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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병호 May 10. 2023

프로젝트 낭비의 발생원인과 예방방법(1)

가치를 창출하지 않거나 노력대비 가치가 미흡한 모든 활동은 낭비입니다. 

모든 프로젝트는 누군가에게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시작합니다. 소비자 또는 기업의 시간, 노력을 줄여주는 것은 불편을 해소하는 가치입니다. 반면 기업의 성장이나 개인의 효용(만족감)을 창출하는 것은 혜택을 제공하는 가치입니다. 소비자나 기업의 돈을 아껴주거나 벌게 해주는 것도 혜택을 제공하는 가치입니다. 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고객에게 제공하는 가치뿐만 아니라 환경과 지역사회에 대한 가치도 고려해야 합니다. 탄소배출 저감, 재활용 가능한 친환경 소재를 활용하는 것은 환경을 보호하는 활동입니다.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고, 직원을 공정하게 채용하고, 노동환경을 개선하는 것은 사회의 구성원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활동입니다. 이러한 가치를 종합하여 3P(Profit, Planet(환경), People) 또는 ESG(Environment, Social, Governance)로 정의하기도 합니다. 


프로젝트의 낭비는 ‘가치를 창출하지 않는 활동에 투입된 시간과 비용’으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프로젝트 낭비는 조직의 시간과 예산을 헛되게 사용하게 할 뿐 아니라 개인의 자존감 또는 사기 저하를 초래합니다. 

 

프로젝트 낭비의 유형은 낭비의 발생시점에 따라 ‘기획의 낭비’와 ‘개발의 낭비’로 구분하며, 낭비의 발생여부에 따라 두 가지 낭비를 조합하면 아래 그림과 같이 네 가지 유형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낭비가 커지는 순서로 네 가지 유형을 간단히 설명하겠습니다. 

최상의 프로젝트’는 기획과 개발을 모두 잘했기 때문에 낭비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비효율적인 프로젝트’는 기획은 제대로 했지만 개발과정에서 비효율이 발생합니다. 올바른 방향으로 조금 늦게 가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비효과적인 프로젝트는 잘못된 기획을 했지만 개발은 효율적으로 했습니다. 개발비용의 낭비는 없기 때문에 최악은 아닙니다. 

최악의 프로젝트’는 기획과 개발 모두 엉망인 프로젝트입니다. 잘못된 기획을 구현하는데 개발도 잘못하여 낭비가 가장 큽니다. 프로젝트 개발단계와 운영단계 모두 큰 낭비가 발생하는 프로젝트의 유형입니다.  

프로젝트 낭비의 유형


효과성과 효율성의 차이에 대해서는 제가 브런치에 게시한 다음의 글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https://brunch.co.kr/@kbhpmp/154


프로젝트 낭비의 대부분은 프로젝트를 끝내고 운영하는 단계에서 발생합니다. 상품개발 프로젝트의 운영단계 낭비는 ‘고객이 원하지 않는 제품을 생산하는 비용 또는  서비스하기 위한 준비비용’이 대표적입니다. 기업의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의 운영단계 낭비는 ‘가치 없는 프로세스 적용을 위한 조직원들의 노력’이 대표적입니다. 운영단계에서의 낭비는 주로 잘못된 기획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앞서 설명한 대로 기획단계의 낭비는 비효과적이고, 개발단계의 낭비는 비효율적입니다. 따라서 비효율적인 프로젝트보다 비효과적인 프로젝트의 낭비가 더 큽니다. 

 

낭비의 발생시점으로는 기획의 낭비와 개발의 낭비로 구분할 수 있지만 낭비의 발생원인은 다릅니다. 프로젝트 낭비의 발생원인 관점에서는 아래의 세 가지 유형의 낭비가 대표적입니다. 

 

 - 불필요한 기능을 개발하는 낭비 

 - 큰 프로젝트를 한꺼번에 수행하는 낭비 

 - 비효율적인 프로세스를 적용하는 낭비

 

각 유형별로 발생이유, 영향력, 예방방법을 살펴보겠습니다.  

 

① 불필요한 기능을 개발하는 낭비 


불필요한 기능을 개발하는 낭비는 치명적입니다. 왜냐하면 낭비를 만드는 시점은 기획단계이지만 낭비가 발생하는 시점은 운영단계이기 때문입니다. 불필요한 기능을 운영단계에서 오랫동안 적용할수록 낭비의 규모는 커집니다. 

 

1) 프로젝트에 불필요한 기능이 많아지는 이유는 다음과 같이 다양합니다 

 

상품이나 시스템의 다양한 기능을 고품질로 착각하기 때문입니다. 

상품의 품질은 각각의 기능들이 사용편리하고 오류 없이 정확하게 작동할 때 높아지는 것이며,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고 높아지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이 기능, 저 기능을 추가하다 보면 대부분 UX가 복잡해지고 그 결과 사용자에게 불편을 초래하게 됩니다.

 

시스템이나 상품의 기능을 추가하기는 쉬워도 제외하기는 힘들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특정 기능을 제안할 때에는 나름 타당한 이유가 있습니다. 특정 상황에서는 사용자가 불편하니 XX기능을 추가하자고 했을 때 그것을 틀렸다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기능의 필요성은 한 가지 사례만 들면 입증할 수 있지만, 기능의 불필요성은 한 두 가지 사례로는 입증하기 힘듭니다. 뿐만 아니라 그 기능을 제안한 사람의 논리를 반박해야 하기 때문에 반대하기도 조심스럽습니다. 특히 고위 경영층이 “이런 기능이 필요하지 않을까요?”라고 지나가는 식으로 한마디만 하면 그 기능은 필수 요구사항이 됩니다. 

 

특정 개인의 욕심이나 착각이 불필요한 기능을 만듭니다. 

프로젝트 요구사항에 큰 영향을 미치는 리더가 방향을 잘못 잡으면 프로젝트가 산으로 갈 수 있습니다. 카리스마 있는 리더가 개인적인 욕심까지 낸다면  주변사람들이 설득하기 힘듭니다. 개인의 욕심으로 시작하는 프로젝트는 특정 부서의 이익만 생각하고, 알기 어려운 미사여구로 꾸며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최근 유행인 ‘인공지능’ 또는 ‘디지털 전환’을 기업가치 달성의 수단으로 생각하지 않고 목적으로 생각하는 부서에서 기획하는 프로젝트의 많은 기능들이 잘못된 기획으로 연결되기 쉽습니다. 본질은 잊고 유행만 잘못 따라 하는 프로젝트는 기업뿐만 아니라 정부에서도 많이 수행합니다. 개인의 욕심으로 하향식(top down)으로 수행하는 프로젝트가 아니라 진짜 필요해서 상향식(bottom up)으로 수행하는 프로젝트는 이타적이고 단순해서 프로젝트의 가치를 이해하기도 쉽습니다. 연말정산 서류제출을 국세청 PDF파일 업로드로 간소화하는 프로젝트가 대표적입니다.     

 

2) 프로젝트에 불필요한 기능으로 인한 낭비는 운영단계에서 발생하며 불필요한 기능이 많아질수록 낭비는 큰 폭으로 증가합니다.

 

불필요한 기능은 프로젝트 완료 후 운영을 중단할 때까지 지속적으로 낭비를 발생시킵니다. 

예를 들어 프로젝트 위험을 식별하기 위해 프로젝트 팀이 매월 많은 데이터를 등록하고 3자가 검증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는데 위험식별에 실효성이 없는 데이터만 수집한다면 시스템 운영에 투입되는 모든 노력은 낭비입니다. 

상품개발의 경우 고객이 원하지 않는 기능을 제공하기 위한 모든 노력이 낭비입니다. 그런 상품개발에 큰 투자를 했다면 해당기업이 힘들어질 수  있습니다. 

 

비전과 가치 없는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팀원의 자존감이 낮아집니다. 

대부분의 프로젝트 팀원들은 본인들이 수행하는 프로젝트가 누구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하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경영층이 프로젝트의 가치를 미사여구로 포장해도 팀원들은 속지 않습니다. 팀원들은 가치 있는 프로젝트를 할 때 신이 나고 자존감이 높아집니다. 자존감이 높아지면 예상하지 못했던 이슈가 발생해도 잘 극복합니다. 반대로 가치 없는 프로젝트를 수행하느라 자존감이 낮아지면 작은 위기에도 프로젝트 팀은 흔들립니다. 

 

자원이 부족하여 중요한 프로젝트를 수행하지 못합니다.

조직의 자원은 제한되어 있습니다. 불필요한 기능개발을 위해 많은 자원을 투입할수록 정작 필요한 기능을 개발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수행하지 못합니다. 불필요한 기능에 자원을 많이 투입할수록 조직의 포트폴리오는 나빠집니다. 개인의 투자에 비유하자면 원금손실의 가능성이 높은 투자비중이 증가하는 것과 같습니다.  

 

가동률에 대한 압박이 불필요한 프로젝트를 수행하게 만듭니다. 

조직의 업무는 바쁠 때도 있고 한가할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특정부서가 한가한 것이 외부로 드러날 정도가 되면 부서장은 부서원들에게 일감을 제공하기 위해 중요하지 않은 프로젝트를 기획하기도 합니다. 부서가 창출하는 가치보다 부서원들이 바쁘게 일하는 것을 높게 평가하는 조직일수록 이와 같이 바쁘게 보이기 위한 프로젝트가 증가합니다. 

 

불필요한 기능은 유지보수를 힘들게 만듭니다. 

불필요한 기능이 많아지면 시스템이나 상품의 아키텍처가 복잡해집니다. 아키텍처가 복잡해지면 기존 기능변경 또는 신규기능을 추가할 때 부작용(side effect)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져서 유지보수가 어려워집니다.  

  

3) 불필요한 기능개발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은 다음과 같습니다. 

 

상품기능의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기준을 정의하고 적용합니다.  

이 방법은 경영층의 지시로 인한 상품기능 추가를 막는데 효과적입니다. 예를 들어 ‘비즈니스 가치’, ‘개발비용’, ‘기능적용의 시급성’에 가중치를 부여하고 여러 사람이 평가하여 상품기능의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것입니다. 특정인의 주관적 의견을 다수의 객관적 의견으로 대응하면 경영층과 불편한 관계를 만들지 않고도 경영층을 설득할 수도 있습니다. 

 

프로젝트 업무를 나누어 순차적으로 적용합니다. 

조직내부 프로젝트 복잡도가 높아 가치평가가 힘들다면 개발과 적용을 분할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전체 프로젝트 업무가 10개이고 적용부서가 10개라면 1개 업무를 1개 부서에 적용해 보는 방법, 10개 업무를 1개 부서에 적용해 보는 방법, 10개 업무를 10개 부서에 동시에 적용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습니다. 프로젝트 개발비용이 크고 불확실성이 높다면 1개 업무를 1개 부서에 적용해 보고 문제점을 보완하여 점진적으로 확산하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개발비용이 크지 않다면 10개 업무를 1~2개 부서에 적용하여 문제점을 보완하면 운영의 낭비를 줄일 수 있습니다. 

 

프로젝트 기획단계에서 프로젝트 가치를 확인합니다.

조직내부 프로젝트는 프로젝트와 관련된 실무자에게 설문을 조사하면 불필요한 기능을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주요 기능을 좋아하는 사람과 좋아하는 이유를 구체적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실무자의 설문결과 70% 이상이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기능을 개발해서는 안됩니다. 사용편의성은 기획단계에서 확인할 수 없지만 기능의 필요성은 조사만 잘한다면 확인이 가능합니다.  필요한 기능이지만 사용편의성이 부족한 것은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개선할 수 있지만 불필요한 기능은 제외하는 것 말고는 답이 없습니다.  


상품개발도 동일하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최소존속제품(MVP, Most Viable Product)을 만들어 일부 고객을 대상으로 상품의 가치를 확인하고 불필요한 기능을 제거하고 누락된 기능을 추가하는 방식이 그것입니다. 상품관리자가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보다 신기술을 적용한 해결책에 빠져 있을 때 불필요한 기능을 개발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최초로 출시하는 상품의 요구사항은 합집합이 아닌 교집합(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기능)으로 결정한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합니다. 최소한의 기능을 가진 상품을 출시한 후 실사용자의 VOC를 분석하면서 기능을 추가•삭제•변경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물론 경쟁이 심하거나 전략적인 상품은 보다 많은 기능, 보다 좋은 품질을 갖추어 출시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최소한의 기능을 갖춘 상품개발은 스타트업 또는 대기업에서 탐색적으로 상품을 개발할 때 보다 적합합니다. 


https://brunch.co.kr/@kbhpmp/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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