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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로글쓸러 Oct 17. 2020

전쟁터와 팬 사인회, 콘서트 사이

여러분, 혹시 좋아하는 가수의 콘서트에 가 보신 적 있으십니까? 저는 아직까지 없습니다. 매번 노력했지만, 운이 따라주지 않아 갈 수 없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수 아이유, 싸이를 좋아하는데요. 아이유 콘서트는 예약 자체를 실패해요 제가 손이 느린 나머지, 인터넷 예매를 하려고 하면 이미 매진입니다. 싸이 콘서트는 운 좋게 티켓 얻는 데 성공했으나, 당일 날 찾아온 태풍으로 콘서트가 취소되었습니다. 죽기 전에는 한 번 쯤 콘서트에 갈 수 있겠죠?

 직접 가보지 못했기에, 콘서트에서만 느낄 수 있는 생생한 열기를 잘 모릅니다. 매번 TV를 통해서만 간접 체험했어요. 콘서트 장에 들어가기 위해 서 있는 수많은 줄, 콘서트 장을 꽉 채운 수많은 팬들, 팬들과 호응하는 가수들 등 언젠가는 직접 온 몸으로 느껴보고 싶습니다.

출처, 네이버

 그러던 와중, 우연히 콘서트에서 느껴볼 수 있는 경험(?)을 콘서트 장이 아닌 곳에서 직접 체험했습니다. 바로 보건소입니다. 믿겨지지 않으시죠? 보건소에서 콘서트 장과 같은 경험을 할 수 있는 시기가 한정되어 있는데, 그 시기는 바로 독감 예방 접종 때입니다.     


 예방접종이란 감염질환의 균과 비슷하지만 약한 균을 주사하여 면역 체계를 강화시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해당 감염질환에 대비해, 미리 방어 체계를 형성하기 위해서입니다. 병원이나 보건소를 통해서 모든 국민은 국가가 정한 필수 예방접종들을 어릴 때부터 받을 수 있습니다. 다양한 종류의 예방접종 중 하나가 바로 독감 예방접종입니다. 매년마다 독감 유행하는 시기가 있기에, 정부 차원에서 매 해 독감 예방 접종을 진행하여 국민들의 건강을 지키고자 노력합니다.

 독감 예방 접종 시기가 되면 병원과 보건소에 수많은 국민들이 모입니다. 제가 근무하던 보건소에도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주셨는데, 그 때 저는 처음으로 목격했습니다. 콘서트 장에 들어가기 위해 기다리는 줄처럼 엄청 긴 줄을 처음 봤습니다. 절대 과장이 아닙니다! 건물 입구에서부터 다른 도로변까지 줄이 쫙 서있었고, 건물 내부에도 이미 많은 사람들이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의사로서 처음으로 독감 예방접종을 접한 저로서는 이렇게까지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을 거란 걸 예측 하지 못했습니다.    

출처, Pixabay

 수많은 국민들을 대상으로 독감 예방접종을 원활하게 진행해야 했기에, 대부분의 보건소 직원들이 독감 예방 접종 업무에 매진합니다. 접수 담당, 신분 확인, 접종 담당 등등 각 파트마다 많은 사람들이 배정되었습니다. 인원수가 부족한 경우도 있는데, 이 때 수많은 국민들이 자원 봉사하러 와주셨습니다. 정말 많은 힘이 되었습니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저는 의사로서 저의 역할에 집중했습니다. 사람들이 작성해오는 독감 예방접종 문진표를 보고, 접종 여부를 결정했습니다. 접종 이후 나타날 수 있는 이상반응 및 주의 사항들을 설명하는 역할도 겸했습니다. 하지만 수많은 사람들을 상대로 일일이 설명하다 보면 예방 접종이 느려지는 것을 감안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필요한 설명을 간략하게 말하고, 의사보다 많은 접종 담당 간호사 선생님들이 자세한 설명을 더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렇게 모든 준비가 끝난 후, 독감 예방접종을 시작했습니다. 시작하기 전엔 상당히 설렜습니다. 독감 예방접종 업무를 처음으로 접했기에 신기했던 거죠. 사람들이 북적북적 하면 재밌을 거란 혼자만의 상상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상상을 했다는 것 자체가 실수였단 걸 금방 깨달았습니다. 콘서트 장에서 들어가고자 긴 시간 기다리던 수많은 사람들이 콘서트 장에 들어가는 순간을 맞이하면 어떨까요? 줄 서 있던 사람들이 접종 장소로 모여들기 시작할 때, 콘서트처럼 신나는 일이 아니란 걸 금방 알 수 있었습니다. 아니, 애초에 콘서트 장을 비유한 게 잘못되었습니다. 전쟁터! 알고 보니 이곳은 전쟁터였습니다.      


콘서트(?)를 주도하는 의사가 되다 : 알고 보니 전쟁터!      


 “내가 먼저야!”, “아니, 방금 새치기 하셨잖아요?”, “내가 언제?” 제 앞에 사람들로 가득차서 어떤 분들이 싸우고 있는지 보이지 않았지만, 오가는 고성이 보건소 곳곳을 꽉 채웠습니다. 굳이 소리치면서 싸워야 하는 일이었는지 의문스러웠습니다.      

출처, Pixabay

 “선생님, 나 병원예약 때문에 빨리 가야 하는데, 바로 접종하면 안 될까?”, “한참 기다렸어. 그냥 나 먼저 해주소!”, “아까 앞에 줄 서있었는데 화장실 다녀왔어, 바로 문진표에 싸인 해주면 안 될까?” 순서를 무시하고 저에게 찾아와 바로 접종해달라고 사정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다른 사람들과 접종 여부로 대화하고 있는 중에 말이죠. 접종 문진은 문진대로 하면서, 순서 무시한 사람들에게 안 된다고 설명까지 하다 보니 정신없었습니다. 자아가 두 개로 갈라질 뻔했습니다.     


 예방접종 전에는 반드시 환자 분 상태를 점검하는 예방접종 문진표를 작성해야 합니다. 예방접종 후에 발생할 수 있는 이상반응으로부터 환자 분이 피해보는 일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입니다.

 예방 접종 후 이상반응은 흔한 경증부터 심하고 드문 이상반응까지 다양합니다. 부종, 발적, 38도 이상의 고열, 근육통 등이 발생할 수 있지만, 드물게는 경련, 근육마비, 의식 혼탁 등의 심각한 증상까지 나타날 수 있습니다. 물론 독감 백신은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접종 받을 만큼 안전한 백신입니다. 그럼에도 이상반응이 나타날 수 있음을 늘 고려해야 합니다.  

 예방 접종 후 이상반응을 최대한 줄이고자 접종 금기사항이 정해져있습니다. 독감 예방 접종으로 한정해본다면, 이전에 백신을 맞았을 때나 혹은 백신에 들어 있는 성분으로 심각하게 알레르기 반응이 발생한 사람은 접종을 피해야 합니다. 독감 백신에는 계란 성분이 들어가기 때문에 계란에 과민한 반응을 보이는 분은 반드시 접종을 삼가 해야 합니다. 생후 6개월 미만에서는 부작용이 높아 독감 예방 접종을 금합니다. 중증도 이상의 급성 열성 질환도 금기 사항 중 하나이므로 증상이 호전될 때까지 접종을 미뤄야 합니다. 우리 몸의 아래에서부터 위로 점점 올라오며 점점 마비되다 나중에는 호흡하는 근육까지 마비되는 길랑 바레 증후군이 있습니다. 해당 질환이 이전에 독감 예방접종 후 6주 내로 발생했던 사람도 접종 금기입니다. 그러나 길랑 바레 증후군에 대한 병력이 있어도 인플루엔자(독감)에 의한 심한 합병증의 위험이 높은 사람은 백신 접종을 하는 게 나을 때도 있습니다. 이럴 때는 의사와 상담해야 합니다.  

 독감이 아닌 감기에 걸린 경우는 백신 접종을 진행해도 괜찮습니다. 또는 임신 중이거나 수유 중에도 독감 예방 접종은 가능합니다. 금기사항이 아닙니다.       


 이상반응 및 금기사항을 의사들이 고민할 수 있도록, 예방접종 문진표를 최대한 열심히 작성하셔야 합니다. 그러나 가끔은 문진표에 모두 ‘예’를 표시하시거나, 아예 표시를 안 해 오시는 분도 계시죠. 평소라면 그 자리에서 제가 직접 질문하며 문진표를 다시 수정해나가면 됩니다. 그러나 독감 예방접종 기간 동안만큼은 그렇게 할 수 없었습니다. 어쩔 수 없이, 해당 분들에게 다시 작성해 오라고 설명합니다. 문제는 다시 작성하는 과정을 다른 장소도 아닌 제 책상을 차지하고 하는 경우입니다. 이렇게 되면 제 업무를 할 수 없게 되어 버리죠. 그러면 뒤에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의 불만이 점점 아우성치기 시작합니다. 그 와중에 제대로 읽어보지 않고 ‘예’ 표시를 모조리 ‘아니요’로 고치고, 바로 접종 맞겠다고 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조금만 시간을 투자해서 읽고 표시하면 안전한 예방접종이 가능한데, 기회를 스스로 박탈하고 편한 길을 택하는 분들을 보면 정말 안타깝습니다.  

출처, Pixabay

 정신없이 바쁜 와중에, 세심하게 신경 써야 하는 분들이 찾아오기도 합니다. 이전에 독감 예방 접종 후 이상 반응이 있었다거나, 길랑 바레 증후군이 발생했거나, 계란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들이 바로 그런 분들이죠. 시간이 좀 걸려도 해당 분들은 좀 더 깊게 상담을 해서, 접종 여부를 결정해야 했습니다. 아무리 많은 분들이 뒤에서 기다리고 있어도, 이 때 만큼은 어쩔 수 없습니다. 놓치는 사람이 생기지는 않을까 하는 마음에, 정신 바짝 차리고 매 번 문진표를 열심히 확인해야 했습니다.       

출처, Pixabay

 문진표를 작성해서 예방접종 이상 반응을 사전에 대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 가지 일이 추가적으로 필요합니다. 바로 접종 후 주의사항들을 지키는 것입니다. 접종 후 유념해야할 주의사항들을 지키면 이상 반응에 대해 더 효과적으로 대비할 수 있습니다.

 이상 반응을 대비하고자, 접종 후 20분-30분 정도는 접종기관에 머무르는 게 좋습니다. 귀가하고 나서도 3시간 이상 스스로를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합니다. 최소 3일간은 계속 관찰하며 고열, 경련, 호흡곤란, 입술이나 혀가 붓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근처 병원으로 바로 가셔야 합니다. 접종 부위가 빨개지거나 붓는 경우가 생길 때도 있는데 이는 흔하고, 2-3일 후면 보통 사라집니다. 많이 붓고 아플 때는 얼음을 수건을 싸서 접종 부위에 대고 있으면 도움 됩니다. 접종 부위는 긁거나 만지지 않고 깨끗하게 유지해야하고요. 접종 당일 날은 목욕, 운동, 음주 등은 삼가야 합니다. 음주는 몸의 면역력을 떨어뜨리기에 백신을 통한 방어 체계 형성에 도움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당일 날은 술을 피해야 합니다. 접종 후 제일 좋은 것은 충분한 휴식입니다.

 제가 생각해도 설명해야할 게 참 많습니다. 하물며 듣는 사람 입장에선 얼마나 많은 내용이겠습니까? 그래도 정말 중요하기 때문에 저를 비롯한 간호사 선생님들이 합심해서 설명했습니다. 간혹 이런 분들이 계셨습니다. “너무 복잡한데? 꼭 다 지켜야하나?”, “왜 이리 많냐! 귀찮게.”, “그냥 접종 안 할래.”, “목욕은 안 되도 사우나는 가도 되지?”, “4시간 뒤에는 술 먹으러 갈 건데, 꼭 하루 기다릴 필요 없지?” 뒤에 많은 사람이 기다리고 있어도, 납득하실 때까지 계속 설명했습니다. 꼭 지켜야 하는 것들은 환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타협할 수는 없으니까요.    

 매 번 문진표를 집중해서 확인, 제대로 표시하지 않았으면 다시 할 것을 요청, 문제가 있는 부분은 깊게 상담, 예방접종 후 주의사항 설명, 싸우는 등 시끌벅적한 소리로 가득 차는 환경, 차례가 아닌데도 접종 빨리 해달라는 부탁 등을 거절, 주의사항을 무시하려는 분들을 설득! 정말 다양한 일이 있었죠? 저에게 있어 독감 예방접종은 신나게 놀 수 있는 콘서트 장은 아니었습니다. 정말 전쟁터였습니다.

     

어쩌다 보니 팬 사인회(?) : 단지 끝이 안 보일 뿐     


 예방 접종 문진표에는 환자의 다양한 정보 외에도 한 가지 더 추가됩니다. 의사의 서명입니다. 의사가 직접 문진표를 보고 접종 여부를 결정했다는 걸 증명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합니다. 직접 펜으로 작성하거나 도장을 통해서 서명을 남기는데, 독감 예방 접종 때는 도장이 반드시 필요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을 상대로 펜으로 일일이 서명을 남길 수 없었기 때문이죠.

 독감 예방접종은 크게 두 개의 기간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65세 이상, 임산부, 아이들 등을 상대로 하는 무료 접종 기간과 전 연령 대상으로 유료 접종을 하는 기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무료 접종 기간 동안에는 하루에 700~800명, 유료 접종 기간 동안에는 하루 2000~2500명 이상이 방문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예방 접종 문진표를 보고, 문제가 없으면 도장을 찍고, 아주 간략하게 핵심적 설명을 하는 데까지 많은 시간을 소모할 수 없었습니다.  밤을 새서 일할 수 없는 만큼, 한정된 시간동안 일을 마치려면 어쩔 수 없이 대략 한 명당 20초안에 모든 것을 해내야 했습니다.    

출처, 네이버

 쉴 틈이 전혀 없었습니다. 도장을 찍고, 찍고, 또 찍어도 끝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화장실이 너무 가고 싶어도, 사람이 너무 많아 틈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매 번 초 단위로 접종 결정을 하다 보니 머리가 점점 열로 타오르기 시작했습니다. 과부하에 걸린 겁니다. 계속된 의사 결정으로 스트레스가 점점 쌓이다보니, 나중에는 울고 싶었습니다. 과부하가 걸리니 의사결정이 느려질 때도 있었습니다. 그럴 때는 제 자신에게 화나기도 했습니다. 끝없는 줄을 볼 때마다 절망감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할 때마다 정신이 나가버렸죠. 다양한 감정이 폭발적으로 올라왔습니다. 나중에는 신기하게도 감정들이 점차 하나 둘 사라지고, 뇌가 마비되는 느낌이 들었죠. 그러다 갑자기 두근거렸습니다. 숨이 막혔습니다. 나중에는 사람만 봐도, 사람이 이루는 줄만 봐도 어지럽고 구역질이 나왔습니다. 일부러 크게 숨을 들이쉬고 내쉬는 것을 반복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때 당시의 저는 공황발작을 겪었던 겁니다. 공황이란 생명에 위협 받는 상황이 찾아오면 나타나는 갑작스런 공포 반응을 말합니다. 위급한 상황이 찾아오면, 누구에게나 정상적으로 공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공화발작은 생명 위협 상황이 아닌데도 위협을 느꼈을 때의 반응이 나타나는 것을 말합니다. 공황발작은 비정상적인 반응이지만, 전체 성인의 30% 정도가 한 번 이상 공황발작을 겪어봤다는 연구 결과가 있을 정도로 생각보단 흔한 증상입니다. 한 번 정도 공황발작을 겪은 후 반복적으로 증상을 겪지 않는다면 심각하게 생각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특별한 문제가 없는 경우에도 공황발작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면 공황장애로 진단받을 수도 있습니다. 이와 비슷한 상황을 겪으신 분이라면, 정신건강의학과에 방문하셔서 자세한 상담 받으셔야 합니다.

출처, Pixabay

 어쩌다보니 저만의 팬 사인회(?)를 진행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을 상대로 끝이 안 보이는 팬 사인회(?)를 하는 게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연예인들이 팬 미팅을 통해 팬 사인회, 팬과의 사진 찍기 등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 것을 볼 때마다 행복할거라는 생각만 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제가 겪어보니 연예인이 얼마나 힘든 일을 하고 있는지 깨달은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죠. 연예인(?) 체험을 하다가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은 탓일까요? 위기를 느낀 제 신체로 인해, 저는 처음으로 공황발작을 겪었습니다.       


의료진에게 힘든 독감 예방접종 기간 : 접종은 필수입니다.     


 돌이켜봐도 독감 예방접종 기간은 정말 힘들었습니다. 접종 기간 동안, 집에 가면 시름시름 앓아누웠습니다. 몸살이 난 것입니다. 모든 게 끝나고 나서 일주일 정도는 집에 가자마자 잠만 잤습니다.

 힘든 일이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부인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감수해야하는 일이었습니다. 독감 예방접종은 모두에게 필요한 일이기 때문이죠. 반드시 독감 예방접종을 해야 합니다.        

출처, Pixabay

 독감은 감기와는 다른 질환입니다. 갑작스럽게 시작되는 고열과 함께 근육통, 두통, 오한 등의 전신증상, 기침, 인후통 같은 호흡기 증상이 독감에서 나타납니다.

 감기와 달리, 독감은 치명적인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급성 중이염, 세균 폐렴 등의 호흡기 합병증뿐 아니라, 심근염, 근육염, 뇌염, 독성쇼크 중후군, 길랑 바레 증후군 등의 호흡기 이외 합병증도 독감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합병증을 유발하지 않더라도, 원래 가지고 있던 만성질환을 더 악화시키기도 합니다. 최악의 경우, 독감에 의해 사망에 이를 수 있습니다.

 물론 독감에 대한 치료법은 있습니다. 항생제요법, 대증요법, 항바이러스제제 등이 바로 치료법이죠. 하지만 가장 효과적인 대처는 바로 독감 예방접종을 통한 예방입니다.     


 오해하시면 안 됩니다. 예방접종으로 질병을 완벽하게 막을 순 없습니다. 그렇다고 접종에 의미가 없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완벽하게 예방할 수 없을지라도, 독감에 걸렸을 때 발생하는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습니다. 독감으로 인한 사망 위험률도 감소시키기 때문에 예방접종을 반드시 할 필요가 있습니다.

 실제로, 65세 이하 건강한 사람들에 대한 백신 접종 예방효과는 70-90% 정도로 높은 편입니다. 반면 65세 이상의 노인에게 있어서 예방효과는 40%입니다. 건강한 사람에 비해선 확실히 낮습니다. 하지만 독감 때문에 병원 입원하는 걸 막는 예방하는 효과가 50-60%, 사망 예방 효과는 80% 정도입니다. 긴 줄을 기다려야 하고, 문진표를 작성하고, 주의 사항을 지키는 게 귀찮다고 독감 예방접종을 안 하는 게 오히려 손해입니다.

 만성질환자, 임산부, 생후 6-23개월의 아이처럼 면역이 약하거나 또는 저하된 사람, 의료인, 닭과 오리 농장 및 관련 업계 종사자, 사스나 조류 인플루엔자 대응기관 종사자들 등 독감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사람은 우선접종 권장 대상입니다. 이런 분들은 특히 독감 예방접종을 매 해 꼭 챙기셔야 합니다.     

출처, Pixabay

 모두에게 독감 예방접종은 필수입니다. 코로나 19가 전 세계를 덮친 이 시기에는 더더욱 모든 사람들이 반드시 독감 예방접종을 해야 합니다. 최근 정부가 생후 6개월에서 18세, 임산부, 만 62세 이상 어른들로 무료접종 대상자를 확대했습니다. 작년 기준이었던 생후 6개월에서 12세, 임산부, 만 65세 이상 어른들에 비해 대상이 크게 확대되었습니다. 거기다 기존의 3가 백신(두 계통의 A형 독감, 한 계통의 B형 독감)에서 더 효과적인 4가 백신(두 계통의 A형 독감, 두 계통의 B형 독감)으로 전환되어 무료 접종을 실시한다고 하니, 해당 대상자 분들은 꼭 참고해주십시오. 물론, 무료 대상자가 아니더라도 유료로 반드시 독감 예방 접종을 하셔야 합니다.      


 힘들더라도, 해야 하는 일인 만큼 최선을 다하고자 합니다. 올해는 작년보다 정신을 좀 더 붙들어 매고 접종에 매진해보겠습니다. 혹시 수많은 사람들 가운데에서 정신이 어디론가 사라지고 있는 의료진들을 발견하신다면, “진짜 많이 힘든가 보다”하고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며, 저는 올해에도 전쟁터와 팬 사인회, 콘서트 사이에서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네이버 블로그

https://blog.naver.com/kc2495/222118135694

참고자료

1. 질병관리본부, 국가건강정보포털
http://health.cdc.go.kr/health/HealthInfoArea/HealthInfo/View.do?idx=398
- 예방접종 주의사항 및 금기사항
-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
- 공황장애

2. 우리 가족 주치의 굿닥터스 / 대한의학회, 대한의사협회 / 맥스미디어 / 2014

3. 해리슨 내과학 제19판 / 대한내과학회 / M I P / 2017

4. 독감백신, 3가 백신 사라지고 4가 백신으로 전환
http://news.heraldcorp.com/view.php?ud=20200701000338

5. 코로나19로 인플루엔자 예방 접종 확대…3명 중 1명 ‘무료’
http://news.kbs.co.kr/news/view.do?ncd=4490106&ref=A

6. 올해 독감 백신 2700만명분 출하, 18세 청소년·62세 성인도 무료 접종
http://kormedi.com/1320932/%ec%98%ac%ed%95%b4-%eb%8f%85%ea%b0%90-%eb%b0%b1%ec%8b%a0-2700%eb%a7%8c%eb%aa%85%eb%b6%84-%ec%b6%9c%ed%95%98-18%ec%84%b8-%ec%b2%ad%ec%86%8c%eb%85%84%c2%b762%ec%84%b8-%ec%84%b1%ec%9d%b8%eb%8f%84/

7. 3가 백신과 4가 백신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5829818&cid=51616&categoryId=656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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