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친구여서 참 좋다..
마음이 몽글몽글 해지는 저녁이다
오래된 친구가 있다.
늘 한결같고, 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는..
어린 시절 서로 생일을 챙겨주다, 언젠가 나는 친구의 생일을 홀라당 잊어버렸다.
친구는 해마다 내 생일을 챙겨주었다.
그럼에도 자신의 생일을 그냥 넘어가면,
그것이 한해, 두해, 세해 반복되면 서운한 마음이 들고 내 생일을 안 챙겨줄 법도 한데..
늘 한결같았던 친구.
친구가 내 생일을 챙겨주었을 때는 ‘아차’했다가 그 순간뿐... 한동안 받기만 하는 걸 당연하게 여겼던 듯도 하다.
왜 친구에게 생일이 언제냐고 묻지도 못했는지...
그래, 어쩌면 차마 그럴 용기가 없었는지도..
점점 나이가 들면서, 더불어 철이라는 것도 조금은 들었는지.. 친구가 내 생일을 챙길 때마다 점점 미안함이 커지고, 더욱더 생일이 언제냐 묻지 못했다.
그러다가 ‘카카오스토리’란 문명으로 인해 친구의 생일을 알게 되었고, 친구의 생일을 챙겨줄 수 있게 되었다.
오늘이 친구의 생일.
아침부터 잊지 말아야지 말아야지 했고,
오늘 하루 종일 좀 정신이 없었다.
저녁때까지 연락도 못하고..
귀가 후, 지쳐 있으면서도 계속 맴도는 친구의 생일.
어차피 이미 늦은 거 그냥 이따 밤에 연락해야지.. 하다가 오늘을 넘길까 바로 연락했다.
그랬더니 이런 답을 보내 준 친구..
오늘 친구가 아닌 내가 선물을 받은 기분이다.
네가 있어,
네가 내 친구여서 참 좋다.
난, 음력 생일을 쇤다.
언젠가부터 나조차 내 생일이 언제인지 가물거리고, 점점 음력 생일을 쇠는 사람들이 없다.
그래서 생일을 묻는다면 그냥 양력 생일을 말한다.
깊은 관계를 할 사이도 아닌 사람들에게 굳이 음력 생일을 말하는 게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해서이다.
내 생일을 정확히 기억하고,
나조차 가물거리는 날짜를 달력에서 헤아려 기억해주는 친구다.
사랑해, 내 친구.
기다려라, 내가 한 방 터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