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기 위해 죽을 노력을 했다. 발버둥을 쳤다.
시한부 선고를 받거나, 투병 중인 사람에겐 그럴 수 있겠단 생각이 이제야 들었다.
보통의 사람들은, 어떠한 어려움에 있어도 스스로 죽음을 택하지 않는한 살아진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흐르기 때문이다. 정확하고 한치의 오차도 없이.
죽지 않기 위해 발버둥을 친 것일까.. 그렇지 않으면 스스로 죽을까봐.
죽음이 그렇게 쉬운 일일까.. 때론, 그렇게 보이기도 하는데..
얼마전 '신사와 아가씨'란 드라마에서 차화연이 죽어버려야지 하면서..
물에 들어가려니 너무 춥고.. 이래 저래 죽지 못하는 에피소드에..
사람들은 빵터졌는데, 난 공감이 갔고.. 그게 현실아닐까..
얼마전 건강검진을 했는데, 고혈압 확진 이라고 검사를 받으라는 결과를 받았다.
아니.. 고혈압이라고?? 110도 잘 안 넘는 저혈압이었는데..
이게 이완기 혈압이 90이 넘을 때도 고혈압이라고 한다.
그 수치가 99가 나왔다. 그러고 보니, 건강검진 때 혈압을 두 번 재었다.
첫번째에서 높게 나와, 혹시 해서 다시 재본 것일까?
바로 병원을 가서 검진 받기가 두려웠다.
고혈압은 약을 먹기 시작하면 평생 먹어야 한다는데..
거의 1년전부터 시작된 집안일, 내 개인적인 일, 그리고 최근 강아지 일까지...
전에도 나는 잘 살아보려고 하는데.. 계속 안 좋은 일이 겹치며 나락으로..
니가 어디까지 견디나 보자, 라며 나를 시험하는 느낌을.. 인생에서 꽤나 자주 느꼈는데..
이제까지의 문제는 내가 받는 스트레스,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문제였는데..
가족일, 강아지의 일이다 보니 차원이 다르다.
가족일에 현실을 받아들이고, 그럭저럭 살아가는데..
일터에서의 극심한 스트레스로 병원 입원에. 몸까지 망가지고.. 결국 일을 관두고..
그래도 견디며 한숨돌리자 하는데.. 강아지의 발병까지..
정말 너 어디까지 견디나.. 이제까지는 시험이었고, 이제 본게임이야 이런 느낌이다.
결국, 이런 것이 쌓여 고혈압일까..
스트레스를 안 받을 수 없고, 내 주변의 일들과 무관하게 살수도 없는데..
이러한 것이 결국 병을 만들고, 이렇게 악순환인 건가.
이래저래 안정을 찾고 병원을 가야지 했다가.. 또 잠시 잊었다.
집 앞 치과에 볼일이 있어 갔다가 치과 옆의 병원을 보고 기억이 나서 바로 갔다.
두 번 재었는데.. 두번 다 저혈압에 가까운 쪽이었다.
의사는 건강검진 전날 음주를 했는지, 혹은 잠을 못 잤는지 물었다.
건강검진은 늘 시간이 일러 평상시보다 일찍 일어나는 편인데, 이제까지의 건강검진도 그랬고,
이번만 유독 잠을 못 잔 것은 아니었다.
의사는 현재 아무 문제가 없는 것 같다, 라고 했는데.. 그래도 추적이 필요하니 혈압계가 있으면 수시로 재보라 했다. 가끔 건물 같은데 혈압계를 보고 재미로 해보곤 했는데, 이젠 보이면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구나.
참.. 사는게 쉽지 않다.
그러나 시간은 흐르고 흘러 난 살아왔다.
어제는 잠시 도서관에 갔는데.
난 신간쪽과 반납한 도서들을 먼저 본다.
어떤 책이 나왔는지, 또는 요새 사람들이 어떤 책을 읽는가.. 그 중에 볼만한게 있나 탐색을 위해..
반납한 도서를 보다가, '행운이 너에게 다가오는 중'이란 제목만 보고 들고 올 뻔 했다.
내 마음이 참으로 그렇다.
그러나.. 내 취향은 아니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