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입원으로 가는 길

by 자작공작

이런 비유가 참 그렇긴 하지만,

공판기일에 형이 확정되면 그 자리에서 바로 구치소로 이송된다고 한다. 입원을 하겠단 내가 바로 그 처지가 된 것 같았다.


입원을 한다니 난 몇 가지 절차를 마치고 바로 입원실로 들어가야 한다.(코로나시대라 한 번 병동에 들어가면 일종의 감금상태가 된다)


잠... 잠시만요..... 저 잠깐 집에 갔다가 다시 올께요..

입원이란 내 선택지에 아예 없던 옵션이었다.

1. 오늘 치료 했으니 오늘 지나면 진정된다.

2. 세 번 정도 ‘간단히’치료하면 된다.


가 내 상상의 범주였다.

봉소염 학습자료에 1~2주 입원이 필요하단 말은 절대 나랑 무관이라고 여겼다. 입원을 안 할 수는 있지만 최소 토요일까지 매일 집중치료다.


일단, 병원 맞은편 스타벅스에서 아이스커피 한 잔을 샀다. 머리가 심난하고 속이 답답하다.


집에 가서 물건을 챙긴다.

뭘 챙겨야 할지 모르겠다.

칫솔과 치약, 스킨과 크림, 휴지, 속옷, 핸드폰 충전기, 읽던 중인 책 한권, 물.. 정도를 넣었는데 엄마가 ‘수건’그런다. 아차차차차...

이렇게 짐보따리를 들고 병원으로 다시 왔다.


원래 집을 간 가장 큰 목적은 ‘샤워’였다.

그렇다. 샤워는 실로 내게 중요하다.

금요일 저녁 이후로 못했고, 입원하는 동안 제대로 하지 못할텐데..


물을 좀 빼고 깁스를 해서 그런가.

정상적인 걸음은 아니고, 오른쪽 다리를 사선으로 한 상태에서 걸을 뿐인데 잠시 내가 착각했나보다.

집에 오니 샤워를 할 상태가 아니다.

게다가 무릎 통증과 더불어 물 빼려고 주사 넣은 곳이 욱신거린다. 여기 주사자국도 있고, 몸 상태도 그렇고 샤워는 포기다. 그래서 바로 병원으로 돌아왔다.


엄마는 이제 엄마 병원에 가야 한다.

이제부터 난 혼자다.


아까 피검사 결과를 기다리느냐고 앉아 있을때, 어떤 아주머니가 보관사물함을 못 열어서 직원을 부르고 그런다. 이 소동이 있기 전까지 존재조차 몰랐던 보관사물함이다. 그 존재를 알려주라는 하늘의 뜻이었나..


난 바로 짐들을 그 보관사물함에 넣고 입원절차를 시작한다. 첫번째 관문은 코로나 검사이다.

신속항원검사와 pcr검사를 다 해야 한다.

음.... 검사는 생각 이상으로 아주 나쁘지 않았다.

그렇게 두려워 할 이유가 없었다.

일단 신속항원검사에서 음성이 나와 다음 관문으로 간다.


입원수속실로 가서 입원에 필요한 검사등의 비용 약 23만원을 지불했다.


2층에 가서 흉부, 심전도, 소변 등의 검사를 하고 또 피검사를 한단다. ‘아까 피검사 했는데 또 해야 하나요?’, 잠시 알아보더니 검사가 더 많아 해야 한단다. 그렇게 4번째 피를 뽑기 위한 주사바늘이 몸으로 들어온다.


이 검사가 끝나고, 보관 사물함에서 짐을 꺼내 엘리베이터를 타고 6층으로 온다. 유리문 앞에서 버튼을 눌러 호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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