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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작공작 Dec 17. 2019

거닐다, 제주를

2019년 12월의 제주

빛의 벙커 작품이 바뀌었다고 해서 발빠르게 가고 싶었고, 앞으로 한동안은 시간내기가 힘들어 제주행 일정을 잡았다. 제주행 직전까지도 일정들이 빡빡했고, 제주행 이후도 새로운 일을 해야 해서 컨디션 조절이 중요해 솔직히 직전까지 고민 했다. ‘가지말까?’.. 그럼에도 한동안은 갈 수 없을 것 같아 가는 방향으로..


제주에서 해야 할 일 중 하나가 모슬포 근처에 자리를 잡은 지인 집에 가봐야 했는데, 마침 방어철이기도 해 겸사겸사 모슬포를 갈까,생각만 하다..

마지막 순간까지 제주행을 고민했고,

공항서 모슬포, 모슬포서 성산까지 가는 것이 다 일이어서 전부터 관심이 있던 성산 플레이스캠프를 1박 예약했다.


김포공항  출발때도 여지없이 지연운항 해주는 에어서울(지난달 제주 다녀올때 왕복이용 했다 아주 진저리 났다. 설마 그 때만 그런거겠지 했는데, 설마였다. 내가 겪어본 최악의 항공사다. 앞으로 제주행은 절대 이용안함. 지연은 필수코스여, 흔한 안내방송도 없다).


1시 45분 비행기인데 2시 30분경 출발.

제주에 도착하니 슬슬 배가 고픈데,

난데없이 순대가 먹고 싶다.

원래는 해장국이나 몸국을 먹으러 가려 했는데..

동문시장으로 가는데 초입골목에서 쥐를 보고,

뭔가 속이 뒤틀리고 이로 인해 예민해졌는지 시장 특유의 냄새가 거슬린다. 예전에 맛있게 먹었던 순대국을 먹으려다 내가 냄새를 견딜 수 없을 것 같았고, 그럼에도 나 자신에 대한 믿음이 있어 나름 깔끔한 분식집에 가 김밥, 순대, 떡볶이를 먹었다.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엔 내가 너무 허기가 졌다.

황금향을 조금 사고 버스를 타고 숙소로 이동.

숙소에 도착하니 6시 30분.



플레이스캠프제주에는 다양한 액티비티 프로그램들이 있는데, 엘리베이터에서 본 정보에 밤에 섭지코지 산책이 있고, 요일도 딱 맞아떨어져 이따 알아봐야지 했는데, 숙소에 들어서자마자 그대로 기절..

10시에 잠시 깨 씻고, 편의점서 맥주 한 캔 사오는 건 포기...


플레이스캠프 주차장에 쏘카가 주차되어 있어서 내일 쏘카를 빌려볼까 해서 일단 가입. 이번 제주행에러 렌트를 진지하게 고민했지만, 난생 처음의 렌트는 내게 두려울 뿐이고 용기가 안나서 고사했는데, 버스로 숙소 오는 길, 렌트를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많았다.


난 쏘카가 서울처럼 픽업과 반납 장소가 다른 줄 알았는데 아무리 봐도 아닌 것 같다. 다시 플레이스캠프로 가져다 두는 것이면 굳이 이용할 필요가;;


다시 깊은 숙면..

아침에 눈을 뜨니 밖에 바다가 보인다.

아니, 난 맨날 바다가 보이는 방에서 자면서 아침에야 알다니.. 옥상에 올라가니 성산일출봉이 쫘악

오늘 시간이 없으니 부지런히 움직이자!

빛의 벙커 근처에 마땅히 식사할 곳이 없으니 일단 배를 좀 채워야 한다. 길 건너 스타벅스에 간다.

커피와 스프를 먹고..

확 쏘카를 이용해봐 다시 고민하다 그냥 마음을 접었다. 내가 어서 이 ‘처음’이란 걸 깨야 하는데..


빛의 벙커까지는 거리가 가까운데 택시 콜이 잡힐까 하다 일단 스타벅스 밖으로 나오는데 마침 주차장으로 택시가 들어오고 누군가 내린다. 그리고 난 그 택시를 타고 빛의 벙커로..


오픈 시간에 제일 먼저 들어가고 싶었고, 한적할 줄 알았는데, 이미 기다리는 사람이 꽤..


제주로 인연이  사람들과의 단톡방에,

느긋한 빛의 벙커를 즐기고 싶었는데 망했어, 하니.. 제주는 월요일에  닫는 곳이 많아 빛의 벙커에 많이 간다는 정보를.... 하악..



10시가 되어 입장을 시작하고,

들어서니 기분이 좋아진다.

그 안을 나폴나폴 걸어다녔다.

그냥 마냥 기분이 좋아지는..

 관람을 마치고 밖으로 나오니 날이 너무 좋다.

더울 지경이다.

그런데 난 딱히 할 일이 없다;;

차가 없음이 다시금 아쉬운..

택시타고 간만에 월정리를 가 볼까 했다.


그래도 제주에 왔다 간다고 제주 지인에게 연락를 했는데, 마침 시내라고... 제주시청 근처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전혀 예상치 못한 급일정이다. 그리고 지인은 무려 ‘두끼’를 가자고 한다..

안부전화의 변이는 놀랍도다.


일단 큰길로 나가려고 주차장을 나서는데 안내하시는 분이 ‘셔틀 안 타세요?’그런다. 제2주차장을 오가는 셔틀이 있는데 그 곳이 어딘지도 모르고 나랑 무관한 줄 알았는데.. 큰 길까지 가니 타라고..


아니 걸어나가는 사람에게 이렇게 안내까지 해주다니 세상엔 다정한 사람들이 참 많다.

셔틀버스 탑승장 근처에 서 있는데 마침 택시가 들어온다. 손님이 하차하는 그 택시를 타고 버스환승정류장까지.. 그리고 버스를 타고 제주시내로..


제주시청 근처서 지인과 두끼를 가고 스타벅스를 가고, 그리고 용꽈배기에서 꽈배기 구입. 원래 꽈배기, 고로께 안 좋아하는데 지난 번에 먹었다 홀딱 반해버린.....


이렇게 미술관 관람, 지인 만남을 마치고 공항으로..

역시나 또 지연중인 우리의 에어서울.

4:40 비행기는 5:40에 출발했을 뿐이고..



이렇게 제주 일정을 마쳤다.

잠시지만 제주를 거닐었던 그 시간들이 참 좋구나.


그러니까, 요약하면

아침에 눈뜨니 성산일출봉이 눈 앞에 있었고,

미술관 갔다가 친구만나 밥먹고 차마시고 집으로 돌아온... 뭔가 잠시 번화가 나갔다 집에 온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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