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도 끝도 없이 / 권분자

by 권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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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도 끝도 없이


권분자



며칠 전 병원 다녀온 아내가

“이제는 가야겠어요”

툭, 던지는 말에

순간, 등골 서늘해지는 남자

어둠이 드리워지기 쉬운 나이 탓이었나 봐요 분명


그 어떤 사물보다도 낮은 공간에 웅크리다 보면

닫힌 바닥에, 더 이상 이어지지 않는 지점이 있어

놀라게 되더라고요 툭 던지는 어감에도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는데

남은 날 노후자금이 도대체 얼마인지도 모르는데

“꽃놀이 간다고 말했잖소”

또 후려치더라고요 한 싸대기


가끔 앞뒤 연관 관계가 없어 갈피 못 잡을 말이라 해도

퉁치고 알아들어야 하나 봐요

함께 보낸 세월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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