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사진 / 권분자

by 권작가


박주가리.jpg


흑백사진


권분자



늦가을 울타리에

층층 내걸린 박주가리

시량리 마을 노인들 얼굴이다


이웃이란 이름으로 만나

쪼글쪼글 늙어버린 얼굴에서는

절대 신비주의일 수 없는

깊은 친밀감이 새겨져 있다


담벼락에 휘갈겨놓은

누군가의 일기장 마른 필체가

뜨겁게 사랑한 체취로 남아

달 가 닥 달 가 닥


몽상가의 얼굴 통점을 읽어내는

우르르 저 바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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