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상사 앞에서의 침묵, 나는 나답게 일하고 있는가?

by 업스트리머

부제 : 그날의 침묵을 넘어서기 위한 작은 결심

키워드 : 1️⃣ 기준, 2️⃣ 태도, 3️⃣ 선택



호출, 그리고 납득하기 어려운 지시


갑작스러운 호출이었다.

“잠깐 들어오세요.”

상사의 자리에는 이미 결론이 내려져 있었다.


현장 상황과 맞지 않는 목표 수치, 검토 없이 밀어붙이는 일정,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까운 실행 계획.


나는 알고 있었다. 이건 무리라는 걸.

팀이 감당해야 할 부담이 뻔히 보였다.


입 안에서 문장이 맴돌았다.

“이 방식은 위험합니다.”

“다른 대안을 검토해야 합니다.”


하지만 결국 내가 꺼낸 말은 이랬다.

“네, 준비해 보겠습니다.”


자리에서 나오는 순간, 나는 묻게 되었다.

"직장상사 앞에서 하고 싶은 말을 삼킨 나, 나는 나답게 일하고 있는가?"




1️⃣ 기준 : 나는 무엇을 중심에 두고 일하는가


그 순간 나는 계산했다.

지금 반대하면 어떤 분위기가 될지,

괜히 까다로운 사람으로 보이지는 않을지,

괜한 충돌을 만드는 건 아닐지.


나는 ‘옳은가’보다 ‘무사한가’를 먼저 따졌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나는 평소에

“현장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말해왔다.

“데이터로 이야기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팀을 보호하는 것이 리더의 역할”이라고도 했다.


그날의 나는

내가 말해온 기준을 중심에 두지 않았다.


상사의 반응이 기준이 되었고,

조직의 분위기가 기준이 되었고,

내 평가가 기준이 되었다.


기준은 결국

그 사람이 어디에 서 있는지를 보여준다.

나는 나의 기준이 아니라

상황의 기준에 기대어 있었다.





2️⃣ 태도 : 나는 결과의 바깥에 서 있지 않았는가


오늘 읽은 책 『제너럴스』

전쟁 속 지휘관들의 사례를 통해

책임의 태도를 묻는다.


실패한 장군을 교체하던 시기에는 결정에 대한 책임이 분명했다.


그러나 실패해도 자리를 유지하는 문화가 자리 잡자, 조직은 점점 ‘무난한 선택’을 반복하게 된다.


책을 읽으며 나는 깨달았다.

문제는 직위가 아니라 태도다.

그날 내가 침묵을 택했을 때 나는 결과의 중심이 아니라 바깥에 서 있었다.


결과가 좋지 않아

“위에서 결정한 일입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자리.


하지만 만약 그 자리에서

조심스럽게라도 문제를 제기했다면,

나는 그 결정의 일부가 되었을 것이다.


책임은 직함이 아니라

자신의 이름을 걸고 말하는 태도에서 시작된다.


나는 혹시 책임을 피하기 위해 침묵을 선택한 건 아닐까.





3️⃣ 선택 : 나는 어떤 사람으로 남고 싶은가


며칠이 지나도 그 장면이 떠올랐다.

나는 정말 겁이 많아진 걸까.

아니면 현실적인 판단을 한 걸까.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날의 선택은 완전히 틀렸다고만 할 수는 없었다.


상사의 의도도 이해하려 했고,

조직 전체의 맥락도 고려했다.


나는 무책임하게 넘긴 것이 아니라 우선 실행하면서 보완하겠다는 판단을 한 것이기도 했다.



그렇다면 문제는 무엇일까.

아마도 ‘말하지 않은 것’ 자체가 아니라

‘나의 기준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은 것’ 일지 모른다.


나는 여전히

현장을 생각하고,

팀을 고려하고,

데이터를 중시한다.


그 점에서 나는

완전히 나답지 않게 일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 기준을 더 분명하게 드러낼 용기가 조금 부족했을 뿐이다.


성장은 완벽한 용기가 아니라

불완전한 상태에서 한 문장을 더 꺼내는 연습인지도 모른다.




다음에는, 나의 언어로


다시 질문해 본다.

"직장상사 앞에서 하고 싶은 말을 삼킨 나, 나는 나답게 일하고 있는가?"


아직은 완벽하지 않다.

상황을 고려하고, 관계를 계산하고, 때로는 침묵을 택하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안다.

내가 무엇을 기준으로 삼고 싶은지,

어떤 태도로 일하고 싶은지.


나는 무모해지고 싶은 것이 아니라,

나의 기준을 잃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다.


다음에 비슷한 지시를 받는다면

나는 이렇게 말해볼 생각이다.


“말씀 주신 방향에 동의합니다.

다만, 현장에서 이런 리스크가 보입니다.

이 부분만 보완하면 더 좋겠습니다.”


완벽한 반대가 아니라 나의 기준을 담은 한 문장.


그 정도의 용기라면

지금의 나도 낼 수 있을 것 같다.


그날의 침묵을 완전히 부정하지는 않겠다.

하지만 그 자리에 조금 더 나를 보태보기로 한다.


아직은 부족하지만, 그래도 나는 조금씩, 나답게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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