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보러 다니는 것을 좋아했다.
뮤지컬, 연극, 클래식, 국악 등 장르 불문하고 공연이라면 다 좋아했었다. 공연장을 좋아했고, 여기저기 공연장을 다녀보는 재미도 있었다.
너무 많은 공연 등을 봤는지, 언제가부터 공연이 시시해졌고, 공연장이라면 어디든 거침없이 다니던 내가 때로는 초대권이 생겨도 안 가게 되었다.
다양한 공연 장르 중 관심이 제일 적었던 분야가 콘서트였다. 소극장이나 적당한 규모의 공연장은 괜찮았는데 체육관에서의 콘서트는 별로였고 초대권이 아닌 이상 가 보는 일이 없었다.
그런데,
공연장에 대한 흥미는 여전하지만,
공연에 대한 흥미가 점점 줄어들 때,
제일 관심이 없던 콘서트가 내 관심사가 되었다.
틀에 맞혀진, 짜여진 공연이 아니라, 관객들과 바로 호흡하는 콘서트에서 내가 에너지를 얻었다.
물론 콘서트도 짜여진 공연이긴 하다.
그럼에도 가수의 행동에 따른 팬들의 반응, 또 열렬한 응원들, 그 안의 상호 작용하는 공기를 좋아했다.
일상이 무료해질 때, 티켓 예매 사이트의 콘서트 섹션에 가서 그 즈음에 하는 콘서트를 예매해서 다니곤 했다. 예전엔 가장 싼 좌석은 삼사만원 정도였는데, 언제가부터는 가장 싼 좌석도 거의 십만원 정도가 되었다.
가수나 노래를 듣기 보다는 공연장의 느낌, 그리고 팬들의 호응들을 보는 것이 좋아서 뒷쪽 좌석이 내겐 최적의 장소였다.
가수가 물을 마시는 모습에 환호하는 팬들의 모습이 즐거웠고, 언제가부터는 가수의 행동에 곧 팬들이 이렇게 반응하겠지를 예측하고 그 반응을 즐겼다.
마치 내가 가수에게 감정이입이라도 하는 느낌이었다. 팬들이 가수의 이름을 외칠때, 끝없이 앵콜을 외칠때, 모든 무대를 마치고 퇴장하는 가수를 볼 때, 무슨 생각을 할까, 기분이 어떨까, 는 생각이 늘 들곤 했다.
배우들도 자신의 배역에 몰입해서 연기를 하지만,
완연히 자신의 무대를 만드는 가수가 가장 멋진 것 같고 다음 생에는 가수가 되면 좋겠다란 생각까지 들었다.
어느덧 내 취미는 공연보기가 아니라 콘서트 보기가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다른 때와 별다른 바 없이 콘서트티켓을 예매했고,
표를 예매할때도, 콘서트를 갈때도 전혀 상상조차 할 수 없던 일이 내게 생겼다.
언제가부터 콘서트 가는 것을 즐겼는데,
다 이런 일이 생길 운명이었던 것인가.
만나야 할 일은 만난다 인가, 하하.
이 콘서트 이후,
난 여전히 콘서트를 좋아하지만,
다른 가수의 콘서트는 좀 시시하게 되었고,
본의 아니게 취미생활인 콘서트 가기를 잘 못하게 되었다. 그리고 정말 많은 새로움을 경험하게 되었다.
아, 아, 콘서트 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