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예술의 전당 테크니컬투어 + 조성진

대체 2019년 9월 18일은 내게 무슨 날인가.

by 자작공작

월요일 밤, 잠을 청하기 직전 잠시 인스타를 본다. 그 때, 예술의 전당 테크니컬투어가 똬악..


난 대체 인스타의 시스템을 모르겠는데,

내가 팔로우 한 사람들이 피드에 업로드 순으로 나타나는 것 아닌가, 근데 가끔 팔로우 한 사람의 1일전, 2일전 피드가 제일 위에 보여진다.


이번이 그런 케이스.

무대 점검 기간에만 있는(1년에 2회의 무대점검기간이 있는데 2번 다 투어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테크니컬투어 피드를 보고.. (이미 2일전에 업로드 된;;) 거기에 매진되었다는 추가 문구에, 혹시 가끔 취소표가 나올지도 모른다는 멘트까지..


어머머 이건 운명이다.

안 그래도 9월 18일에 예술의 전당에서 공연보는데.... 근데 표가 있을까?


바로 예술의전당 홈페이지에 가보니, 로그인을 해야만 예매가 가능하고, 회원로그인이 안된다. 아이디찾기 해봐도 없다 그러고.. 새로 회원가입하면서 내가 주로 쓰는 2개의 아이디를 입력했는데 다 안된다는 걸로 보아, 휴먼계정등으로 묶여 있는 듯.. 새로운 아이디로 신규가입..


가입후 문자가 와서 보니

내겐 이전에 노블회원전용 문자가..

대체 무슨 영문이지?.

내가 아무리 앞서 살아간다지만,

70세 이상 가능한 노블회원은.. 흠..

이름과 핸드폰 번호로는 아이디를 찾을 수 없다는데..


무사히 신규가입을 하고, 예약이 가능한가 보니 잔여석 1매!!!!! 예매를 시도한다. 핸드폰으로는 안된다. 노트북을 킨다. 마음이 급하다, 급해..

아직 유효한 잔여석 1매. 내가 겟했습니다. 내가 해냈습니다.


일단 예매를 하고 보니, 티켓이 만원.

흠.. 보통 다른 극장은 삼천원, 오천원인데..


원래 한정, 희소성, 리미티드 이런 것은 고객을 유인하기 위한 좋은 마케팅 기법. 이런 마케팅 기업에 최적화된 나란 사람.. 흔한 기회가 아니니까 일단 호다닥 표를 샀는데...


얼마전 프리뷰로 봤던 뮤지컬 마리앙투아네트도 만원, 영화도 만원... 흠... 공연장 투어를 만원씩 내고 해야할까?란 생각.. 취소할까 생각 잠깐..

진짜 예매해둔 저녁 공연이 있는게 큰 영향이.


원래 난 9월 18일에 여행주간의 ‘불갑산상사화축제+광주’여행을 일만원에 하기로 되어 있었는데..(이것 또한 일만원)

이름 아침 출발 및 밤늦게 도착하는 일정이 좀 무리스러웠고 컨디션 조절이 필요한 시기라 망설이다 취소를 했다.


취소를 한 다음날, 대기예매를 한 조성진 공연 표가 생겨 바로 예약. 여행포기를 안 했다면 많이 고민 했을 듯 하다. (불갑산 상사화축제가 뭔지 몰랐는데 나중에 사진를 보니 조금 후회도..), 여행을 포기한 덕분에 테크니컬 투어의 기회도..


그리고 갑자기 친구가 18일을 포함해 여행가자 그러고.. 또.. 수요일 저녁마다 모임이 있는데 컨디션 조절 관계로 10월 중순까지 쉬고 있다. 그런데 예술의 전당 테크니컬투어 가는 길에 오늘은 꼭 나왔으면 한다는 연락을... 내가 다른 수요일 들엔 다 가능한데.. 10월 중순까지는 어느 일정도 잡을 계획이 없으니..


대체 모든 것이 9월 18일로 통하는 것은 무엇이다냐. 내가 분신술을 써서 4명으로 분신했어야 했나.


최근에는 저녁에만 예술의 전당을 갔는데,

낮에 가보니 문득 옛생각이..


공연을 좋아했었고, 그냥마냥 공연장을 좋아했었다.

예전 회사가 남부터미널과 교대역 사이였는데,

참 답답한 일들이 많았다.

답답한 날엔 점심시간에 무작정 예술의 전당을 가곤 했다.


투어는 무대감독님이 직접 진행해주셨다.

비타민스테이션에서 조감도를 보고 시작.

자유소극장으로 가고 이것저것 설명 듣고,

무대가 정말 그 공간을 이곳으로 가져온 것 처럼 재현해낸 것 같을 때 잘 된 것 같다고, 감독님 개인적으로 ‘레드’때 화가의 방을 그대로 옮긴 것 같았다고..

이동하는 길에 ‘맨끝줄소년’ 연습이 한창인데, 양해를 구하고 잠시 연습실도 들어가고..

여러분, 연극 ‘맨 끝줄 소년’ 보세요!!


오페라 하우스 아래 오케스트라피트 잠시 들렀다가 오페라 하우스.. 무대점검이 한창이었다.

명성황후 공연시 공연 중단 되었던 일,

오페라 하우스 화재 났던 일,

라이언킹 투어팀은 자체 장비를 다 가져와 음향이 좋고, 역시 기술이 좋았다는 일..


원래 여기서 기념사진찍어야 하는데 무대점검이 한창이라 토월극장 갔다가 다시 와서 찍으라고..

이런 배려까지도 너무 좋았다.


토월극장에서는 객석에 앉아 무대들이 전환되는 것을 쇼처럼 보여주고, 투어객들을 무대에 직접 올라가게 해 회전하고 이동시키고...

다시 오페라하우스로 가서 기념사진을..


원래는 콘서트하우스도 가는데 공연리허설이 길어져서 못한다고.. (아 내가 저녁에 보는 그 공연인데 한창 리허설 중이라니 뭔가 더 설레는 이 기분)


홈페이지에서는 50분이라 해서 저녁 공연까지 시간이 꽤 남을 줄 알았는데 무려 2시간 30분간 진행되었다. 진짜 만족도 최상이었다. 여러분 꼭 해보세요, 두 번 해보세요. 그리고 진짜 무대감독님 감사합니다.


난 공연장을 좋아했고, 이 분야의 일을 하고 싶었는데.. 작년 마치 기적처럼 공연기획사 일을 하게 되었고, 난 이 일이 마지막 직업이 될 줄 알았다. 그런데 사람 일이란게 참... 뜻대로 안된다지만 어찌 이럴 일인지..


그런데 내가 ‘직업’으로 했던 일 중, 가장 나를 살아있게 했던 일이다. 그곳으로 나는 가고 싶다.

일을 하면서 늘 있던 곳이 백스테이지에 출연자대기실이어서 내가 이 투어를 만원을 내고 해야 할까 했는데, 다시 가슴이 뛰는 나를 만나고, 또 많은 이야기를 들으니(내가 너무 우물안 경험만 하기도;;) 꽤 도움이 되었다.


이미 충분히 설레였는데, 또 설레는 공연을 보러.

가을밤에 어울리는 참 멋진 공연이었다.


조성진도, 마티아스 괴르네도 최고!


원래 작년 정경화, 조성진 공연을 예매대기한 게 표가 생겼다가 급해서 일단 무통장입금으로 결제하고, 결제수단을 변경하려 했는데... 난 취소 후 30분까지는 내게 그 티켓의 권리가 있는 줄..

근데 취소 버튼이 아닌 그 밑에 조그맣게 있는 취소 후 재예매 버튼을 눌렀어야... 그렇게 표를 날려버렸는데..


작년에 이 공연을 봤다면,

2019년 9월 18일의 나는 다른 일정을 했을 것이고, 테크니컬 투어도 아마 안 했을 듯...


이번 공연에 문자로 인터미션 없이 진행하고 지연입장이 불가하다고 해서.. 예술의 전당 코 앞 스타벅스에 있으면서도 혹시 잠깐 딴 거 신경쓰다가 늦으면 어쩌지.. 라는 걱정을 했는데....


그럼에도 지연관객 입장시키더라.

이 점이 좀 아쉽고, 관람매너는 아직 갈길이 구만리고...


1시 30분에 예술의 전당에 들어가, 9시 40분에 나온.. 잠깐 앞에 스타벅스에 있긴 했지만 이건 식사시간이라 치고.. 마치 예술의전당에서 하루 풀근무하고 나온 기분..


아, 투어진행한 무대감독님이 진짜 ‘조씨고아’를 추천한다고.. 꼭 보라고. 예술의 전당에서 하는 공연은 아니라고.. ㅋㅋ


안 그래도 염두에 두고 있던 공연인데 놓쳤는데 내년에 한다니 꼭 봐야겠다. 놓치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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