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은미, 그리고 피나 바우쉬.
무한도전에서였다.(한때 토요일 약속이 무한도전 시청일 정도로 광팬이었다. 무모한 도전 시절부터)
안은미 안무가를 처음 본 것은...
강렬한 인상과 큰 궁금증을 불러일으켰지만... 관련하여 검색까지 하지는 않는 나..
두 번째 본 것은 2015년 일을 하면서였다.
내 담당업무가 아니고 안내 등의 지원으로 나가서,
정확이 어떤 일인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제안서 발표 인가 하는 자리였을 것이다.
무한도전에서 남았던 강렬한 인상이, 그 날 안은미 안무가를 볼 수 있다는 것을 설레게 하였다.
몸뻬바지 같은 복장에 배낭을 메고 와서 처음부터 끝까지 웃기고 가신.. 그 날 바로 공항 가서 파리 가신 다고 하시면서 어찌나 웃음을 주시던 지.. 이번 에도 너무 웃겼는데.... 누군가 너무 웃기다고 하니, ‘난 매일 아침부터 밤까지 웃겨’라고 하시는...
세 번째 본 것은 2017년 두산아트센터에서 공연 프레스리허설 때였다. 역시나 평범한 복장은 아니었지만 이전의 재미있던 모습과는 다르게 공연을 연출하는데 진지한 모습을 보여주셨다. 그러나 무대 출연자인 할머니들과의 모습엔 또 웃음코드를 주시고..
이렇게 내 기억에 남아 있는 분인데,
어느 날 네이버에서 ‘안은미래’ 전을 하고, 관련 해서 수업도 있다는 정보를 보게 되었다. 당장 신청..
무용가의 30년을 맞아 특별공연이 아니라 전시를 한다니.. 이 기획부터가 신선했다.
수업은 안은미 안무가의 개인수업과 단체수업이 있는데.. 개인수업은 이미 마감..이지만.. 설령 기회가 있었다 해도 부담스럽...
단체수업은 화, 금, 일 진행되는데 다녀온 사람으로서, 추천 같은 거 잘 안 하는 사람인데 진짜 시간 되면 한번 꼭 참여해보기를 추천한다!
전시도 새로운 감각들!
수업 중간중간 설명을 하면서 웃기는 중에 진짜 좋은 말도 많이 하셔서 중간에 녹음하고 싶었다. 이 말들이 격식을 차리고 좋은 말을 하기 위해서 나온 말들이 아니라 즉흥적으로 나온 말이기에 안은미 안무가의 삶에 대한 태도가 고스란히 드러남을 알 수 있었다. 진짜 생각이 멋지신 분!
다 기억을 못 하지만,
양 발 간격에, 키와 발 사이즈가 모두 다르니 자신에게 맞는 사이즈가 있다고.. 삶도 그렇다고.. 자신에게 맞는 삶이 있다고... 이게 맞지 않을 때 삶은 불편해진다고..
그리고 숫자에 맞춰 각자 스스로 동작을 만들고, 그 동작을 이어서 해보고 점점 빨리 해보고.. 한 명씩 자신이 했던 동작을 선보이는데, 한 사람이 동작을 하다 틀렸는지 멈칫했다. 그때, 안은미 안무가는 ‘그거 아는 사람 아무도 없어. 그냥 본인만 아는데 당당히 하면 돼. 우린 포커페이스가 될 필요가 있어. 때로는.. 너무 눈치를 많이 보고 살아서 그래.. 그냥 나 자신에 대해 당당하면 돼’ 이런 말을 하셨다. 정확히 기억이 안 나는데 이런 맥락이었다. 이게 그 때 상황에는 너무 와 닿았는데.. 글로 참 표현이 안 되네..
다리 보폭, 골반 움직임, 어깨 움직임, 머리 움직임을 가르쳐 주시며.. 이제 다 되었어. 춤, 다 배운 거야..
춤, 전혀 어려운 거 아냐.. 하시고 그냥 맘껏 즐길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셨다.
그리고 수업을 받는 장소가 어디 별도 공간이 아니라 그냥 전시실 가운데라, 전시를 보는 사람들도 지나가면서 곁에서 볼 수 있는...
한 시간 수업에 땀도 나고, 감성도 충만해지고..
안 그래도 무용하면 난 ‘피나 바우쉬’가 먼저 떠오른다. 2000년 LG아트센터가 개관하는데 공연장을 좋아하는 내가 설레고 신났다. 개관기념 공연을 패키지로 팔았는데, 패키지를 사면 연극 1편, 음악회, 무용 등의 공연을 선택해서 볼 수 있었다. 그래서 익숙한 연극이나 음악회외에 한 장르를 선택해야 하는데 내가 선택한 것은 ‘무용’. 아마도 내가 처음 봤던 무용공연이었을 것이다. 뭔지도 모르고 공연장에 갔는데.. 역시나 무용은 참 심오하고 난해했다. 공연이 끝나고 무대 중앙으로 나오는 검은 옷을 입은 깡마른 여자분.. 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피나 바우쉬 안무가라는 걸 단박에 알아차렸고, 무대에 서 있는 모습 자체로 존재감이 빛나고, 카리스마가 뭔지 알려주는..
지금도 잊히지 않는 그 날의 모습이다.
내게 카리스마라는 단어는 늘 피나 바우쉬 안무가를 떠올리게 한다.
지금, 남대문 근처 피크닉에서 피나 바우쉬 전시를 하는데.. 피크닉의 전시가 신선하긴 한데... 피나 바우쉬 전시가 너무 사진 핫플레이스 위주로 구성한 게 아닌가 싶어 갈까 말까 갈팡질팡하는데..
시립미술관까지 나간 김에 가봐야지 했는데,
수업 그리고 안은미 선생님과의 만남 후, 너무 감성적이 되어서 더 이상의 감성은 무리기에.. 자동적으로 보류..
수업 전 어떤 여자가 오더니 jtbc기자인데 촬영해서 오늘 뉴스에 나오는데 괜찮냐고 물었고, 그냥 사람 얼굴들은 가까이 안 나오고 전체 수업 광경만 나온다 했는데... 물론 휙 지나가긴 했지만, 어정쩡한 포즈 취하고 있는 내 모습이.. 그리고 이 모습 나오자마자 지인에게 tv 나왔냐고 톡이...
야, 이 방송국 놈들아..
이렇게 안은미 안무가를 네 번 봤다.
나중에 꼭 무엇인가를 같이 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진짜 피부가 젊어서, 너무 젊으시다 하니 ‘철이 안 들어서 그렇다고.. 이렇게 살면되’라는..
그 동안은 tv를 통해서, 멀찍이서 지켜봤는데..
직접만나뵈니 진짜 멋지신분!
그리고 나도 내 oo주년 해서 내 전시회를 하고 싶군요. 뭐 그렇다고요.
하고 싶은 것도 많네..
안은미 선생님 말고,
또 어느 유명한 분과도 꼭 뭘 해보고 싶고..
아니, 왜 내가 해보고 싶은 것은 그 시작점조차 모르겠는 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