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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작공작 Jun 14. 2023

하루의 운

주유를 하면서 손에 있던 지갑과 핸드폰을 잠시 자동차 지붕에 두었다.

주유를 마치고, 주유기에서 카드를 뽑은 후 지갑에 넣었다.

그리고 주유소를 출발했다.


주유소에서 집까지는 약 5분 정도 거리..

주유소에서 나와 한 번 우회전을 했고, 직진을 하다가 사거리에서 좌회전을 해야 한다.

그 좌회전 신호에서 신호가 걸렸다.

집 앞 사거리는 익숙한 곳이라 다시 신호가 돌아오기까지는 정확히 3분이 걸린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 동안 갑자기, 주유금액이 잘 결제되었나 궁금해서 핸드폰을 찾는데 없다.

가방이고 옆좌석을 다 뒤져도 지갑만 보일 뿐..


혹시, 지갑에 카드를 넣으면서 주유기 위에 두고 왔나,

차를 돌려서 다시 주유소로 가야 하나, 그 사이 누가 가져가진 않았을까..

순간의 시간에 많은 생각들..


그래도 혹시나, 혹시나 싶어서 기어를 잠시 P에 두고, 차에서 내려보니,

맙소사, 맙소사.. 핸드폰이 차지붕위에 그대로..


와.. 진짜 십년 감수했다.


그 타이밍에 갑자기 핸드폰이 생각난 것도,

한 800M를 달렸음에도 핸드폰이 그대로 차 위에 있던 것도.

그리고 내가 신호대기를 해야 하는 시간이 정확히 3분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것도,

정말 모든 상황이 도왔다.


어딘가 떨어지고, 다른 차들에게 밟혀 완전 산산조각 났을 나의 핸드폰..


물건을 잃어버리는 것은 어떤 것이든 난감한데,

핸드폰을 잃어버린다는 그 난감함이 최상급이다.


하루의 운을 다 쓴 기분.

그나저나 내 정신머리 어쩔...

정신 똑띠 차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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