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은 소비를 부르게 되어 있나 봐요.

외로움과 쓸쓸함이 부르는 쇼핑욕구에 관하여..

by 그냥살기

외부 압력에 위축되고 쪼그라드는 나를 발견하는 날이었습니다.

눌러 두었던 두려움과 쓸쓸함이 터져나와 주워 담을 수가 없게 되버렸습니다.

주체할 수 없이 잘게 부숴진 마음들을 이어 붙이려 없는 형편에 1인 리클라이너 의자를 보러 까사미아에 들렀었습니다

통장에 돈 한푼 없는데, 흥정을 하고, 현금으로 하면 부가세를 더 빼 줄 수 있지 않냐며, 객기를 부려 봤습니다.

아무리 깎은들 살 수 없는 리클라이너 쇼파가 눈에 밟혔지만, 의자를 뒤로 하고 까사미아 가구가게를 나왔습니다.

그 다음 길가에서 우연히 눈길이 마주친 곳이 육계장 집이었습니다. 시뻘건 전통 육계장이 왠지 옛날 생각을 떠오르게 해주더군요. 인심 좋은 오뎅 서비스와 깎두기에 기분이 흡족해졌고, 맥주가 마시고 싶었지만, 아무래도 입원중에 나온터라 어디선가 누군가 지켜볼 것만 같아 종업원에게 맥주를 컵에 따라다 줄 수 없겠냐 부탁하여 연거푸 두병을 해치웠습니다. 술기운에 달아오른 마음으로 알바생에게 5천원 팁을 주고 다시 길을 나서 하천길을 따라 병원까지 간신히 도착한 날이었습니다.

통장에 돈이 없는 날이면 유난히도 잠자던 욕망에 불이 붙습니다. 욕망의 도화선이 되는 해묵은 어둠의 감정들은 소비를 불러 일으키고야 마는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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