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춘 호흡
섬과 육지의 거리만큼, 채워지지 않는 여백이 있다.
배를 타고 20분.
가깝다고 하기엔 너무 멀고,
멀다고 하기엔 또 너무 가까운 거리.
그 거리는 내 안에도 있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말과 말 사이에,
채워지지 않는 공백처럼 남아 있었다.
그 여백은,
내가 멈춰 서기에 충분했다.
외롭고 지겨운 하루 끝,
내가 쓴 시들은 숨을 터주었지만
이따금은 그조차 버거웠다.
숨이 쉬어지지 않는 순간,
단어마저 나를 떠나갔다.
커서는 깜빡이며 반짝였지만
단어는 끝내 드러나지 않았다.
마치, 이제는 크게 숨을 내쉬라는 듯
한동안 고요 속에 머물러야 했다.
그러나 멈춤은 결핍이 아니었다.
파도가 밀려왔다가 물러가듯,
숨도 글도 멈춰야 다시 흐른다.
섬과 육지를 이어주는 배처럼,
끊어진 듯 보이는 침묵 속에서도
나는 언젠가 사람들과 다시 이어질 것이다.
문장 사이의 침묵은
나를 살게 하는 또 다른 호흡이었다.
숨을 고르고, 거짓이 아닌 본심을 담기 위한 호흡.
적지 못한 말들이 있었기에
나는 오히려 더 깊은 진심을 내던질 수 있었다.
오늘의 고요가 내일의 문장이 되듯,
멈춘 호흡 끝에서
나는 다시 숨을 들이마신다.
말하지 못한 여백이,
언젠가 나를 대신해 말해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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