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입원 둘째날

by 자작공작

꽤나 뒤척이다 잠이 들었다.

원래 집 밖에서 첫 하루이틀은 잘 못자는데,

너무 낯선 곳이고, 밤이라 해도 문 밖의 불빛과 이런 저런 소리들이 있다.


잠시나마 깊은 잠에 빠지고 아직 한밤중 같은데 여기서의 하루는 시작되었나보다.


아직 잠결인데 혈압을 재고, 주사를 놓는단다.

잠결임에도 무슨 주사요? 하니 진통소염제란다.

잠결에 혈압재기와 주사, 모든게 이뤄졌다.


밖이 좀 더 분주한 듯 하다.

아직 한밤중만 같아 눈을 뜨기 싫은데 실눈을 뜨고 보니 6시 12분이다.


1시간 정도 뒤에 또 주사를 놓는다고 온다.

진통소염제와 붓기빠지는 주사란다.

네? 1시간 전에 진통소염제를 맞았는데 또 맞아요?

잠시만요.

확인하고 오더니 붓기빠지는 주사만 준다.


잠결에 확인한 나를 칭찬한다.

여긴 실로 내가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하는 곳이다.


밤에 눈이 왔다는데, 창가쪽으로 가보다가 옆 침대의 어르신을 처음 마주쳤다.

바로 인사를 드리니,

내가 어제 병동에 들어온 순간부터, 잠시 병실 밖을 나갈때 나를 보던 수많은 눈빛과 표정이 했던, 그 말을 토씨 하나 안틀리고 하신다.


‘아이구, 젊은 사람이 어쩌다가..’


젊음, 청춘은 마음먹기 나름이라지만,

그래도 젊음, 청춘하면 상징적으로 떠오르는 연령대가 있지 않은가... 나는 그 연령대에서 두어발자국 떨어져 있지만, 여기서는 꽤나 젊은 축에 속한다. 비록 평균 나이를 드라마틱하게 내려 줄 젊음은 아니지만..


그래서 그런가,

아직 미숙해보이는 간호사의 대상으로 나를 삼은 것인가... 요새는 몸에 바늘을 꽂아두고 여기로 계속 주사를 투입한다.


어제 이걸 하기 위해 왔는데 뒤에서 선임(으로 추정되는) 간호사가 슬쩍 보다가 본인이 마무리 한다.

아,아... 혈관을 제대로 찾아보지도 않은 채 손등에다 했다. 영 불편하다.


저녁에 어설퍼 보이는 간호사가 주사를 놓으러 왔는데 계속 어설프다. 남들은 한번에 잘하는데 번번이 버벅거린다. 안 그래도 세균감염인데, 더 감염될까 공포스럽다고요..


오늘은 항생제를 맞고 손등이 영 불편하니 빼고 다시 해 달라고 했다.


항생제를 맞고 붓기빠지는 주사를 맞고,

점심과 저녁을 먹었다.


간호사가 pcr음성이라고 알려주고 간다.

신속항원이 100% 정확하지 않아서 pcr까지 해야 한다는데, 일단 신속항원 결과 보고 입원은 하는데 만에 하나 pcr이 양성이라면 병원이 대혼돈이 생기겠지?


저녁을 먹기전 의사가 다녀 갔다.

붓기는 조금 더 빠졌고, 열감은 그대로다.

상태를 보더니,무릎을 굽혀보라고 한다.


어... 어..... 안 굽혀진다.

완쪽 무릎을 해보라니 왼쪽은 자유자재로 움직여진다. 걷는 것이 불편한 것만 생각했는데, 이건 또 새로운 국면이다. 정말 당황스러웠다.

퇴원하기 전에 재활치료를 받자고 한다.

네????!??? 재활이요?????????

의사가 말할때마다 내가 너무 당황하나..

간단한 거라고 한다.


그리고 하루의 70% 이상을 무릎을 심장보다 높게 올려두라고 한다. 잘때 빼고는 종일 무릎을 올려 두아야 하네?


그리고 바지를 옆이 터져 끈으로 묶는 걸 주라 했다:원래 첫날 말했는데, 안 줬고 나도 굳이 신경쓰지 않았다. 바지를 가져다 주신 분이 수술이냐고 묻는다. 네?? 아니요..


다리 굽히기가 안 되는 것을 자각한 난 사뭇 심각해졌다. 내 왼쪽 다리가 그렇게 나폴나폴 움직일 수 있는지도 처음 알았다.


입원 이틀차에는 슬기로운 병동생활을 보내는 방법으로 브런치에 기록들을 남겼다.


아, 여기 식사로 내 식생활탐구를 해볼까 하는 생각을 딱 0.1초 했다. 병원밥, 그렇게 나쁘지 않은데.. 했는데 그것은 4끼를 먹을 때까지 였다.


베게가 낮아서 영 불편했다.

병원이란 곳은 각 침상당 보급품이 정해졌다.

그래서 혹시나 싶어 물어봤다.


아, 베게요? 낮아서 그러죠. 일반베게 하나 드릴께요. 일반베게를 얻었다. 꽤 큰 득템을 한 기분이다.


원래 침대에 배치된 베게는 일명, ooo표(병원 대표원장) 베게다. 안 그래도 병실 들어올 때 안내장에 리플렛이 같이 껴 있었다.


그러니까 병원에 있는 동안 써보고 좋으면 퇴원길에 사가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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