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어날 일은 일어난다.

만나야 할 사람은 정말 만나게 되는 것일까?

by 자작공작

방에 짐은 점점 넘쳐나고,

오래된 책상을 버리고 어떻게든 정리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만..

(아니, 그 전에 이 방을 떠날 일을 만들었으면 바랬는데, 그 일은 기미도 안 보이고...)

엄마 또한 그랬는지(내심 내가 방을 떠날 줄 알았는데, 조금 체념 경지에 이르신 건지..)

갑자기 집앞 몰에 가서 가구 좀 보자하고,

동생이 이케아를 말하길래 동생과 이케아를 다녀오고..


이때가 9월 말쯤..

이케아를 다녀오신 엄마는 가구가 막 사고 싶다고 한다.

그 이후에 삼촌과 같이 다녀오셨는데, 삼촌도 가구가 사고 싶다고 하셨다는데.

이케아가.. 진짜 그렇게 사람들이 가구를 사고 싶게 끔 디스플레이를 해 둔 곳인가보다.

이케아를 한 번도 못 가본 일인이라..


내가 10월 13일에 시험이 있어서, 그때까지는 가구를 사오지 말라 했는데..

10월 3일 친척 결혼식이 있어 삼촌이 서울을 오면서 SUV인 삼촌차를 이용해서 가구를 사오고 싶으신 엄마..

가구를 사오고, 10월 13일 이후에 조립을 하기로 했다.

10월 2일 광명 이케아에서 가구를 사오고, 10월 3일 결혼식 다녀오는 길 일산 이케아에서 가구를 사오고,

그리고 교환하러 한번, 가구 조립하다가 한번.. 한 10일새 이케아를 5번은 다녀 온 듯.

그 와중에 이케아 나만 못 가본..


밤에 가구를 옮기다가 조금 미끄러져서 기스가 났다. 사용하는데는 아무 문제가 없어서 어쩔 수 없지 하고 말았는데... 이케아 엘리베이터에서 찍은 사진으로 놀라운 정보를 얻은 엄마.


14일 이내에는 조립을 하다가 가구가 망가져도 모두 교환을 해 준다는..

와오, 이케아 정말 놀라운 곳이네.


13일까지 내가 가구에는 손을 대지도 말라 했는데..

혹시나 조립시 파손이 될까봐 14일 이내에 해야 하는..

13일 이후에는 그 다음주 토요일이나 되어야 삼촌과 동생이 올 수 있어서..

어쩔 수 없이.. 12일 토요일에 조립을 하기 시작했다. 뭐, 일의 흐름이란게 늘 뜻대로 되는게 아니지..

조립을 거의 다 하고, 장을 더 사겠다고 또 이케아를 다녀오고..


나는 방에서 시험자료를 보고 있지만, 밖에서 나는 소리는 다 들린다.

내 방에 있는 가구를 모두 밖으로 내다 버린다길래,

이미 며칠 전 부터 엄마가 서랍은 다 비워둔 채였고, 나는 그래도 한 번 확인을 해 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래도, 그래도 밖에 사람이 세 명이나 있는데.... 했었다.


일요일 시험을 마치고, 이제 남은 방정리는 모두 나의 몫.

진짜 화요일까지 꼬박..

모두 정리를 할 때까지, 집 안에 짐이 너무 많아서 (이번 방정리를 하면서 족히 1톤의 짐은 내다 버린 듯..) 내 서랍안의 물건들이 어딘가 있을 줄 알았다.



모든 정리가 끝났을 때까지 보이지 않는 콘텍즈렌즈.. 내가 쟁여둔 새 것 몇 박스..

가구 버린 곳을 가보니, 콘텍즈렌즈가 들어있는 서랍장만 없다. 하아...


그리고 시간이 조금 더 지나서 알았는데.. 작년과 재작년의 다이어리가 없다.

그 서랍장에 첫번 째 서랍은 렌즈가 들어있고, 나머지 서랍은 뭔가 들어있긴 하지만 잘 열어보지 않았던 관계로 무엇이 있는지 조차 기억을 못한다. 오래 전 다이어리들은 있는데, 작년과 재작년의 다이어리가 두번째 서랍에 들어 있었던 듯하다. 그리고 뭔가가 더 있을텐데, 기억도 안 나는 것을 보면 그리 필요한 물건은 아닌 듯 하다.


그 서랍장의 마지막칸에 들어 있던 잡동사니들은 내가 일찌감치 본 적이 있어서, 정말 서랍을 모두 비운 것이라고만 굳게 믿었는데.. 그리고 세 명이나 있어서 당연히 서랍을 못 비울리는 없다고 생각했는데..

하필, 난 왜 머리 속으로 생각만 하고 나가보지 않은 건지.

왜 버린 가구가 그대로 있는데, 그 서랍장만 없어진건지..


이게 참 그런 듯 하다.

아무리 준비가 철저했었도 일이 생기려면 생기고,

준비가 좀 부족했어도 일이 생기지 않으려면 안 생기고..

그래서 결국 생겨야 할 일이 었는지..

그렇게 시급한 일이 아니었는데도, 내가 정신 없는 와중에 방의 가구를 바꾸느냐... 참, 참..


며칠 전, 새벽에 화장실을 갔다가..

마침 이불 빨래를 하다가 잠시 엄마가 화장실을 비웠을 뿐인데..

아직 날이 밝지 않아 어두웠고, 난 잠결에 눈도 제대로 못뜬지라..

화장실 바닥의 비눗물 천지에 그대로 슬라이딩..

정말 큰일 날뻔..

오른 쪽 손목이 많이 붓고 했지만..

왜.. 나는 그 막간의 사이에 화장실을 갔던 것일까..


정말 일어나야 하는 일은 생기는 것일까..

그래서, 만나야 할 사람도 만나게 되는 것일까?

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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