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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yros Jun 19. 2022

하이브리드 워크, 나에겐 딱 맞는 업무 방식

업무 방식을 떠나 가장 중요한 건 서로에 대한 '믿음' 아닐까요

육아휴직에서 조금 일찍 복직을 하고 거의 한 달이 되어간다. 우리 회사는 하이브리드 워크를 실행 중인데 일주일에 2번 출근이 의무사항이고, 나머지는 재택을 해도 상관없다. 육아휴직을 하기 전까지 코로나로 인해 5개월 정도는 사무실 출근을 하지 않아서 처음에 출근했을 땐 사무실이 어색했지만 금세 적응했다. 아이를 어린이집에서 하원시켜야 하기 때문에 오전 8시에 업무를 시작해서 오후 5시에 마치고 있다. 재택을 하는 날에는 내가 하원을 시키고, 사무실 출근하는 날에는 와이프가 오후 6시에 하원을 시킨다. 회사에서는 아이가 있는 직원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유연 근무제를 권장하고 있고, 아무래도 글로벌 기업이다보니 언제 일하는지는 별로 신경쓰지 않는 것 같다. 다만 내가 맡은 일에 대한 책임감과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는 프로 의식을 요구한다. 돈 받으며 일하는 직원 입장에서 이건 당연한 의무다. 이게 안 되면 직장 생활에서 스트레스 받는다. 


만약 내가 매일 오피스 출근을 해야 하고 유연 근무를 보장하지 않는 회사에 다녔다면 어땠을까. 하원은 무조건 와이프의 몫이 되었을테고 퇴근을 하더라도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많이 줄어들었을 것이다. 오피스 출근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오피스 출근을 하고 나서 느끼는 것이지만 팀 사람들이나 다른 부서원들과의 대화는 업무에서 막히는 부분이 있을 때 많은 도움이 되고 재택을 할 때보다 더 많은 소속감을 느끼게 한다. 예를 들어 구글 클라우드나 구글 광고에 관해서는 나보다 훨씬 전문가인 분들이 많기에 데이터 수집과 분석 및 활용에 있어 이들을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 다른 경험이나 사례는 없는지에 대해 사무실에서 마주치면 편하게 얘기할 수 있다. 재택을 한다고 이러한 소통이 불가능한 건 아니지만, 분명 사무실 출근의 장점은 존재한다.


한 달 동안 일을 해보니 내게는 하이브리드 워크 방식이 딱 맞는 것 같다. 이미 이런 업무 방식을 경험한 이상 예전처럼 매일같이 출근하는 회사로는 이제 옮길 생각이 없다. 나이가 들고 아이가 생겨서 그런지 이제 변화에 대해 거부감이 든다고 해야 할까. 코로나가 거의 종식에 가까워지면서 사무실 출근을 강요하는 회사들이 많아지고 있다. 그러면서 경영진과 직원 간의 갈등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물론 사무실 출근이 좋은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처럼 둘 다 섞인 방식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재택만 선호하는 분들도 있다. 업무의 효율을 떠나 전제 조건으로 깔려야 하는 건 서로에 대한 믿음이라고 생각한다. 믿지 못하면 룰이 생길 수밖에 없다. 애초에 신뢰가 가지 않는 직원을 뽑지 않는 게 베스트겠지만, 면접 과정에서 그 사람을 신뢰할 수 있는지조차 100% 알긴 어렵다는 걸 우리는 능히 알고 있다. AI 면접을 도입한다 할지라도 해결 못하는 문제 아닌가?


직장인으로서 일을 해 본 분들은 업무를 마무리 함에 있어서 오직 혼자 할 수 있는 게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걸 안다. 일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각자가 본인의 몫을 해야 하고 그래야 성공적으로 일을 마무리 할 수 있다. 그 과정에서 본인이 맡은 부분에 대해 부족함을 느끼면, 동료에게 물어보거나 혼자 공부를 해서 일을 맡긴 사람이나 리더가 걱정하지 않게 하는 게 기본이다. 이 과정에서 가장 필요한 건 서로에 대한 믿음이며, 믿음이 깨지는 순간 저 사람이 일을 과연 잘 할 수 있을까 라는 의심과 함께 본인이 모든 일을 도맡아 처리하게 되면서 심한 경우 번아웃에 빠지게 된다. 그러면 결과적으로 업무의 생산성이 낮아지고 최악의 경우에는 퇴사를 하게 되는 것이다. 일을 하면서 나는 상대방에게 믿음을 주고 있는지 항상 생각한다. 주니어를 교육할 때에도 나는 믿음을 많이 강조한다. 작은 일을 하더라도 상대가 당신을 믿을 수 있어야 일의 완성도가 높아지고 시너지가 난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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