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종종 다른 말로 도착한다

아이의 말 뒤에 숨은 마음을 읽는 연습

by 작은 마음 수집가


두 아이를 키우다 보면, 아이들의 말을 곧이곧대로 듣기보다

겹겹이 생각해 마음을 골라 읽어야 하는 순간들이 있다.

하지만 그 ‘두어 번 더 생각하는 여유’는

정말로 내 마음에 빈틈이 있을 때에만 가능하다.


도저히 비집고 들어갈 틈 하나 없는 날에는

첫째의

“엄마, 나 싫어해?”

라는 질문 앞에서

‘왜 그런 말도 안 되는 질문을 하니’

‘엄마가 널 왜 싫어하겠어’

같은, 아이가 듣고 싶은 말과는 조금 다른 말들만 내놓게 된다.


또, 엄마의 시선이 언니에게 향할 때마다

둘째가 반복하듯 말하는

“엄마, 나 배 아파.”

라는 말에도

‘왜 또 아파?’

‘이리 와, 문질문질해 줄게.’

라는 말만 습관처럼 되풀이한다.


아직 엄마의 손길이 고픈 두 아이 사이에서

나는 늘 아슬아슬하게 균형을 잡고 서 있다.

숨을 고를 여유가 조금만 더 있었다면,

아이들의 말은 전혀 다른 의미로 들렸을 텐데.





사실 첫째의 질문은

엄마의 퉁명스러운 지시보다

따뜻한 눈길이 필요하다는 신호였을 것이다.

‘동생만 보지 말고, 나도 좀 봐주세요.’

라는 마음이었다는 걸, 뒤늦게 읽어낸다.

둘째의 잦은 배 아픔은

내 손과 시선을 붙잡아 두고 싶은 간절함이었을 것이다.

‘엄마의 사랑을 더 원해요.

아직은 엄마의 관심이 전부예요.’

라는 말이었을지도 모른다.


아이들을 유치원과 어린이집에 보내고

커피를 마시고, 운동을 하고, 잠시 침대에 누워

나를 충전하며 다짐한다.


아이들의 말 앞에서

두어 번 더 생각하고,

아이들이 정말 듣고 싶었던 말을 건네는

엄마가 되어야지.


말이 통하지 않는 순간에도

한숨 대신 여백으로,

짜증 대신 온도로 대답하는 사람이 되어야지.


부디 그래야지.

그래서 오늘은

“엄마가 더 많이 사랑해 줄게.”

라고 말해줄 수 있는 내가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