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이 닿는 자리

당신에게 닿는 작은 빛

by 김봄

한참 동안 물속에 머물렀다.

숨은 점점 가빠지고, 세상은 잿빛처럼 흐려졌다.

아래로 가라앉는 몸을, 나는 천천히 위로 끌어올렸다.


물속은 고요했다.

소리도, 단어도, 감정조차도 멎은 자리.

마치 글이 더 이상 이어지지 않던 순간과 닮아 있었다.




그러다 위에서 빛이 흔들렸다.
희미한 줄기였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나는 그 빛을 향해 나아갔다.
더 이상 버티는 것이 아니라,
숨을 다시 찾기 위해.




수면을 뚫는 순간,

햇살이 한꺼번에 쏟아져 내렸다.

찬 공기와 따뜻한 바람이 동시에 와 닿았고,

나는 마침내 큰 숨을 들이마셨다.


그 한 번의 호흡이,

나를 다시 살아가게 했다.




물속의 침묵도 필요했고,
멈춘 호흡의 시간도 나를 지켜주었다는 것을.
그 시간이 있었기에
빛은 더욱 선명하게 다가왔다.




오늘의 고요가 내일의 문장이 되듯,
나는 결국 빛이 닿는 자리에서
다시 이어진다.


그리고 언젠가,
이 문장을 읽는 누군가의 마음에도
작은 빛 하나가 닿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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