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사람들이 내 병실을 점령했다.
지난밤 새벽녁 내 온돌 병실 안으로 몇몇 무리의 사람들이 침입해 들어온 꿈을 꿨다.
너무나 생생해서 사실인지 꿈인지 구별이 잘 안 되는 꿈이었다.
자다 일어나보니 우당탕 거리며 병실 안을 쫓아 다니는 사람들 무리가 있었고,그 중 한 사람이 내 옆에 서슴없이 누워 버렸다. 몹시 불안하고 불쾌했지만, 아무말도 못한채로 그 상황을 고스란히 겪고 있었다. 좀 더 지나 아침시간 침을 맞으러 가기 위해 몸을 일으키려 하니, 입고 있던 환자복 하의가 벗겨져 있고, 나는 이미 팬티바람이었다. 지난밤 먹고 잔 수면유도제 탓인지 비몽사몽 잠이 덜 깬채로 몸이 묵직하고 개운치 않다. 깨고 나서까지도 실제인지 꿈인지 헛갈리는 꿈...기분이 찝찝...하다.
꿈속에 나오는 각자 다른 캐릭터들은 모두 내 무의식의 현현일 뿐이라던데.
아마도 요며칠 아버지의 진료 거부(자신은 환자가 아니고 자신을 감금하는 나쁜 것들이라며 싸잡아 자식들 욕을 하고 계시는중), 어머니께서는 한달에 사백육십여만원 하는 개인 간병비와 병원비를 감당키 어려우니 무조건 시골로 아버지를 모시고 내려 오라고 의견을 고집하시고, 작은오빠는 아버지의 요양병원 생활은 방치에 가깝고 치료라고 볼 수 있는 그 무엇도 없으니 어머니가 모시도록 시골로 아버지를 모실꺼라고 내게 통보해 오고...
다른 형제들은 어머니께서도 환자에 고령이시라 아버지를 돌볼 수 없으니 공동 간병하는 요양병원에 모셔야 한다며 식구들 각자 의견이 나눠지고 있는 상태였다.
모두 그 나름의 일리는 있었고, 일장 일단이 있는 의견이기도 했고, 각자 최선을 위한 선택이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내 보기에는 각자 자신들의 의견 개진을 위하는 것이 우선이 되어버린 상황으로 보여졌다.
아침무렵 꾼 생생한 꿈은 아마도 내 심난하고 불안한 상황에 대해 내 무의식에서 나름의 정화를 하기 위해 연출해 낸 상황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불안정한 마음을 대변해 내게 알려준 나의 꿈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