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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P 다운로드의 시대, 무엇?

음악시장의 성장 vs 음악다양성의 보장. 억압은 어디에서 비롯되는가.

by MTWT 김토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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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은 뜬금없고 약간은 시대적 관심에 뒤쳐진 이야기. 한편으로는 '때가 어느 땐데 아직도 팝쏭 이야기냐'라며 스스로 질책하고도 싶어지는 빌보드 이야기.


수업 준비도 할 겸 잠시 유튜브로 음악데이터 구경에 나섰다가 문득 한 동영상을 보았다. 제목은 'The Evolution of Music Genre popularity in U.S'. 조금만 번안해서 표현하자면 '연도별 히트곡에 나타난 음악 다양성' 정도 될 수 있을까 모르겠다. 하여튼 내 눈에는 그렇게 보였는데.


그래프는 1950년대 이래 빌보드 Hot100 챠트에 진입한 노래 데이터를 모두 모아 속성 통계를 내고 그것의 결과값을 시각적으로 나타낸 것이다. 시간의 흐름에 따른 각 장르별 흥망성쇠가 한 눈에 명확하게 포착된다.


반전이라고나 할까? 그래프의 시간적 흐름은 "소리바다, 냅스터 등 P2P가 음악을 다 죽인다며 고소고발이 난무하던 시대에 음악다양성은 최대치에 이르렀었구나" 하는 우리들의 상식 혹은 막연한 추측에 반하는 정보를 노출해 버린다. 물론 산업크기의 절대량 축소, 빌보드100에 한정된 데이터라는 변수도 고려해야 하겠지만.


그럼에도불구하고 1)그시절 음악 다양성이 최고조에 달했다는 판단은 상대평가로서 충분히 합리적이라는 것. 또 하나. 2)조선의 중년 아재들이 가장 아름답고 번영했던 시대로 기억하는 록의 시대에 음악의 다양성은 최대로 억압되었다는 것. 부정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P2P라는 음악산업의 공적이 진짜 공적이었을까 아니면 어떤 의미에서는 의적이기도 했던 것일까. 음악 다양성이 음악시장의 팽창보다 그 의미가 결코 작지 않은 것이라면 P2P는 과연 어떤 존재였던 것일까.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러한 현상에 대한 차분한 분석과 평가도 없이 세상은 돈을 대고 이익을 챙기는 이들의 관점과 시각으로 진작에 정리되고 말았던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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