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너겟의 추억
블현듯 튀김옷이 많지 않고, 또 완전 바싹 튀겨진 상태도 아니고, 후추가 쏠쏠이 있는 그런 치킨이 먹고 싶었다.대체 뭐지, 뭐지, 어디 치킨이지 하면서 두뇌를 풀가동시킨 끝에서야 비로소 정답을 찾았다. 바로 KFC의 오리지널 치킨!!!, 크리스피도 아닌 오리지널 치킨이었다. 그렇지, 역시 치킨은 오리지널이지. 케이에프시세권에 살아서 바로 나가서 사왔다. 요새 블랙라벨이니, 갓양념이니 계속 새로운게 나올적마다 호기심에 사 먹었었다. 그러기에 오리지널치킨은 정말 오랫만이었다. 얼마만큼이나 오랫만인지 가늠이 안 될 정도다.
내가 기대했던 것보다 더 바싹 튀겨져서 좀 아쉽긴 했지만 간만에 추억이 돋았다.
내가 KFC를 처음 간 것은 중학교 1학년 때였다. 당시 치과를 동부이촌동으로 가게 되었는데 치과가 있는 곳의 1층에 KFC가 있었다. 중학교 1학년때부터 낯선 곳에도 잘 들어가고, 주문도 잘하고, 혼자 잘 먹기도 했다. 이 모든 것이 호기심의 힘이었다.
뭔지도 모르고 일단 들어갔다. 또 뭔지도 모르는 ‘너겟’이라는 메뉴가 보인다. 무려 몇 조각이라길래 묻지도 않고 시켰다. 난 이런식으로 호기심비용을 참 많이 지출했었지..
이게 치킨이 아니고 뭐 이상한 것이면 어쩔려고 무작정 시켰는지 모르겠다. (아, 비스킷이란 것은 정말쿠키 같은 건 줄 알고 시켜봤는데 왠 빵이 나왔었지.. ㅎㅎ)
몇 조각이긴 한데, 너무 작은 사이즈라 실망을 했지만, 그 너겟이란 생소한 이름을 가진 작은 조각을 한 입 먹는 순간, 이것은 천상의 맛이었다. 정말 눈이 번쩍 뜨일 정도로 맛있었고, 한동안 치과를 갈 적마다너겟을 즐겼다.
그리고 꽤 오랫동안 너겟을 잊고 살았다가,
간만에 생각이 나 사먹어보니, 너겟은 그냥 추억의 맛이었다. 앞으로는 굳이 돈을 내고 사먹고 싶지는 않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