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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로글쓸러 May 01. 2022

프롤로그 - 20대가 되어도 나는 달라진 게 없었다.

 2010년 11월, 대학수학능력 시험을 끝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대학교에 들어갔다. 아버지, 삼촌으로부터 술을 배웠고, 이틀에 한 번씩, 동기들이나 선배들과 잦은 술자리를 가졌다. 술을 못 먹어서 안달이 났던 때였기에. 처음으로 친구들과 밤새워서 놀아봤고, 새벽 영화도 보러 다녔으며, 남자끼리 PC방에서 정신 줄 놓고 게임을 하기도 했고, 당구를 배워보기도 했다. 물론 당구는 해도 해도 늘지 않았지만. 대학교 수업 한 번 빼고, 캠퍼스에 숨어 있는(?) 막걸리 가게에 찾아가 낮술을 마셔봤다. 처음으로 고삐 풀린 듯 놀기 시작하더니, 쉽사리 끝내지 못했다.     

(왼쪽) 대학교, (오른쪽) 술술술 / 출처 Pixabay

 그렇게 흐지부지 2년이 흘렀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친구들과 술을 마셨다. 소주를 마셨다가, 소맥을 들이켰다가, 막걸리로 바꿔서 먹어대고 ……. 그렇게 술을 퍼붓던 도중, 정말 느닷없이 한 가지 생각에 꽂혀버렸다.      

 무슨 생각이었을까?

 학점? 솔직히 관리를 잘해야 하는 상황인지라 좀 두렵기도 했다.

 여자친구 없는 것? 생각해보면 분발해야 하는 일 중 하나였기에, 한숨부터 나왔다.

 답은 이거다. 


 “나, 이렇게 어영부영 어른이 되는 거야?”     
 

그 당시, 나에게 있어 가장 두렵고 무서운 고민 중 하나였다.      


 얼마 전까지 10대였던 꼬맹이가 이런 고민을 한다는 게 신기할지도 모르겠다. 독자분들이 봤을 땐 웃길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 돌이켜봐도 그 당시의 내가 왜 그런 생각을 했는지 충분히 이해한다. 20대의 내가 말하던 어른이란, ‘성숙’을 의미했기 때문이다.   

    

 중, 고등학교 때 작게는 내신, 크게는 수능이란 시험을 위해서 살았다. 살기 위해 공부하기보단, 공부하기 위해 살았던 시절이었다. (그렇다고 엄청 좋은 성적을 받았던 것도 아니다) 그러다 대학교 들어와서 실컷 놀았다. 정말 원 없이 말이다. 근데 거기서 끝나는 걸까? 노는 걸로 내 인생이 마무리되는 거였으면 얼마나 좋겠냐마는, 모두가 아시다시피 그렇지 않다. 이러다 군대도 다녀와야 한다. 병역의 의무를 마치고 돌아오면, 대학교 졸업을 위해 바짝 공부해야 한다. 모두가 이 악물고 준비하는 취직 전선에 뛰어들어, 어떻게든 회사에 입사해야 하며, 이후 결혼, 육아 등 인생의 전반에 걸쳐서 해야 할 일은 수없이 많다.      

장애물 / 출처, Pixabay

  어떻게 보면 남들이 살아가는 삶과 똑같다. 근데, 그렇게 살아간다고 나 자신, 내면적인 스스로가 크게 달라질 거 같지 않았다. 나는 그게 두려웠다. 10대 때의 어리기만 하던 나 자신이 변하지 않고 그대로 어른이 될까 봐……. 그리고 그렇게 평생을 살아갈까 봐…….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더 성장해나갈 수 있을까 고민한 끝에 선택한 게 바로 독서였다.     


수많은 선택지 중 왜 독서였나? : 나를 바꾸기 위해     


 독일의 대문호 마틴 발저는 “우리는 우리가 읽은 것으로부터 만들어진다.”라고 했다. 그 말이 실제로 옳다는 걸, 책 [어떻게 읽을 것인가?]를 통해서 알 수 있다.       


 1990년대 영국의 연구자들이 런던의 택시 운전자 열여섯 명의 뇌를 MRI로 촬영해봤다. 그 결과, 뇌에서 해마의 뒤쪽 부분이 평범한 사람들에 비해 훨씬 컸으며, 신경세포가 두드러지게 많았던 걸 확인할 수 있었다. 런던의 수많은 길을 외우는 택시 운전자들의 특성상, 환경에 대한 공간적 표현을 저장하고 조직하는 기능을 담당하는 뇌의 부분을 수없이 활용했기 때문에 나타날 수 있던 결과였다. 이후에 진행된 연구를 통해 인간의 뇌는 고정되지 않고 변한다는 사실이 증명되었다.          

뇌 / 출처, Pixabay

 뇌의 변화 가능성을 통해 우리는 언제든지 성장할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의 삶을 바꿀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렇다면 우리의 뇌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 크게 성장하고자 한다면 좋은 정보, 양질의 정보를 바탕으로 변화해 나가야 하지 않겠는가? 양질의 좋은 정보가 다수 함유된 게 무엇일까? 인터넷? 드라마? 영화? 여행? 물론 각각마다 의미가 다 있겠지만, 그중에서 가장 좋은 건 독서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21살의 나는 결정했다. 독서하자고.


왕초보 독서가에서 벗어나다! : 편하고 재미있게 책 추천합니다.     


 16살 이후로 손에서 책을 놨던, 그리고 책을 매우 멀리했던 나로선 읽는다는 일 자체가 절대 쉽지 않았다. 다른 용도로 활용하던 책, 주로 냄비 밑받침으로 쓰던, 을 읽으려고 하니 얼마나 힘들었겠는가? 대학생 땐 이리저리 독서 자체를 많이 헤맸다. 뭘 읽어야 할지조차 감을 못 잡았기 때문이다. 대학원에 들어가선, 시간이 빌 때마다, 또는 수업이 지루할 때마다 (사실 수업은 늘 지루했다) 책을 읽고 또 읽었다. 시간을 쪼개고 쪼개서 읽다 보니, 1년에 100권가량 볼 수 있었다. 졸업하고 공중보건의사로 대체 복무하면서도 손에서 책을 놓지 않았다. 환자 보는 시간 이외엔 계속 독서하여, 3년 동안 150권 넘게 읽었다.  

독서 / 출처, Pixabay

 참고로 읽은 권수로 독서를 자랑하고 싶진 않다. 권수로 독서를 판단하는 건 사실 큰 의미가 없는 데다, 나보다 고수인 사람들은 더 넘쳐나기 때문이다. (나도 언젠가는 독서의 고수가 되고 싶다……. )     




 지금부터 말할 내용들은 여러분들이 상상하는 그런 뻔한 이야기가 아니다. “그래서 달라졌어요! 여러분도 책 많이 읽으세요.”라고 마냥 권유하고 싶지는 않기 때문이다. 물론 독서하길 추천한다. 내가 변화한 것도 사실이니깐. 독서를 열심히 했기에, 책 [나는 공중보건의사입니다] 역시 써낼 수 있었다고 여긴다.      

 독서를 처음으로 시작하는 게 힘들 수도 있다. 나 역시 그랬으니깐. 그래서 이 책을 왜 읽어야 하는지, 그 이유를 이왕이면 재미있게 추천하는 방식으로 가보고자 한다.     

웃음 / 출처, Pixabay

 책 [어떻게 읽을 것인가?]의 저자 고영성 작가는 ‘우리가 무엇을 읽었느냐에 따라 뇌는 달라진다.’고 했다. 우리 다 같이 독서를 통해, 뇌를 변화시키고, 우리의 삶도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바꿔 나가보면 어떻겠는가? 나 역시 꾸준히 분발하도록 하겠다.     

 

 프롤로그 마무리로 이전에 읽고 충격받았던 내용을 적어두고자 한다. 이 부분을 읽고도 독서하지 않겠다면, 그 의지를 존중하도록 하겠다.     


10개월. 여러분이 서른 살의 평균적인 사람이고 만약 여든 살까지 산다면, 평생동안 당신에게 주어진 독서 시간이다. 같은 기간 동안 여러분은 스마트폰을 열세 배 이상(약 12년) 쳐다볼 것이며, 일곱 배 이상(약 7년) TV 시청을 할 것이다. 여러분의 독서 시간과 가장 비슷한 시간은 평생 화장실에서 용변을 보는 시간(약 330일)이다.

- 책 [어떻게 읽을 것인가] -   

  

참고 자료 : 어떻게 읽을 것인가 / 고영성 / 스마트북스 / 2015     

[해당 책은 저의 시선을 바탕으로 요약한 것이기에 다른 이들이 읽으면 다른 관점으로도 해당 책의 내용을 볼 수 있습니다. 가능하다면 해당 책들을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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