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는 늘어나고, 보고서는 더 촘촘해졌다.
새로운 전략도, 새로운 시스템도 계속 도입된다.
그런데 이상하다.
우리는 분명 바쁜데, 정작 어디로 가는지 선명하게 말하지 못한다.
“그래서 우리는 지금 어디를 향해 가고 있죠?”
이 질문에 단번에 답할 수 있는 조직은 얼마나 될까.
최근 읽은 『자기다움 리더십』은 이 혼란을 ‘경계가 무너진 시대’의 문제로 설명한다.
산업의 구분도, 직무의 경계도 흐려진 시대.
모두가 달리고 있지만, 기준은 모호해진 시대.
문제는 속도가 아니라 방향일지도 모른다.
왜 우리 조직은 바쁘기만 할까?
어쩌면 ‘왜’가 분명하지 않기 때문일지 모른다.
성과 목표는 있다.
분기별 지표도 명확하다. 하지만 “우리는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라는 질문에는 조직도, 리더도, 구성원도 쉽게 답하지 못한다.
이 책은 말한다. 조직의 지속 가능성은 전략이 아니라 정체성에서 나온다고. 개인의 ‘왜’와 조직의 ‘왜’가 만나는 지점, 그 교집합이 생길 때 비로소 에너지가 생긴다.
나는 우리 팀을 떠올린다. 각자의 업무는 열심히 수행하지만, 그 일들이 하나의 이야기로 연결되고 있는가. 정체성이 없는 바쁨은 결국 소모적일 뿐이다.
조직이 방향을 말하지 않으면 사람은 각자 해석한다.
“일단 시킨 일은 하자.”
“이번 분기만 넘기자.”
“평가만 잘 받으면 된다.”
이렇게 되면 모두 열심히 일하지만 움직임은 제각각이 된다.
‘자기다움 리더십’은 구성원이 자신의 강점과 의미를 발견하고, 그것이 조직의 방향과 연결되도록 설계하는 리더십이다.
성과만 요구하는 조직은 속도는 낼 수 있어도 방향은 만들지 못한다. 탐색과 실험의 장을 열고, 심리적 안전감을 보장하고, 성장 서사를 함께 만들어갈 때 사람은 비로소 같은 방향을 본다.
조직이 '왜'를 공유하지 않으면, 구성원은 생존 전략만 공유하게 된다.
좋은 말은 이미 많다. 비전, 혁신, 다양성, 협업.
그런데 질문해본다. 우리 조직은 무엇을 실제로 바꾸고 있는가?
책에서 제시하는 8가지 원칙은 이론이 아니라 행동의 나침반에 가깝다.
① '깊은 목적'을 공명시켜라.
② 다양성 포용 체질을 만들라.
③ 핵심인재 신드롬을 버려라.
④ 조직의 '인간적 측면'을 활성화하라.
⑤ 권위주의를 벗어던져라.
⑥ 실패를 자산화하라.
⑦ 기술을 넘어 자기다움을 채용하라.
⑧ 아웃풋이 아니라 아웃컴에 집중하라.
회의 방식, 피드백 문화, 채용 기준, 평가 시스템.
이 모든 것이 조직의 ‘왜’를 드러낸다.
조직이 어디로 가는지 모르는 이유는 말이 없어서가 아니라 기준이 구조에 녹아 있지 않기 때문일지 모른다.
다시 질문으로 돌아간다.
" 왜 우리 조직은 어디로 가는지 모른 채 바쁘기만 할까?"
어쩌면 우리는 속도를 올리는 데는 익숙하지만 방향을 세우는 데는 익숙하지 않았던 건 아닐까.
『자기다움 리더십』은 리더십의 출발점이 인간관임을 강조한다.
사람을 어떻게 바라보는가, 조직이 왜 존재하는가,
우리는 무엇을 위해 함께 일하는가.
이 질문이 선명해질 때 바쁨은 의미가 되고, 성과는 이야기로 연결된다.
지금 우리 조직에 필요한 건 더 많은 일감이 아니라 더 분명한 이유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