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량이 되고싶었으나...
무기력의 끝에서 결국 익숙한 방법으로 상황타파를 시도 했었다.
어릴적부터 익숙해진 나만의 현실회피 방법 내지는 현실 연명방법.
타인에게 의존 내지 의지하는 비중을 늘리는 익숙한 그 방법을 이번이 마지막이라며 마지막이니까 이번 한번은 괜찮치 않을까라는 마음으로 엄마에게 현재 내 처지를 충분히 알리고 마지막 지원을 받으려는 그 절박한 마음으로 엄마를 찾았다.
그러나
부쩍 마른 노모의 굽은 몸을 보며 내 마음은 혼란스러워졌다.
아픈 몸으로 일할 수 없으니 이번 한번만 지원받자는 마음과 아파서 죽더라도 진통제를 밥먹듯이 먹더라도 일하다 죽자는 마음이 교차했다.
끝도 없이 아픈 내가 싫고 무능력한 내가 싫어서 소리없이 마른 눈물을 삼켰다.
결국은 하려던 말을 하지 않고 노모의 집을 나섰다.
진통제를 달고 살더라도 더는 의지하지 않겠다는 오기 비슷한 마음과 먼지처럼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싶다는 마음이 함께 올라왔다.
2009년 이후로 끊일날 없던 통증들.
이제는 일하다 죽더라도 다시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처럼 생계중심으로 살아야할때가 됐나보다.
과거 2010년 백일출가이후 삶의 방향을 새롭게 잡았었다. 그때 생각했던 것이 절대 일 중심으로 살지는 않겠다는 것이었는데 결국 자아실현이나 자유롭게 살겠다는 의지는 잠시 쉬어가야 할 처지에 놓였다.
그동안 나름 줄인다고 애썼던 욕망은 조금도 줄어들지 않았고, 이제는 더 이상 무분별한 자유를 충족시켜줄 머니도 지원되지 않으니까...이쯤에서 다시 충실한 생활인이 되어야 할 적당한 타이밍에 놓여져버린 것...뿐일텐데...왜 이렇게도 싫을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