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할머니 음식
김밥매니아다.
이것저것 들어간 것 보다는 기본김밥이 최고다.
문득, 참치김밥이 먹고 싶어서 두어번 사 먹었는데 내가 원하는 맛이 아니다. 참치를 듬뿍 넣고 마요네즈를 듬뿍 뿌리고 싶은데..
결국, 내가 만들어 보기로 한다.
생각만 한지 몇 달째였다.
드디어 실행에 옮길 기회가 왔다.
집에 참치는 있어 시금치, 단무지,깻잎을 사왔다.
아뿔사, 그런데 집에 김이 없다.
자고로 ‘김’이란 쌀처럼 집에 항시 구비되어 있는 식료품인 줄 알았는데..
다시 김을 사러 나선다.
집 앞 마트에 가니 마트 PB상품이 10장에 2,990원다. 식료품 브랜드의 김은 10장에 3,990원이다.
김이 이렇게 비싸다니!!!!!!!!
물가에 다시 한 번 놀란다.
김을 사면서, ‘아차’하고 오이도 산다.
드디어 공장 가동 시작해 김밥 10줄을 만들었다. 그리고 공장폐쇄 수순이다.
직접 만들었다는 것에 ‘의의’가 있을 뿐 기대만큼 엄청 맛있지도 않고, 재료비외 노동력 생각하면 답은 하나다. 단무지도 이천얼마 정도 주었고, 적당량이 있을 줄 알았는데 딱 13줄 들었다. 물가 무엇?
꽤 남을 줄 알고, 단무지 무침도 만들어야지 했건만.... 했건만...
약은 약사에게 처럼, 김밥은 김밥집에서!
외할머니의 김밥은 너무 맛있었다.
특별한 재료를 넣지도 않는데 내가 먹어 본 김밥 중에서 최고의 맛이다. 이제는 다시 맛 볼 수 없는.
따라해봐도 할머니 맛이 나지 않는다.
늘 ‘김밥’하면 외할머니가 떠올랐다.
할머니가 계실 적엔, 김밥을 먹을 적 마다 ‘할머니 김밥이 진짜 맛있는데’란 생각을 했었고, 이젠 ‘더 이상 먹어 볼 수가 없네’란 아쉬움만 남는다.
안 그래도 김밥을 먹으며 엄마도 ‘할머니 김밥이 맛있었는데, 할머니가 김밥 만드느냐 많이 힘들어 했어’ 하시길래,
‘아니, 그럼 왜 그리 김밥을 만들었어?’ 물으니
‘식구들이 잘 먹으니까’...
아,아...
할머니는 식구들 생각으로 그리도 많이 만드셨구나.
무슨 특별한 일이 아니어도 할머니 김밥을 꽤 먹었던 기억이 있는 것은 다 할머니의 마음이었다.
할머니의 마음까지 들어갔으니 그 맛은 흉내조차 낼 수도 없겠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