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에서 신상품 개발의 성공 및 실패요인을 분석하고 교훈을 얻는 것은 남들의 성공 및 실패 이야기보다 도움이 된다. <룬샷, 2020>은 기업들의 신상품 성공요인 분석시 유의할 사항을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① 가짜실패에 유의한다.
호기심을 가지고 실패에 귀 기울여야 한다. 실패의 참 원인을 파악하면 사장 될 수 있는 신상품 아이디어를 살릴 수 있다. 물론 실패의 참 원인을 분석하는 끈기와 실패를 인정하지 않는 고집은 다르다. 그 경계는 잘라 말하기 힘들지만 적어도 표면적인 실패이유를 바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룬샷, 2020>에서는 가짜 실패의 두 가지 사례를 든다.
- 소셜 네크워크 (페이스 북)
페이스 북의 출시 이전에 많은 소셜 네트워크가 있었으며 사용자들은 청바지를 갈아입듯 소셜 네트워크를 갈아탔고 투자자들은 지속적인 투자가 어려웠다. 그러나 이 문제를 깊게 파고든 투자자(피터 틸)는 근본적인 이유가 비즈니스 모델이 아니라 시스템의 성능에 있음을 알아냈다. 수천 명의 사용자를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시스템을 수백만명이 이용할 수 없었다. 피터 틸은 그토록 짜증스럽게 먹통이 되는데도 사용자들이 거기 얼마나 오래 머무는지 알고 충격을 받았다. 피터 틸은 저커버그에게 50만 달러짜리 수표를 써주었다. 8년 뒤에 틸은 자신의 지분 대부분을 페이스북에 팔고 대략 10억달러를 받았다.
② 결과보다 의사결정의 과정을 중요시한다.
야구를 보면 타구의 질은 좋았지만 운이 나빠 수비수에게 잡히는 경우도 있고, 반대로 타구의 질은 좋지 않았지만 운이 좋아 수비수가 공을 놓치거나 누구도 잡기 힘든 지역에 공이 떨어지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결과가 아니라 타구의 질이다. 타구의 질이 좋은 타자는 평균타율이 높을 수 밖에 없다.
위의 야구 이야기는 신상품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결과가 실패라고 해서 의사결정이 나빴다고 볼 필요는 없다. 결과는 나빴으나 의사결정은 훌륭할 수 있다. 반대로 의사결정을 잘못 내렸는데 우연히 결과가 좋을 수도 있다. 따라서 신상품의 성공에 도취하지 않고 비판적인 분석을 해야 한다. 성공의 참 원인을 알지 못하면 잘못된 의사결정 방식이 반복된다. 이는 잘못된 주식투자에서 거둔 작은 성공이 큰 실패로 이어지는 것과 동일하다.
③ 의사결정의 품질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
의사결정의 품질을 분석하는 것은 낯설고 불편한 작업이다. 불편한 이야기를 하려면 사람간의 신뢰가 없이는 불가능하다. 퍼실리테이션 역량이 뛰어난 외부 인력이 이를 중재하는 것도 방법이다. 의사결정의 품질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핵심적 영향을 미쳤던 요소를 확인해야 한다. 이해관계자의 영향력, 고려한 데이터, 의사결정의 프레임, 시장조건, 불확실한 가정 등을 확인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사람이 다치면 안 된다. 과거의 잘못에 대한 책임소재를 밝히는 것보다 미래의 잘못 예방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특정 개인이 무슨 결정을 내렸냐 보다 조직의 구조, 프로세스, 조직의 문화, 인센티브 제도 등을 개선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누가 무엇을 잘못 했다는 식으로 희생양을 찾기는 쉽지만 조직의 문제점을 찾기는 어렵다. 실제로 CEO가 아닌 개인이 신상품의 성공과 실패에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은 제한 되어 있다.
2019년 겨울 스토브리그 동안 모 야구구단의 단장이 강조했던 ‘프로세스 야구’도 이와 유사하다. 선수들의 인센티브 제도, 1군과 2군의 역할, 외국 선수 선발기준, 데이터 활용방안등 종합적인 체계를 갖추면 감독, 단장, 선수의 개인기가 아닌 시스템이 성적을 낸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