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늘 없이 백신 맞는 방법이 있다고?

백신 공포증의 구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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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을 맞기 싫어하는 이유 중에는 부작용에 대한 의심도 있지만 주삿바늘에 대한 공포도 상당 부분 차지할 텐데요. 뾰족한 것에 대한 공포는 어린아이뿐만 아니라 성인도 똑같이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아픈 주사 바늘을 피하고도 백신의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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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로 소개해 드릴 방식은 비강 스프레이인데요. 이는 코안의 점막층에 항원을 접촉시켜 점막 면역을 유도합니다. 이미 소아용 독감 백신에 사용되고 있으며 호흡기 바이러스 차단에 효과적입니다. 일반 주사가 혈액 내 면역을 주로 형성한다면, 이는 바이러스가 침투하는 경로 자체에 방어벽을 세우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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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ews.gatech.edu/news/2017/06/27/microneedle-patches-flu-vaccination-successful-first-human-clinical-trial


두 번째는 마이크로니들 패치형 백신입니다. 이는 미세한 돌기가 달린 패치를 피부에 붙여 약물을 전달하는 것으로, 머리카락보다 가는 미세 바늘이 면역 세포가 풍부한 표피와 진피층에 항원을 직접 전달합니다.

통증을 느끼는 신경층까지 닿지 않아 통증이 거의 없습니다. 냉장 유통을 해야 하는 일반 백신과 다르게 백신을 고체화했기 때문에 상온 보관이 용이합니다. 따라서 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에서도 활용도가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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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약이나 시럽 형태로 복용하는 경구용 백신도 있는데요. 주사기 자체가 필요 없어 거부감이 가장 적습니다. 장 점막을 통해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것으로, 소화 기관을 거치기 때문에 위산에 파괴되지 않도록 특수 코팅이나 캡슐화 기술이 중요합니다.


경구용 백신은 복용하기에 가장 편리하고, 대량 접종에 유리합니다. 소아마비나 로타바이러스 백신이 대표적입니다. 다만 단점은 소화 과정에서 항원이 분해될 위험이 있어 설계가 까다롭다는 것입니다. 소화 과정에서 백신 성분이 면역 세포를 만나기 전에 사라질 수 있으므로 주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양의 항원이 필요합니다. 이 때문에 단백질을 기반으로 한 백신을 위산으로부터 보호하며 흡수시키는 기술 개발이 현재 진행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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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hipradermic.com/needle-free-jet-injectors-for-intradermal-vaccination-of-pigs-the-importance-of-precision/


분사형 주사기는 좀 특이합니다. 바늘 없이 고압의 공기나 가스를 이용해 약물을 피부 아래로 침투시키는 방식인데요. 고압의 가스나 스프링의 힘으로 약물을 가느다란 줄기 형태로 만들어 피부를 뚫고 들어가게 합니다. 약물이 피부 아래로 넓게 퍼지기 때문에 면역 반응이 더 강하게 나타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분사 시에 80~100dB 정도의 순간 소음이 발생하고, 기기 자체가 일반 주사기보다 비쌉니다. 그리고 액체를 고압으로 쏘는 방식이라 정교한 컨트롤이 필요합니다. 분사 시에 숙련도가 낮으면 약물이 제대로 흡수되지 않거나 피부에 상처를 낼 수 있습니다.


이 방법들이 기존의 주사 방식만큼 강력한 면역 반응을 형성할 수 있는지에 대한 임상 데이터가 더 필요합니다. 새로운 기기나 제형을 생산하는 데 드는 비용이 상당히 크고, 보건 당국의 승인 절차가 까다로운 점도 상용화의 장애 요인입니다.


이 방법들 중에서 비강 스프레이 방식이 가장 앞서나가는 상용화 단계에 들어서 있습니다. 아스트라제네카의 ‘플루미스트’ 같은 제품은 이미 싱가포르, 호주 등에서 승인을 받아 2~49세 대상으로 널리 사용 중입니다. 이 제품은 수년간의 데이터를 통해 일반 주사와 대등한 효과를 입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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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P-1 계열의 비만 치료제도 배에 직접 주사바늘로 찌르는 형태였다가, 알약처럼 먹을 수 있는 형태로 나오고 있습니다. 최근 승인된 ‘리벨서스’ 같은 경구용 비만 치료제는 ‘흡수 촉진제(SNAC)’라는 특수 물질을 약물과 결합하는 기술을 사용했습니다.


흡수 촉진제 성분은 약 주위의 산도를 일시적으로 높여 위산으로부터 단백질이 파괴되지 않게 보호합니다. 또한 위 점막 세포를 살짝 느슨하게 만들어 대형 분자인 약 성분이 혈관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합니다.


그렇다면 경구용 다이어트 약이 빠르게 상용화된 이유가 뭘까요? 다이어트 약은 매일 혹은 매주 꾸준히 먹어서 혈중 농도를 유지하는 치료제 개념이지만, 백신은 한두 번의 투여로 강력한 면역 기억을 만들어야 하므로 상대적으로 경구용 다이어트 약이 경구용 백신보다 개발이 쉽습니다. 그리고 백신의 경우에는 장에서 흡수되는 과정 중에 조금이라도 변형이 생기면 면역 세포가 잘못된 학습을 할 위험이 있어 훨씬 더 엄격한 데이터가 요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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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ews.mit.edu/2024/bioinspired-capsule-can-pump-drugs-directly-walls-gi-tract-1120


최근 개발 중인 MIT 연구와 노보노디스크가 공동 연구중인 기술인 ‘먹는 캡슐 주사기’도 있는데요. 현재 의료계에서 SOMA라고 불리는 아주 혁신적인 기술입니다. 연구진은 표범무늬 육지거북의 등껍질 모양에서 힌트를 얻었습니다.


이 거북이는 뒤집혀도 스스로 바로 일어설 수 있는 독특한 곡선 구조를 가졌는데요. 캡슐의 무게 중심을 아래쪽으로 쏠리게 설계하여, 위 속에서 캡슐이 어떤 방향으로 굴러가든 반드시 바늘이 위벽을 향해 수직으로 서게 됩니다.


바늘을 누르고 있는 강력한 스프링을 설탕으로 만든 마개가 막고 있다가, 캡슐이 위액에 노출되면 설탕 마개가 녹으면서 방아쇠가 당겨지고, 스프링의 힘으로 미세 바늘이 위벽을 툭 찌르게 됩니다. 위 내벽에는 우리가 피부에서 느끼는 것과 같은 통증 수용체가 거의 없어 아프지 않습니다. 이 캡슐 주사기는 동물 실험 단계에서는 피하 주사와 유사한 수준의 혈중 약물 농도를 기록해 주목받고 있습니다.




뾰족한 주사바늘에 대한 공포는 어찌보면 본능적인 것인데요. 이러한 거부감을 극복하기 위한 기술 개발이 활발히 진행 중입니다. 인체에 대한 안전성과 정교한 임상 데이터가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숙제가 남아 있지만, 이러한 시도들은 의료 접근성을 한층 더 높이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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