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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2020

134. 크렘 브륄레

by 자작공작

2007년 1월, 유럽여행을 갔었다.

파리에서 민박을 하는데 '레옹'이란 음식점을 추천 받았다.

홍합찜이 주메뉴이다.

점심때를 맞춰갔더니 런치 메뉴가 있었다.

메인메뉴와 디저트로 구성이 되어 있었다.


디저트에는 치즈랑 뭔지 모를 것들이 있었다.

당시 치즈는 썩 즐기지 않았었고, 그 뭔지 모를 것들 중에 뭔지도 모르는 것을 무작정 시켰다.

늘 메뉴의 선택에 용감하다.

홍합찜을 먹고, 만난 뭔지 모를 메뉴.

'아, 이것 또한 천상의 메뉴였다.'

그리고, 그 이후로도 난 이 디저트의 이름을 몰랐고, 이 디저트가 먹고 싶어 파리, 아니 더 정확히는 파리의 레옹이 가고 싶었다.

솔직히, 여행지로서 파리는 내게 큰 매력이 없었다.

몇 년 전에도 파리에 실망했지만, 그래도 혹시나 하는 기대감으로 다시 갔는데, 역시 파리는 그다지 내 취향의 도시가 아니었다.


2년 뒤, 친구가 있던 뉴욕으로 여행을 갔었다.

그 때, 친구에게 막 설명을 했고, 난 그것을 먹으러 '파리'가 가고 싶다고 했다.

친구는 뭔지 궁금해 했고, 파리 레옹을 검색해 그 디저트가 '크렘브륄레'라는 것을 알아냈다.

그러고보니, 난 왜 그 메뉴의 정체를 알아볼 생각조차 하지 않았나 싶다. 그냥, 그 메뉴는 파리의 '레옹'에만 있다고 생각을 했고, 레옹을 가야만하다고 생각했을 뿐이다.


친구는 내게 강펀치를 날렸다. '뉴욕에 없는 게 어딨어?'

그런데, 크렘브륄레는 없는 게 없는 뉴욕에 있을 뿐 아니라, 꽤나 흔한 디저트였다.


내가, 정말 마음만 먹었으면 서울 어디서도 찾아볼 수 있었을 것이다.

파리에서 뭔지도 모르면서 접한 후, 내가 좋아하고 즐기는 디저트가 된 크렘브륄레..

특히나 위에 설탕을 토치로 녹여 굳힌 그 부분을 난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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