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그 서막

by 자작공작

1월 13일 목요일,

난 진짜 스트레스가 폭발했다.

강아지를 데려다 놓아도 일을 더 잘하겠다.

진짜 무능해도 너무 했다. 거기다가 경우 없음까지 아주 고루고루 갖추었다.


본인은 여기저기 쓰레기 만들고 있고, 난 뒤에서 그거 다 치고 있는데... 본인이 쓰레기를 만들고 있는지, 내가 뒤처리를 다하고 있는지 조차 모르고 있으니...


스트레스로 인한 것인지 무릎에 느낌이 있었다.

그래서 연골 주사의 효과를 의심하던 중이었다.


그럼에도 큰 문제는 아니고 좀 신경이 쓰일 정도였는데, 밤사이 난 지난주 느꼈던 통증과 똑같은 통증을 느끼며 잠을 못 이뤘다. 새벽에는 쩔쩔매었다.


금요일 아침, 출근을 안 하고 병원가면 딱 좋겠는데 오늘까지 마무리 되어야만 하는 일이 있다.


옷을 갈아 입다 보니 오른쪽 무릎이 ‘살짝’ 부었다. 그래도 대수롭지 않았다. 급한대로 찜찔팩을 챙기고 운전을 해서 출근했다.


나름 인터넷 조사로 내 경우에는 온찜질을 해줘야 한대서 사무실에 있는 전자렌지로 뎁혀서 틈틈이 무릎에 올려두었다. 나중에 돌이켜 보니 어쩌면 이게 더 화근이었을지도 모른다.


불편함은 계속 있으나 아침에 비해 크게 가중되지 않았다.

퇴근하고 무사히 운전은 해서 집에 왔는데,

병원을 가보자니 저번보다 시간이 더 늦어졌고,

(전에는 전철역에서 바로 병원까지 걸어가면 되었는데, 차로 출근을 해서 집으로 온 관계로 집에서 전철역 그리고 병원까지 걸어가야 하는 상황이었다)

진료를 볼 수 있는지 확실치도 않은 상황에 10분씩 이 무릎으로 걸어가기가 부담스러웠다. 그렇다고 운전하기는 더 무리같았다. 택시를 부르고 기달리고 할 시간에 난 걸어서 병원에 도착할 수 있고 접수 마감은 4시 30분이라, 지체할 시간따위는 없었다.


괜찮겠지, 아무일 없겠지, 하면서 잠깐의 망설임 끝에 집으로 들어왔다.


다리는 꽤 절뚝거렸다.

아침보다 무릎이 더 부었다.

그래도 난 저녁을 먹고 빨래를 하면서 저녁시간을 보내고, 가족톡방에서 무릎이 부어서 불편해요 하며 수다도 떨었다.


자고 나면 괜찮아지기를,

그러기를 간절히 바랐다.


그러나 난 직감적으로 알았다. 나의 바람이 이뤄지지 않을 것임을.


작년 갑작스런 허리통증으로 며칠을 제대로 걷지도 못하고 근 한달 정도를 통원하며 치료 받았다.


아침에 옷갈아입다 갑자기 허리에 든 묵직한 느낌,

그 날은 아예 움직일 수가 없어서 병원에 갈 수 조차 없었다.


병원에서 늘 회복력이 빠르다는 말을 들었던지라, 그날 이 밤을 자고나면 괜찮아 지겠지, 했는데 다음날 눈을 뜬 순간 내가 마주한 것은 깊은 절망감이었다.


토요일 새벽, 난 다시금 절망과 마주하는데,

작년의 절망감과 비할바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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