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 권분자

by 권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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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분자



지겨운 바이러스 때문에

없던 신앙도 생겨나겠다


어머니가 그처럼 숭배하던 장독대 주변을

나도 따라서 빙빙 돈다


하루하루 스미는 것과 빠져나가는 것들에 대하여

다 이해하는 경지에 이르렀다


무심코 뱉어냈을 수다의 말들도

갈급해서 채워 넣기 바빴던 사랑도

바람 냄새 앞에 헛헛해질 때가 된 것이다


둥글게 태두리만 늘려간 저 장독의 비밀이

비만의 내 몸을 닮았다고 하면

내 몸에도 분명 곰삭은 그 무엇을 꺼낼 때가 된 것이다


발효의 시간이 길었던 만치

기도의 시간도 점점 길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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