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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작공작 Jun 27. 2023

봉사

몇 군데 단체에서 봉사활동을 해 본 적이 있고, 지금은 한 기관에서 운영하는 봉사활동에 시간이 되는대로 참여를 한다.


내가 나눌 수 있는 것을 나누는 것보다, 봉사에 참여한 사람들의 따듯함이 봉사활동을 꾸준히 참여하는 계기다.


한 곳이 아닌 몇 군데서 해보다 보니, 봉사를 마음 먹고 실행하기 까지 결심한 사람들이어서 그런가,

협동을 요하는, 예컨데 컨베이너처럼 순차적으로 키트를 제작하는 일 같은 것에서 놀랄정도의 협동심을 발휘한다. 매번 기관 관계자들이 작업 속도에 놀란다.


모두가 한마음이어서 그런 것 같다.

순차적으로 자신의 업무를 하다가, 어딘가 병목 현상이 있는 것 같으면 잠시 손이 한산한 사람이 상황을 판단하고 스스로 병목현상이 있는 곳에 손을 보탠다.


한 기관에서 매번 보는 사람들이면 이 사람들하고는 잘 맞아서 협동심이 좋아, 그럴 수 있지만,  몇 몇 기관은 항상 참여하는 사람이 바뀌니, 이는 스스로 봉사하겠다고 알아보고 신청하고 시간을 내어 참여하는 사람들의 속성인가 보다.


나는 이러한 봉사자들에게서 감동과 마음의 위안을 받는다.


몇 년전, 어느 기관의 환경정비 봉사를 간 적이 있다.

봉사 전, 기관 및 현황에 대한 소개를 해 주는데,

어린 아이 사진을 보여주며 몇 살인지를 질문했다.

어려보이는 아이들은 모두 20~30대의 성인이었다.


그들은 기관에서 사는 장애인이었다.

말도 못하고,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누군가가 밥을 줘야 하고, 신생아처럼 24시간 케어를 해줘야 했다.

복지사는 그들은 여러 종류의 약과 수면제까지 복용하고 있음을,약조차 먹을 수 없어서 가루로 만들어 밥에 같이 준다고 했다.


봉사활동에서 돌아와 며칠이 너무도 힘들었다.

내가 모르는 세상에 대해서..


난 유독 대면 봉사가 힘들긴 했다.

최근 봉사활동은 어르신들을 위한 환경정비 및 키트 만들기였다.

코로나 전에는 같이 야외활동을 다녔는데, 코로나때는 재택으로 키트 만들기 봉사가 진행되다가,

최근에는 복지관에 모여서 어르신들을 위한 용품 키트 만들기, 환경정비 등의 활동을 하고,

일부 어르신들을 복지관에 오시게 해서 키트를 나눠드린다.


이전, 같이 활동을 할 때 내가 힘들었던 것은 어르신들의 욕심이다.

조별로 만들기 활동을 할 때 주어지는 재료들을 서로 많이 가지려고 하는 모습,다과를 조금 주면 그것조차 많이 가지려고 하는 모습..


이러한 모습들이 나한테는 힘들었다.


최근에는 키트 만들기 활동을 하고 어르신들이 모여 있는 장소로 왔는데, 한 어르신이 내게 질문을 한다. 이게 초콜릿이냐고..


아침에 복지관에서 봉사자들을 위해 커피 머신과 캡슐을 가져다 두었다.

그 캡슐이 초콜릿인지 질문을 하는 것이다.

이건 커피라고 하니, 커피를 달라고 하신다.

기계에서 커피를 내려드렸다.

조금 뒤에 오더니 설탕이 없냐고 물으신다.

마침, 옆에 복지관 직원이 있었는데, '어머니, 우리 여기 까페 아니잖아요'라고 친근하게 대답을 한다.

역시, 복지관에서 어르신들을 많이 접해본 노련함이다.


이러한 이유로, 난 대면 봉사를 좀 기피하긴 했었다.

봉사자들의 마음은 좋은데, 봉사수혜자의 모습이 아직은 내게 힘들다. 언젠가는 노련함이 생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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