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었던 솜 다 날려 보내고 살갗 언
겨울 목화밭에 서있어 보면
솜자리 채워넣는 눈발의 깍지는
혼기 놓친 남자의 웃음이다
그 옛날 마른 붓통에 담아왔다는 목화양이
오늘은 웨딩드레스 입으러
또 다시 대양을 건너올 차례
마흔 노총각 무료해진 텃밭에
잊지 않고 목화 심은 까닭 또한 그러해서
솜사탕처럼 살풋 기대올 중국 아가씨
첫눈 같은 솜심장 부풀지 않을까
발끝 머리끝 다 포근할 상상의 몸 언저리는
몸 마른 목화의 숨찬 깍지를 달군다
다가올 추위에도 걱정 없겠다며
햇솜냄새 물어 나르던 두더지
겨울잠 토굴 속으로 가서 목화 씨앗을
붓통에 숨기고 있을 것이다
빈 깍지 몸 안쪽은
두근두근 눈의 첫발이 오르던 뱃전처럼
솜을 껴안던 순간이 그리워
송이 눈 펑펑 퍼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