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입원 첫째날

by 자작공작

안에서 문을 열어주고 난 병동안으로 입성한다.

누군가 내 옆으로 와서 무거운 거 들면 안 좋다면서짐을 들어주고 병실로 안내해 준다. 내 짐을 정리해주려고 가방을 봤는데 물, 물, 물 뿐이다. 어 물이 들어 이렇게 무거웠구나.. 하신다.


나중에 내가 물 둔 곳을 보니 웃길뿐이다.

어쩜 사이즈별로, 물만 들고 왔을까.


슬리퍼, 슬리퍼는 없어요?

슬리퍼 꼭 필요한데.


아.... 슬기로운 병동생활의 절대 필수 요소는 ‘슬리퍼’였다. 아차차차차차....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버티듯 난 신고 온 슬립온이 있어 이걸루 버틴다.


옷을 갈아입고,

입고 온 옷은 장에 넣는다.

이 옷들은 이제 퇴원하는 날에나 꺼내 입겠지..


조금 뒤에 날 안내해주신 분이 오더니 속옷을 다 벗었냐고 한다.. 네?? 왜여??... 아, 수술 아니지 하신다.


항생제 검사를 하고 또 한다.

원래 입원을 하면 1세대 항생제를 하루에 3번 맞고,

통원을 하면 3세대를 하루 1번 맞는다 했는데,

원래 맞기로 한 1세대가 아니고, 3세대도 아닌 항생제를 하루 한 번 맞게 된다.


의사가 다녀간다.

상태를 보고, 얼음팩과 다리 올려 놓는 것을 주라고 한다.


아니 대체 왜일까요? 라는 말에

의사는 봉와직염인데 혹시나 무좀이 있을 수도 있단다. 아니요, 저 없어요;;;; 발을 이리 저리 본다.


그리고 봉와직염이 보통 발에서 올라가는데 무릎에서 이런 경우는 ‘무려’ 처음 봤다고 한다.. (네, 안그래도 봉소염 학습자료가 죄다 발이더라구요..)


처음엔 무릎 주위만 타원형으로 열감현상이 보였는데, 이게 밑으로 조금씩 퍼지더니, 종아리 전체로 퍼져있었다. 원래 통원을 한다 했을 때, 의사가 열감이 시작된 곳부터 계속 표시를 하라 했다.


신이시여, 당신은 내 오른 무릎을 만들때 대체 무엇을 주신 걸까요.


기다려도 의사가 주라는 물품을 주지 않는다.

간호사를 불러서 물으니 바로 가져다 준다.

내가 잘 챙겨야만 한다.


잠시 후, 저녁이 나온다.


아침 10시, 아무 것도 먹기 싫었으나 병원에서 급허기질까 빵 한쪽을 먹었다. 그리고 낮에 마신 커피 몇 모금, 그게 이제껏 먹은 음식의 다다. 저녁식사가 그리 반가울 수 없었다.



저녁을 먹고 양치를 하려 밖으로 나가보니,

다른 2인실이 통으로 비어 있고, 다인실도 군데

군데 비어있다. 코로나로 간격을 두어서인가? 그러기엔 꽉찬 다인실도 있고.


병실에 오자마자 난 다인실이 나면 옮겨 달라는 말을 해 둔 터였다.


병원의 수익구조는 모르겠지만, 병실을 무조건 상급병실을 권하는 건 아닐텐데..


특실만 있다고 했다가,

잠시 뒤 다시 물으니, 확인의 오류인지, 금새 2인실이 있다 했는데... 이때도 뭔가 싶었지만..


지금 내 눈앞엔 완전 빈 2인실, 그리고 군데군데 다인실 빈침상이 있다. 간호스테이션에 가서 물어보니 다 수술환자 예약이라 한다. 아무래도 수술전문병원이고, 빈 병실이 있어서 수술 예약이 되는 구조일테만..... 그래도 선입선출이어야 하지 않나?


난 일단 1주의 견적을 받았고, 1주가 비어있는 침상은 없는 걸루 이해하기로 한다. SRT로 부산에 가려는데 수서-세종까지로 모든 표가 예약되어 있으면 세종-부산까지는 빈자리가 텅텅 비어 있어도 수서-부산까지 예약할 수 없는 이 원리겠지?


일찍 잠을 청하기로 한다.

쉽사리 잠이 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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