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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로글쓸러 Apr 22. 2023

4시간 43분 동안 야구 경기한다고? - 2

http://brunch.co.kr/@kc2495/94

1) 시작부터 두산에 3점 줬다.

2) 솔로 홈런, 강한 하위 타선, 고급 야구로 8점을 득점했다.

3) 눈 깜빡할 사이에 5점 줬다. 실화냐?     


8회 언제 어디서든 위기는 찾아온다 (3)     


 볼넷을 허용하면서 7번 타자 양석환이 1루로 진출했어. 그런데... 그런데...!!! 견제하기 위해 1루로 던진 공이 글러브에 들어가지 않고 밖으로 빠졌고, 대주자 (발만을 활용하는 역할. 쉽게 말하면 빨리 뛰어서 어떻게든 점수를 내야 한다.) 조수행이 2루로 편안하게 가더라... 너무 편해 보여서 부러울 정도로? 이후 김인태의 희생 번트로 조수행은 3루로 나아갔고, 9번 타자 이유찬 역시 번트를 통한 스퀴즈 플레이를 선보였어. 6회 롯데의 고급 야구를 그대로 돌려준 거랄까? 결국 3루에서 홈으로 들어오며 8:3으로 마무리 될 줄 알았던 경기가 9:8로 역전이 되어 버렸...,어....     

엉엉엉엉엉엉엉엉엉엉엉엉엉엉엉엉엉엉엉엉엉엉엉엉엉엉엉엉엉엉엉엉엉엉엉엉엉엉엉엉엉엉


 두산 쪽에선 승리를 직감한 걸까?

 두산에 새로 부임한 이승엽 감독의 첫 승리 기념으로 폭죽을 터트리더라.     


폭죽이 펑펑펑 / 출처, Pixabay

 8회 말에 9:8이 되었다고 말이야.


9회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그게 야구다. (1)     


 롯데 포수 유강남이 볼넷으로 출루하자마자, 대주자 신윤후 선수로 교체했어. 그런데, 이게 웬걸? 두산 포수가 투수의 공을 흘리면서, 기회가 생겨버렸네? 1루 주자가 2루로 향했어. 오? 이득? 이후, 9번 타자 황성빈의 번트로 2루에서 3루로 나아갔지,


 혹시, 이런 게 데자뷔(?)인가??? 

 8회 말에 롯데가 당한 걸, 두산이 똑같이 당하네?     


 두산 출신이었던 1번 타자 안권수가 그다음 차례였어. 과연 어떤 플레이를 해냈을까? 아웃? 아니! 담장을 넘길 듯한, 홈런은 아니지만 엄청난 장타에 성공해서, 1점 추가하고 안권수 본인은 열심히 뛰어서 3루에 도착했어.      


 와우!!! 스코어는 다시 9:9     


 이래서,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고, 드라마 [응답하라 1994]의 야구 선수(?) 칠봉이가 말했나 봐.      


응답하라 칠봉이 기억나십니까? / 출처, 응답하라 1994

 오늘 시원하게 잘 치던 3번 타자 렉스의 차례가 왔어.      


 야! 이거 이겼다! 렉스, 한 번만 더 부탁해!!!      


 그렇게 김칫국을 드링킹하던 찰나, 이승엽 감독이 잭 렉스를 고의 사구로 1루로 보내버리네? 아니, 4번 타자를 상대로 승부를 걸어본다고? 마!!! 우리 4번 타자가 그리 만만하나!!!   

   

 그랬나 봐... 만만했던 게 분명해... 우리의 4번 타자 한동희, 딱 하나의 안타만 쳐내면 경기를 마무리 지을 수 있는데, 타석에서 끝까지 침묵하고 말았어...     

아...웃... / 출처, Pixabay


 딱... 딱 하나면 되었는데... 

 그랬으면, 승리는 우리 롯데의 차지인데....     


 경기는 연장전으로 넘어갔고,

 10회, 그리고 11회까지로 이어져.     


11회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그게 야구다. (2)     


 1아웃 상황에서 나이스 아이의 안권수는 1루로 진출. 

 안치홍의 안타가 2루 베이스를 맞으며 바운스가 일어났고, 그 사이에 3루로 진출한 안권수. 

 곧바로, 렉스의 안타 덕분에 1점 추가 득점하며 길었던 연장에서 롯데는 승리 기세를 잡았지.     



 스코어는 10:9 !!!     


 이제 11회 말이 찾아왔어. 11회에 이르기까지 위기의 상황에서 수많은 불펜 투수부터 우리의 믿음직스러운 마무리 투수 김원중까지 올라온 탓에, 마지막으로 남은 문경찬 선수가 올라왔지.      


 문경찬 선수도 정말 잘하는 투수야. 그런데... 눈 깜짝할 사이에, 정수빈 안타, 허경민 안타를 허용하고, 무사 1, 3루의 상황이 되었더라.     


 여기까지 이르니, 아..... 제발... 제발... 1점만 주고 무승부로 가자..... 지금부터라도 아웃을 잡아내고 12회로 가자...     


최강의 공을 던져야 이긴다. 투수여 / 출처, Pixabay


 그다음으로 나온 선수는 바로 로하스! 

 그의 타격으로 공이 멀리... 저 멀리.... 아주 멀리 날아가서... 아직도 날아가더니... 

 홈런이 되더라...      


 무승부가 되길 바랐던 건 나의 헛된 꿈이었어.

 3점 홈런으로 경기는 끝...     


시원하게 홈런을 맞아버렸어요... / 출처, Pixabay

   


 2023년 4월 1일 토요일, 올해 첫 직관이자 개막전 경기에서 두산에 12:10으로 패배했어.

 점수에서도 엄청난 경기였지만, 무엇보다도 경기 시간이 더 놀랍더라.      

 무려 14시 02분부터 18시 45분까지.

 총 4시간 43분이 걸린 경기야.

 햇빛이 한가득했던 경기장에서, 해가 지는 거까지 모조리 다 지켜볼 수 있었지.  

   


 정리하자면,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그런 직관이었어.

 덕분에 나의 감정도 주식 그래프 같았지.

 1회에 주식에서 하락을 의미하는 파란색 그래프처럼 기분도 하락.

 2회에 홈런으로 하락이 멈추고.

 3회에 점수 확확 내면서 상승을 의미하는 빨간색 그래프처럼 쭉쭉 올라가는 모습 보이더니.

 5회에 또 3점 나서 급격하게 상승하고!

 6회엔 고급 야구(?)를 보여서 거의 수직에 가깝게 상승을 해버렸지.

 그러다 갑자기... 5점을 내주고 동점이 되면서, 실망감 탓에 파란색의 기하급수적인 하락!

 1점 추가로 내주고 9:8이 되면서, 상대 쪽에서 이겼다는 의미(?)로 폭죽까지 터트리니 거의 땅바닥까지 기분이 떨어졌어. 

 ‘9회에 점수 못 내서 지겠지?’라고 체념하는데, 또 1점 났네? 

 동점이 되면서 희망이 보이더니 다시 빨간색 곡선으로 들어서며 기분이 좋아졌지.

 11회에 1점 추가를 내서 이제 진짜 이겼다!!

 그러다 3점 홈런을 목격했어.... 

 지는 게 확정되니 빨간 곡선이 확 파란색으로... 

 지구 안쪽 핵에 이르기까지 쫙쫙 내려갔어....

 파도처럼 출렁출렁... 왔다 갔다.... 

 와우... 감정이 자꾸 바뀌었네.     



 경기 관람 후에, 육체적으로 (283분이라), 심적으로도 (감정의 요동침) 힘들더라...     


그래도 좋은 면도 분명히 있었어.

서울 살이 하게 된 나의 입장에선 잠실이란 새로운 야구장.

7, 8, 9번 하위 타선의 강력함.

그 이외의 다른 타자들의 화끈한 안타와 홈런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경기하려는 마음가짐.

그리고 그런 롯데를 다 같이 응원하는 팬들.

응원가를 부르며 모두 하나가 되는 듯한 기분.

12:10으로 결론적으로 졌지만, 그럼에도 올해는 다를 거 같은 매년 느끼는 희망 고문들.     


야구장은 늘 좋다 / 출처, Pixabay


그런 느낌 때문에 2023년 직관도 또 포기하지 못하겠단 말이지.

나는 아마 또 고통을 받을 예정이야.

내가 덜 고통 받도록 제발 이겨줘요. 롯데 자이언츠.         

 

2022년 직관 전적

1회차 - 5/17 화요일, VS 기아, 4:3 패

2회차 - 5/28 토요일, VS 키움, 6:3 패

2023년 직관 전적

1회차 - 4/1 토요일, VS 두산, 12:10 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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