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관리자의 역량강화는 프로젝트 관리자 본인보다 경영층이 더 원한다. 프로젝트 관리역량이 높아졌을 때 프로젝트 관리자에게 돌아가는 혜택은 명확하지 않지만 경영층에게 돌아가는 혜택(또는 불이익)은 명확하기 때문이다. 많은 기업에서 프로젝트 관리자의 역량강화 프로그램을 실행하는데 다음에 유의해야 한다.
- 교육 만능주의 함정에 빠지지 않는다.
계기가 어떻든 프로젝트 관리자 역량을 강화하기로 결심한 경영층이 가장 먼저 생각하는 것은 대부분 교육이다. ‘총 ○○명 ○○○교육 실시’라는 보고는 보고받는 관점에서는 무척 가시적이고, 보고하는 사람의 관점에서는 가장 ‘손쉬운’ 대책이다. 물론 훌륭한 교육은 교육생의 역량을 향상시킬 수 있다. 그러나 교육의 효과는 ‘교육내용’, ‘교육방법’, ‘강사의 질’, ‘수강생의 자세’의 4박자가 모두 맞을 때 높아진다. 네 개 항목 중 두 개 이상의 항목이 미흡하다면 교육준비와 수강에 투입된 시간과 노력을 낭비한 것이다.
프로젝트 관리지식이나 기술지식은 집합교육과 시험으로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프로젝트 팀을 이끄는 소프트 스킬이나 지식을 현실에 최적화하여 적용하는 역량향상은 교육으로는 한계가 있다. 중요한 역량일수록 역량향상도 힘들다. 교육은 역량향상을 위한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이 아니다. 교육을 통한 역량향상 시 다음을 고려한다.
• 기본과정과 고급과정으로 구분한다.
기본과정은 프로젝트 관리이론과 조직의 프로세스를 혼합한 내용으로 구성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프로젝트 착수, 실행, 종료의 순서로 범위관리, 일정관리, 원가관리, 품질관리, 의사소통 관리, 외주관리, 위험관리의 기본적인 내용과 조직의 프로세스를 설명한다. 기본과정은 프로젝트 관리자 입문과정으로 프로젝트 관리자로 투입되기 전 필수과정으로 운영해야 한다.
고급과정은 심화내용으로 관리영역별로 보다 깊이 있는 이론과 사례를 추가하여 구성한다. 예를 들어 ‘요구사항 변경통제’, ‘위험관리 고급’, ‘프로젝트 일정계획 수립과 진척통제’와 같은 과정을 개발한다. 이러한 고급과정은 시니어 프로젝트 관리자로 전환하기 전에 이수하도록 설계하는 것이 좋다.
• 조직 내부강사를 육성한다.
PMP자격증 취득과 같이 조직의 프로세스 설명이 필요하지 않은 교육은 외부강사 또는 외부 교육기관의 교육과정을 이수해도 좋지만, 프로젝트 관리 교육은 프로젝트 관리이론을 조직의 특성에 맞게 프로세스와 도구에 반영해야 하기 때문에 외부의 강사의 교육으로는 한계가 있다. 내부 강사는 강의를 전문으로 하는 사람이 아니라 시니어 프로젝트 관리자 또는 내부 PMO 인력 중에서 선발하여 강의와 업무를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렇게 해야 조직의 특성을 감안한 교육과정을 개발하고, 조직에서 발생한 실제 사례에 대한 교육생들의 토론을 유도할 수 있다. 또한 시니어 프로젝트 관리자가 교육과정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고민하고 학습한 노하우를 본인이 수행하는 프로젝트에 적용하고, 비공식적인 자리에서 주니어 프로젝트 관리자에게 지혜를 전수하는 장점도 있다.
- 양성보다 선발이 효과적이다
프로젝트 관리자 역량 향상이 힘든 부분은 대면 스킬, 의사소통과 같은 소프트 스킬이다. 훌륭한 리더는 타고난다는 학설이 있는데 프로젝트 관리자도 마찬가지다. 프로젝트 관리자가 되는 30대 후반부터는 리더십과 같은 개인의 소프트 스킬은 바꾸기 쉽지 않다. 엔지니어가 나이가 들어 직급이 올라가면 자동으로 프로젝트 관리자가 된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자질이 없는 사람이 프로젝트 관리자가 되면 본인뿐 아니라 팀원이나 조직에게도 큰 손해이다. 따라서 리더의 자질이 보이는 인원을 선발하여 프로젝트 관리자가 갖추어야 할 교육을 체계적으로 제공하고 역량에 적합한 프로젝트를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프로젝트 관리자의 역량이 중요한 만큼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투자를 해야 한다.
- 멘토를 활용한다.
초보 프로젝트 관리자들이 아쉬워하는 것은 지식이 아니라 지혜다. 지혜는 높은 수준의 지식을 갖춘 초보 프로젝트 관리자가 특히 아쉬워하는 역량으로, 선배 프로젝트 관리자가 걸었던 길을 걸어갈 때 마음속에 생채기를 남기며 하나씩 체화된다. 크고 중요한 프로젝트를 많이 할수록 축적되는 지혜는 커진다.
프로젝트 경험을 통해 지혜가 축적되는 것을 기다리기엔 초보 프로젝트 관리자 앞에 펼쳐지는 상황은 냉정하고도 가혹하다. 따라서 조직에서는 베테랑 프로젝트 관리자의 지혜를 초보 프로젝트 관리자에게 체계적으로 전수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 넉살 좋은 초보 프로젝트 관리자는 본인의 네트워크를 통해 여러 선배 프로젝트 관리자의 자문을 받지만, 그렇지 못한 프로젝트 관리자도 의외로 많다. 따라서 회사가 멘토와 멘티의 코칭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톱다운 방식으로 단기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 추진하면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멘토와 멘티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둘 사이의 관계는 두 사람이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지만, 그들을 지원하고 활성화시킬 수 있는 제도는 회사에서 만들어야 한다. 예를 들어 멘토와 멘티를 연결해 주고 월 1회 멘토와 멘티가 오프라인 모임을 가질 수 있는 경비를 지원하거나, 시니어 프로젝트 관리자의 평가항목에 후배 프로젝트 관리자 양성 목표를 부여하는 것이다.
활동보고서를 요청하는 것과 같이 형식적인 관리는 바람직하지 않다. 프로젝트 관리자 후보를 선별하여 선배 프로젝트 관리자를 연결해 주는 식으로 장기적으로 코칭 프로그램을 운영하면 금상첨화다. 이런 일을 반짝 이벤트로 추진하면 하지 않는 것보다 못하다. 당장 효과는 나지 않더라도 지속적으로 추진하면서 문제점을 개선하다 보면 어느 순간 코칭 프로그램이 훌륭한 문화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 역량을 발휘하고 싶은 동기를 부여한다.
프로젝트 관리자가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끝마쳤을 때 느끼는 만족은 내재적 만족과 외재적 만족으로 구분할 수 있다. 내재적 만족이란 힘든 일을 끝냈다는 것을 본인과 주변 사람들이 인정해 주는 만족감이다. 외재적 만족이란 고과, 연봉, 인센티브와 같이 조직에서 제공하는 실질적 보상을 의미한다. 신상품 개발과 같이 프로젝트 종료시점에 프로젝트의 성과를 평가할 수 없는 경우도 있지만, 건설 프로젝트나 SI 프로젝트처럼 프로젝트 종료시점에 성과를 평가할 수 있는 프로젝트도 많다.
프로젝트 관리자가 노력하여 납기를 준수하고 예산을 절감하고 고객(스폰서)이 만족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납품했을 때 프로젝트 관리자에게 제공하는 보상이 없거나 미흡하다면, 프로젝트 관리자가 프로젝트에 헌신하고 역량을 백 퍼센트 발휘하길 기대해서는 안된다. 따라서 조직에서는 프로젝트 성과평과 기준을 명확하게 하여 성과에 걸맞은 피드백을 프로젝트 관리자에게 제공해야 한다. 물론 성과가 나쁜 프로젝트 관리자에게는 반대의 피드백을 해야 한다.
- 프로젝트 관리자의 오프라인 모임을 지원한다.
프로젝트 관리자들은 같은 부서에 근무할 가능성이 낮다. 따라서 개인적으로 친하지 않으면 회사의 회식이나 행사에서 오프라인 모임을 가질 기회가 작다. 프로젝트 관리자들의 암묵적인 지식은 오프라인 모임에서의 네트워킹을 통해 어느 정도 향상 할 수 있다.
‘PM Day’를 반기나 분기별로 운영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오후에는 프로젝트 관리와 관련된 세미나를 통해 지식을 공유하고 저녁에서는 분야별 소모임 저녁식사를 통해 지혜를 공유하는 것이다. 소모임은 5명에서 10명 미만으로 제한하는 것도 진솔한 대화에 도움이 된다.
- 프로젝트 관리자 선정 프로세스를 운영한다.
프로세스 성숙도가 낮은 조직일수록, 프로젝트 관리자를 선정할 때 프로세스를 따르지 않고 그때그때 가용한 사람을 경영층이 임의로 선정한다. 프로젝트 관리자는 선입선출식으로 투입해서는 안된다. 조직에서 수행할 연간 프로젝트 목록을 고려해서 프로젝트 관리자의 역량에 적합한 프로젝트에 프로젝트 관리자를 사전 배정하는 프로세스를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프로젝트 규모, 불확실성, 복잡도, 난이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프로젝트 등급을 지정한 뒤, 고등급의 프로젝트에 대해선 프로젝트 관리자 심의위원회를 통해 프로젝트 관리자를 선정해야 한다. 조직에서 임원을 결정할 때 여러 가지를 고려하듯 프로젝트 관리자 선정도 그렇게 해야 한다. 역량 수준에 맞는 프로젝트를 배정해야 개인의 역량향상뿐만 아니라 프로젝트 성공의 가능성도 높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