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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작공작 Mar 02. 2023

서글픔

마트 앞에 있는 푸드코트에 잠시 앉아 있었다.

노부부가 카트를 끌고 오더니, 자리를 옆으로 좀 비켜달라한다.

주변에 빈 테이블도 있는데, 내심 못마땅하다.

내가 앉은 곳은 바테이블 형식이라 주변 테이블보다 높긴 해서 이쪽이 편했나 싶다.


묻지도 않는데, 내게 말을 한다.

짐이 무거워서 정리를 한다고, 교회 가야 한다고..


네, 건성으로 대답하고 무심히 핸드폰만 보다가 갑자기 카트 안의 장본 물건에 눈길이 갔다.

즉석밥 1박스, 육개장 사발면 1박스, 라면 5개입 2개..

물건들을 보고 문득 서글퍼졌다.


오늘 마트에서 할인하는 품목들이긴 할 것이다.

그들의 삶에 대한 서사를 전혀 알지 못함에도, 왠지 모를 서글픔이 왔다.


단지, 할인을 해서 비상용으로 구매를 한 것일 수도 있을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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