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구로쇼쿠도를 가고,
음식을 먹고,
추억을 회상한 것이,
내가 ‘식’에 관한 기록을 남겨야 겠다 생각한 계기였다.
4년전, 제주도에서 일행들과 가고 싶었던 마구로쇼쿠도에 갔다. 4명이라 다양하게 주문을 했었고, 그 순간에 정말 맛있게 먹었다.
곧, 다시 가고 싶었지만, 기회는 쉽지 않았고, 잠시 문을 닫았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그 마구로쇼쿠도가 서울에 오픈을 했는데, 오픈 시간이 무려 11시~3시였다.
평일에는 염두도 못내고, 휴일에는 굳이 가기 싫고,
또, 작년부터 코로나로 식당서 음식을 취식하는 행위는 되도록 자제했었다.
그러다 보니, 참 남들은 식당도 여행도 잘 다니는데, 나만 지나치게 공포를 느끼나 싶었는데,
내 안전에 있어서는 과함이 지나치지 않는다.
내게, 갑자기 '방학'같은 시간이 생겼다. 전혀 생각지도 못한..
인생이라는 것이 시나리오대로 흘러가진 않지만, 이런 시나리오는 처음 봤다.
난, 6개월 단기계약으로 근무중이었다. 1월 초가 계약기간 만료였으니, 내 입장에서는 다음을 준비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러던 중, 11월 중순 여러모로 내게 괜찮은 곳에 공고가 있었고, 난 채용에 합격 되었다.
내가 기존에 일하던 곳은 12월 중순부터 바빠지고, 바빠지는 시점에 빠지는 미안함은 있지만,
바쁜 일을 다 끝나고 계약이 끝나는 것도 아니고, 난 바쁜 시기의 중간에 계약이 끝날뿐이다.
내게 조건이 좋은 일자리가 1월 초까지 나를 기다려주지 않고.. 타이밍이란.
내 입장에서는 일하고 있는 곳의 마무리를 위해, 다음 일터의 출근일도 나름 여유롭게 잡아 둔 상황이다.
내 다음 거처가 정해진 날, 11월의 어느 화요일 오후, 난 팀장에게 말했다.
"제가 다음주 월요일까지만 근무가 가능합니다." 알겠다고 하더니, 잠시 후에 뜬금없이
"불편하시면 오늘까지 나와도 되요"
"네??, 전 굳이 불편하지 않는데.. 그러면 내일까지 나올께요. 짐도 정리해야 하고"
"짐은 나중에 들려서 가져가도 되요."
그날따라, 난 저녁에 어디를 잠시 들렸다 와야 했고,
짐이야 별로 되지도 않지만, 들고 돌아 다녀야 하니..
사무실이 집앞도 아니고, 1시간씩 걸리는 곳을 짐을 가지러 굳이 나가야 할 이유가 있는지..
그러나, 더 뭐라 말 섞기도 싫고 그렇게 나는 갑자기 화요일에 퇴사가 되었다. 퇴사를 몇 번 해봤지만 이런 퇴사는 처음이었다. 너무 급퇴사라 퇴사실감이 나지도 않았다.
"아, 불편한 건 내가 아니라 팀장 당신이군요"란 말은 혼자 삼켜버렸다.
내 출근일은 다음주 수요일이었고, 그렇게 난 갑작스런 방학을 맞이하였다.
(이럴 줄 알았으면, 이 주 수요일을 출근일을 해도 될 뻔..)
속초나 부산, 어디 바람이라도 쐬러 갈까 하다가, 첫출근을 앞두고 혹시나 코로나나 아니면 자가격리 등의 대상이 될까 얌전히 있자고 했다.
그럼에도 꼭 하고 싶었던 하나는 해야겠기에,
평일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날, 꼭, 너무나 다시 가보고 싶던 마구로쇼쿠도에 갔다.
제주가 아닌 서울.
11시 오픈인데, 대기줄을 피하고자, 20여분 일찍 도착했다. 웨이팅 리스트에 입력을 하고 주변을 서성이다가 10분 전에 가봐도 아무도 없고, 심지어 5분 전에 가봐도 아무도 없고, 11시에 나 혼자 입장했다. 왠지 민망한;;
그러나, 이내 식당은 꽉 찼다.
이것도, 저것도 먹고 싶지만, 혼자인 아쉬움을 달래며 고민끝에 하브동 주문.
첫번째 손님이라고 접시에 무엇인가를 내어주었다.
내가 이것을 알고, 이것을 목적으로 아침부터 서둘렀으면 몰랐을까,
서프라이즈 같았지만, 왠지 모르게 부끄러웠다.
대체 이 부끄러움은 무엇이었는지..
음,, 하브동을 먹는데, 뭔가 되게 맛있지 않다.
문득 2017년 그 때의 추억을 떠올린다.
모든 순간이 완벽했었던 그 때의 제주,
함께 했던 그 시간이 너무 좋았고, 먹은 음식이 모두 맛있었던...
육지로 돌아오니, 그 시간이 꿈이 아니었나 싶었던...
당시, 돈까스와 생선까스 등을 파는 음식점을 갔는데, 생선까스에는 내가 많이 예민한지라 잘 안시키는데, 다른 사람이 시킨 것을 한 점 먹었는데, 너무 맛있었다. 꼭, 다시 가야지 했는데, 효리네 민박에 나오는 바람에;;;;
한 번 점심 무렵에 갔다가, 그 날 예약이 다 마감이라는 비보를 듣고 발길을 돌렸었다.
아.. 2017년 그 때, 제주에서의 꿈같은 시간 덕분에 음식을 맛있게 기억했던 것일까, 라는 물음표,
그리고 잠시나마 추억회상으로 행복한 기분을 가지고 식사를 마쳤다.
그런데, 다음 날, 그 허브동이 다시 생각나는 것 아닌가, 아,아.. 난 이런 경우가 종종 있다.
내게 맛있는 음식은, 먹는 순간 눈이 번쩍 뜨이거나, 먹을 땐 몰랐는데, 다음날 정도 바로 다시 생각나는..
여긴 후자였다.
가서 다른 메뉴들도 다시 다 먹어보고 싶다..
다시 가고 싶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