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 울타리에
층층 내걸린 박주가리
시량리 마을 노인들 얼굴이다
이웃이란 이름으로 만나
쪼글쪼글 늙어버린 얼굴에서는
절대 신비주의일 수 없는
깊은 친밀감이 새겨져 있다
담벼락에 휘갈겨놓은
누군가의 일기장 마른 필체가
뜨겁게 사랑한 체취로 남아
달 가 닥 달 가 닥
몽상가의 얼굴 통점을 읽어내는
우르르 저 바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