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드라이버를 꿈꾼다.
면허는 아주 오래전에 땄다.
그 동안 장농에 있다가 4년전쯤 연수를 받았다.
그리고 집과 외가댁만 수차례 오갔다.
기계처럼 길을 외워서 다녔다.
집에서 외가로 가는 길은 고속도로, 터널, 대교를 다 지나고 시내를 관통한다. 거의 모든 걸 다 경험해 볼 수 있는 길이다. 혼자 다녀본 적은 두세번이고 늘 기족이 같이 동행했다.
이렇게 다니는데도 집 앞에 마트가 선뜻 가지지 않았다. 수년간의 습관대로 걸어가는게 편했다.
그리고 잠시 운전할 일이 없다가,
일로 지방을 다닐 일이 있었다.
이때는 같이 일하는 실장님이 동행을 했다.
가족아닌 타인이 내가 운전하는 차에 타 본 최초 경험이었다. 실장님은 운전의 베테랑이었다. 내가 주로 고속도로를 달리고, 실장님은 시내나 마트를 가녔다.
그럼에도 내가 운전을 한다고 말하기도, 못한다고 말하기도 애매한 상황이었다. 주차를 거의 해 본 적이 없다. 늘 동행인이 주차를 하곤 했다.
올해 초, 동생이 쓰던 차를 인수할 기회가 생겼다. 내가 굳이 차가 필요한가, 안 그래도 머리가 복잡다다한 시기였는데 고민고민하다가 일단 잠시라도 타보기로 했다.
20분 거리 출근길을 나름 주 2-3회 가지고 다니고 주차를 스스로 해보고 하니 조금씩 자신감이 붙었다. 집 근처 마트도 다니고 했다.
그런데, 어제 저녁 지하 주차장에 주차하다가 조수석 손잡이를 기둥에 긁혀 망가뜨렸다. 주차장의 앞쪽 자리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는데, 여유있게 비어 있는 곳도 많은데 굳이 좁은 앞쪽에 주차하겠다고 하다가 사단이 났다. 가슴이 쿵쾅거리고 어떻게 처리를 해야 할지를 모르는 상황이 답답했다.
일단, 차를 인수하면서 블랙박스, 후방카메라를 설치한 곳에 물어보라고 한다.
뭐, 다른 차를 박은 것도, 차를 심하게 망가뜨린것도 아니니 괜찮다고 스스로를 위로했는데 밤이 되니 맘이 더 심란하다. 인터넷에 검색해봐도 적당한 정보가 없어 급기야 자동차까페에 가입해본다.
하나씩 알아가면 되지만 이러한 상황에 큰 낙담이 온다. 앞으로도 차에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해야 할까란 걱정까지 같이 사서 한다.
눈물까지 날 것 같았다. 가슴은 쿵쿵거렸다.
오늘 일단, 차를 처음에 손 본 곳은 부품이 없고 센터에 가라고 한다. 센터를 알아보니 돈을 들여서 수리하면 된다. 인터넷 까페를 통해 알게 된 수리전문점에도 알아봤다. 별 문제 아니다. 그래도 씁쓸하고 속이 쓰리다.
나의 소박한 바람은 이 차를 가지고 올 늦가을에 제주에 내려가서 좀 머무는 것이다.
용기를 잊지 말기를,
그리고 바람이 꼭 이뤄지기를!
주차장 자리에 집착하지 말고 절대 무리수를 두지 말자, 명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