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바르게 놓인 신발

by 자작공작

진주에 다녀왔다,
첫 방문이었다.

냉면을 먹었고, 땡초김밥을 먹었다.

진주를 검색하면 수복빵집이 나오던데,
팥은 좋아하나 계피는 싫어하고,
꿀빵, 찐빵류를 좋아하지 않아, 건너뛸까 하다가 결국
호기심으로 설레설레 걸어갔는데,
매일 문을 연다는 곳이 안 열었길래 두리번거리다 보니 꼭대기에 ‘쉽니다’란 안내가..
가는 날이 장날이었나,
그래, 뭐 맨날 타이밍을 잘 맞출 수는 없는 거지.
이런 날도 있고, 저런 날도 있지.
진주성을 나오다 우연히 본 운석빵과 중앙시장의 꿀빵을 기념품으로 사 왔다.

꽃놀이를 떠난 길이 아니어서 신경을 쓰지 않았는데,
진주성을 거닐다 보니, 벚꽃길이다. 그제야 주위를 둘러보니 여긴 벌써 벚꽃이 다 떨어졌다.

진주 성안의 정자에서,
한강멍때리기대회 예행연습을 충분히 하고,
다시 내려오는 순간 깜짝 놀랐다.
내가 벗어 둔 방향과 반대방향으로 가지런히 놓여 있는 신발, 가끔 내 성격과 다른 행동을 하기도 하지만,
절대 내가 했을 리 없는 행동...

내가 있던 시간 동안 다녀간 사람은 일본인 어르신 네 명이었는데, 신발을 신다가 내 신발을 건드려서 그렇게 둔 것일까, 아님 배려로 둔 것일까.. 뭔지 모르지만, 이 신발이 진주의 강력한 기억이 되었다.
삶을 아주 치밀하게 계획적으로 살려고 해도,
시시때때로 예기치 않은 일들이나 우연이 다가온다.
요새 내게는 여러모로 ‘일본’이 다가오고 있다.
나의 계획에 전혀 없는..

터미널까지 도보로 30분, 버스로 25분이었는데,
이럴 경우 보통 걷는 편을 택하는데, 버스편을 택했다.
버스를 타고 잘 가다가 이상한 느낌에 노선도를 보니 무려 반대방향!!!!으로 탔다.
하하... 그래서 50분 걸려 터미널에 갔다.
스마트폰 길 찾기 있으면 뭐하노, 그래도 촉이란 게 있어 다행이다. 참 다행이다.

진주 잘 다녀왔고,
내가 진주에서 만났던 사람들은 다 친절했다.
심지어 다른 지역에서 온 진주에서 만난 사람도 내게 친절했다. 핫도그를 주니, 커피를 주고 식사를 주고... 하핫.

아, 그리고 진주는 참으로 참으로 멀다.
집에 돌아오니, 집 앞 탄천의 벚꽃이 만개했다.
꽃놀이는 집 앞이 최고!

이번 진주에서 내가 얻은 키워드는 ‘인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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