책을 읽다 보면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이 책을 과연 끝까지 읽어야 하는 게 맞는 걸까..??' 예전에는 책을 펼쳤으면 어떻게든 끝까지 본다 라는 생각을 했었다. 내 돈 주고 산 책을 끝까지 소화하고 싶기도 했고 그래야 뭔가 책을 읽었다고 스스로 만족감에 취할 수 있었다. 대학에 입학하고부터 책을 읽으면 어떻게든 온라인 공간에 리뷰를 남겼다. 책을 펼치면 다 읽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머릿속에 자리 잡고 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 한데 지금은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책은 끝까지 보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다. 세상에는 수천만 권의 책들이 있고, 그중 내가 고심 끝에 선택하게 되는 책은 아마 0.1%도 되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선택된 책 중 끝까지 완독하게 되는 책은 얼마나 될까. 아마 1%도 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지금 내 책장에 꽂혀 있는 약 삼백 권의 책 중 내가 완독한 책이 10~15% 정도인데, 이 책들의 역사를 공개하자면 2년 전 이사를 하면서 거르고 걸러서 선택된 책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대충 짐작한 저 통계는 아마도 비슷하게 맞아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각자에게 맞는 책이 있고 감동 포인트가 다를 뿐


나도 몇 년 전에 한 권의 책을 냈다. 누군가 나를 작가라 부르면 쥐구멍이라도 들어가 숨고 싶다만 작가들은 책을 쓰면서 책의 모든 내용이 독자에게 읽히리라 기대하진 않을거라 생각한다. 만약 그런 작가가 있다면 독자를 상당히 과소평가 하는거다. 컨디션이 좋았던 날에 쓴 글은 분명 독자들에게 잘 읽힐 것이고, 컨디션이 좋지 않던 날 마감에 쫓겨 쓴 글은 분명 읽는 독자 입장에서도 불편함이 느껴지지 않을까. 작가의 열렬한 팬이 아니고서야 그건 당연한 일이다. 그런 상황을 이해하게 되면 책의 모든 활자를 내가 주의 깊게 온 정신을 쏟아서 읽을 필요는 없다는 결론에 다다르게 된다. 그냥 읽다가 기억에 남거나 좀 더 관심이 가는 부분이 있으면 밑줄 치며 주의 깊게 읽으면 되고, 읽히지 않는 부분은 그냥 넘기면 된다. 남들이 감동받은 구절에서 나도 반드시 ‘감동’이라는 감정을 쥐어짤 필요는 없다. 각자의 삶이 다르고 감동을 받더라도 포인트가 다를 것이기 때문이다.



남들이 산다고 책을 따라 구매하는 건 지양해야


 최근에 읽었던 책 중 하버드 대학교 마이클 샌델 교수의 '정의란 무엇인가'와 '공정하다는 착각'은 내게 잘 읽히지 않았다. 책의 내용을 폄하하는 건 아니고 그가 말하는 내용 중 일부는 공감이 갔지만 일부는 너무 지루했다. 그렇게 두 권을 책을 읽으면서 ‘이 사람은 나와 코드가 맞진 않는구나’라는 걸 느꼈고 앞으로 그가 쓴 책은 빌려보면 빌려봤지 구입하진 않을 예정이다.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는 건 저자가 유명하거나 방송에 언급되었거나 책의 내용이 정말 좋거나 거의 셋 중 하나다. 경험상 책을 고를 때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가 남들이 사서 따라 구입하는 경우다. '총균쇠' 라는 책이 서울대 권장도서이기 때문에 구입하는 부모님들이 얼마나 많을지를 상상해보면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될 것이다. 공감이 안 된다면 지금 책장에 꽂혀 있는 책들을 한번 보자. 그 중 추천받아 구입했지만 머리말만 읽은 책들이 얼마나 많은지.



양서를 선택하는 하나의 방법은 독서모임 참여


그렇다면 책을 고를 때 성공할 확률을 조금이나마 높이는 방법은 없는 걸까? 완전히 검증된 방법은 아니지만 내 경우에는 독서모임에서 발제 도서로 선정된 책은 웬만하면 산다. 발제 도서를 선정할 때 각자 남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을 선정하고 나중에 그 책과 관련하여 다양한 주제로 얘기를 나누게 되는데, 그래서인지 단순히 추천을 넘어 한번 더 이 책이 양서인지를 고민하게 된다. 때문에 개인적으로 좋은 책을 많이 읽고 싶다면 독서 모임에 가입해서 꾸준히 활동하는 것을 권장한다. 요즘에는 코로나 때문에 직접 만나지 못해서 온라인 모임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고, 온라인이기 때문에 책과 관련된 영상이나 기타 자료를 찾아볼 수 있어서 책을 더 깊게 이해할 수 있다. 가령 채식과 관련된 책을 같이 읽으면 그와 관련된 유튜브 영상이나 다큐를 소개하거나 같이 보는 식이다.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우리는 책을 읽는다


책을 많이 읽는 사람들의 특징을 보면  나은 사람이 되고 싶어한다. 그래서인지 책을 통해 작은 부분이라도 배우려고 하고 단순히 읽는 행위에서 벗어나 배움을 실천하는 경향이 짙다.    구절에서 영감을 얻어 창업을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배낭 하나 매고 세계 일주를 결심하거나 육식을 즐기다가 채식으로 전향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누군가은 책을 읽다가 가족이나 지인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사람들이 책의 모든 내용을 꾹꾹 눌러가며 읽었을까. 아닐 가능성이 높다. 그러니 이제부터 책을 읽는다면 그런 강박관념에서 조금은 벗어나도 좋다. 책에서 작은 깨달음이라도 얻었다면 책은  이상의 가치를  것이며, 책에서 얻은  없어도 작가를 비난하지 말고 나의 취향을  깊게 발견했다고 생각하는  본인의 정신 건강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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