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겨운 바이러스 때문에
없던 신앙도 생겨나겠다
어머니가 그처럼 숭배하던 장독대 주변을
나도 따라서 빙빙 돈다
하루하루 스미는 것과 빠져나가는 것들에 대하여
다 이해하는 경지에 이르렀다
무심코 뱉어냈을 수다의 말들도
갈급해서 채워 넣기 바빴던 사랑도
바람 냄새 앞에 헛헛해질 때가 된 것이다
둥글게 태두리만 늘려간 저 장독의 비밀이
비만의 내 몸을 닮았다고 하면
내 몸에도 분명 곰삭은 그 무엇을 꺼낼 때가 된 것이다
발효의 시간이 길었던 만치
기도의 시간도 점점 길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