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서의 둘째날은 더 잠을 못 이뤘다.
더 해메이고 헤매다 잠이 들었다.
둘째날 밤에는 옆에 계신 분이 유독 화장실을 많이 가기도 했다.
또 무릎 주변과 종아리가 너무 가려웠다.
벅벅 긁다보나 두드러기 같은 것이 올라온다.
아..아... 대체 또 왜 이래...
아침에 그 두드러기 같은 것은 다 사라졌는데, 걱정장인인 나인지라, 간호사에게 물으니, 지금 다 괜찮은데요? 혹시 이따 또 그러면 연고드릴께요.
아니, 난 연고가 필요한게 아니라...
이게 또 무슨 안 좋은 징후인지가 궁금한건데..
아빠도 병원 생활을 오래 하셨고, 할머니도 입원을 수차례 하셨고..
입원실을 갈때마다 구석 구석에 보이는 먼지들, 그리고 수많은 면회객 등으로의 산만함 들이 병원이 오히려 병을 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던 것들이 입원을 꺼려한 이유 중의 하나다.
코로나 시대가 준 장점인지, 면회객이 전혀 없어 그 점은 너무 좋다. (나도 수도 없이 그 면회객이었으면서...) 꽤나 쾌적하다.
처음 이 병실에 들어올땐 그래도 깔끔하네, 했는데 계속 있다보니 여기저기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먼지가 꽤 보인다.
그럼에도 내 입원생활은 순탄하게 흘러갔다.
난 멍때리는 것을 잘하고 적성도 잘 맞는 것 같다.
시간이 그냥 순삭이다.
아침 식사부터 밥이 별로라 느껴진 것을 제외하면,
이보다 더 순탄 할 수 없다. 그것이 일이 터질 전조기라도 했나?
아침, 항생제와 붓기빠지는 주사를 준다고 한다.
그런데 내 자리에 링겔 거는 걸이가 없다.
잠시만요, 하더니 나가서 가져온다. 원래 쓰던 밀고 다닐 수 있던 것을 가져 올지 알았는데, 침대에 꽂는 걸 가져 온다.
마침, 난 잠시 화장실 갈 채비를 하고 있던 중이었고, 간호사를 이때 들어온 것이다.
어... 저 잠깐 나갔다 오려 하는데요?
그럼, 잠시 다녀오세요.
화장실을 갔다 오고 잠시 후 간호사가 오더니,
착오가 있어 주사는 2시에 준다고 한다.
그러다 잠시 뒤에 오더니 항생제는 지금 이고 붓기 빠지는 주사가 2시란다.
내 일정표 같은 걸 주면 좋겠다.
여긴 실로 내가 정신을 잘 차려야 하는 곳이다.
오늘은 다시 피검사를 하는 날이다.
항생제를 맞는 중 채혈을 해 갔다.
항생제를 맞으며 평온한 시간을 보내던 중,
전화 한통을 받는다.
하루 종일, 내 몸은 여기 있지만,
내 정신은 전쟁터에 나가 있었다.
난 혼자 있고 적들이 나를 에워싸고 있다.
후발로 내 편들이 근처에 나타났지만 이미 난 너무도 심한 내상을 입었다. 대체 나한테 왜 그래??
울고, 분노하고 지치고 지쳤다.
점심도 한 숟갈, 저녁은 먹지도 않았다.
의사는 오더니 피검사 결과를 혹시 들었냐고 한다.
아니요, 누구도 내게 말해주지 않았는데요?
수치는 4정도로 많이 낮아지고, 백혈구 수치도 상당히 낮아졌다 한다.
오늘이 2일째인가요? 했는데, 난 요일과 날짜 개념을 상실해 버렸다. 여긴 밝아지면 하루가 시작되고 어두워지면 하루가 마감된다. 요일이나 날짜가 중요치 않다.
3일차에 그래도 많이 호전되었다지만,
난 여전히다. 붓기도 걷기도 여전히 불편하다.
그리고 수치도 절반정도 낮아졌지만 난 성에 안 찬다.
아임 스틸 헝그리랄까.
열감 아직, 붓기 다소 호전,
무릎은 여전히 잘 접히지 않음을 확인했다.
의사가 힘으로 무릎을 접지만, 난 너무 아파했다.
이 지점만 넘으면 되요. 하지만 난 아프다.
내일 재활치료를 받기로 한다.
다리 간지러움을 호소하니 혹시나 약때문일 수도 있다 한다. 그러나 지금은 괜찮으니 그 약 그대로 가기로 한다.
퇴원을 다음주 월요일로 이야기한다.
난 1주일 이야기에 토요일이라 혼자서만 생각했고, 의사의 1주일 일정은 월요일이었다.
원래는 되도록 빨리 퇴원하고 싶었는데,
조금 늦더라도 진짜 제대로 걷는 상태로 나가고 싶어졌다. 슬기로운 병동생활도 생각만큼 나쁜편은 아니고.
하루 종일 아주 진이 다 빠졌다.
잘려고 하니 몸이 으슬거린다.
혹시나 싶어 간호사에게 물으니 담요를 준다.
보급품을 추가 득템했다.
그래서 슬기로운 병동생활 활동을 하나도 못했었다.
내 몸 낫게 도와줄 수 없으니, 사람 그냥 두면 되는데 왜 병을 더 얹어 주나요.
대체 뭐가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