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저씨'란 드라마가 인생드라마란 말을 많이 듣고, 극찬을 많이 들었었다.
뒤늦게 한번에 다 몰아서 봤는데..
초반에, 이지은이 어쨌든 범죄에 가담이 되는 사실이(절박한 상황에 어쩔 수 없다지만) 불편했고,
드라마 화면이 전반적으로 어두웠다.
드라마에 호평을 만드는 대사와 감정선들을 차치하고나서도, 나한테는 큰 인상이 없는 드라마였다.
최근, 동생네가 내가 어릴 적 살던 동네 근처로 이사를 갔다.
그 곳을 몇 번 가면서, 일부러 뭔가를 연상시키려 하지 않았음에도 자연스레 나의 아저씨가 떠올랐다.
골목길들을 보고, 동네 풍경을 보면서.
내가 너무 기획되고 정형화된 도시에 살고 있었나보다.
아.. 내가 드라마에 큰 감흥을 못 느낀 것은 정서의 문제였구나,싶었다.
어릴적 내가 살던 곳은 골목이 많았다. 가끔 그 골목에서 변태를 마주치기도...
지금은 다 없어지고 고층 아파트들이 빼곡히 들어서 있다.
10대 초반까지 강북지역에서 살다가,
10대 중후반에는 분당으로 이사를 했다.
분당이지만, 당시에는 아무래도 강남에서 옮겨온 사람들이 많았다.
나의 10대 초반친구들, 그리고 10대 후반 친구들은 개인적으로는 다 다르지만,
그룹으로 볼때, 명확히 드러나는 특징이 있다.
마치 강북스타일, 강남스타일이랄까. (싸이의 강남스타일도 이렇게 나온 것일까.)
사는 곳이 정서에도 감정에도 큰 영향을 주는구나.
어떠한 연상작용을 하려 하지 않았음에도,
자연스레 연상된 드라마 나의 아저씨는 알게 모르게 내게 인상적이었구나.
문득 골목이 그리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